여성연합 2003.11.14 조회 수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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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몇 년 만에 갖는 여유로움이다. 사무실을 생각하면 마냥 편하지는 않았지만……. 언제 이런 기회가 오겠는가? 기회는 찬스라는 옛말(?)을 생각하며, 트렁크를 공항버스에 실었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길…….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들은 이미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처음 가보는 인천공항은 정말 으리으리했다. 여기서 길 잃어버리고 못 가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은근히 느껴지기도 했지만, 다행히 일행을 만나 일순간에 들었던 불안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

우리는 중국에 있는 동안 북경, 항조우, 소주, 상하이, 성도를 갔다. 짧은 시간 중국에 대해 자세하게 아는 것은 어렵겠지만, 대략의 중국에 대한 느낌을 갖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

첫 방문지 북경! 서울의 10배가 넘는 거대도시. 중국의 찬란한 역사와 현재 중국의 정치·관광·문화의 중심지, 또한 중국의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도시! 400만대의 거대한 자전거 물결이 아슬아슬하게 차들과 함께 달린다.
화려한 붉은 등 사이로 길거리를 오가는 북경사람들. 조금은 지루해 보이는 듯한 인상에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급박한 산업화 물결 속에서 먹고 살아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일하는 민초들의 피곤함이 배어 있다. 어디나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은가보다.

낯선 어투의 어여쁜 조선족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처음 방문한 곳은 "자연지우(自然之友)"라는 NGO이었다. 중국의 유일한 비정부기구 단체로 94년 3월에 만들어졌으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사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 단체다. 우리나라의 환경단체처럼 정부의 환경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환경단체는 아니다.

오히려 자연지우의 회장은 정부와 파트너쉽을 형성해서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연지우는 주로 산간벽지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환경의식 함양을 위한 환경교육사업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미국의 거대석유회사 Shell의 지원으로 교육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석유회사의 돈을 받아 환경교육을 하는 것이 한국의 상황에서는 익숙지는 않지만, 사회주의체제에서 NGO가 있다는 것만 해도 놀랄 일이다.

중국공산당이 경제발전과 마찬가지로 환경문제의 중요성에 눈을 뜬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쉽게 찾을 수 있는 환경보호 게시판만큼, 거리의 버스에서 나오는 매연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 광경을 보면서 말로만 듣던 중국의 대기오염수준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었다.

중국은 차이가 많은 나라이다. 중국의 어느 한 도시를 가보고 ‘중국은 이렇더라` 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북경만 하더라도 한 달에 15만원 받고 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350만원을 받는 부자도 있다. 또, 중국의 국토를 반으로 휙~ 잘라서 동부와 서부로 나눠 부르는데, 동부는 산이라는 게 없는 반면, 서부는 전체 땅의 4/5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부의 상하이에서는 세계금융시장을 주무르는 어머 어마한 주식시장이 있는가 하면, 서부 산간지역에서는 주식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한 시대를 살아가지만, 20년의 차이가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폭스바겐 자동차와 소달구지가 한 거리를 동시에 달리는 것을 상상하면 이해가 될까? 일설(?)에 의하면 중국이 차이나로 불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차이가 많아서란다.

중국은 현재, 이른바 인민(국민)과 당(정부)이 하나가 되어 “13억 인민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조금은 원색적인 기치아래 산업화라는 급류를 타고 있다. 또한 중국 서부의 경제발전을 위해 당이 다국적기업의 서부 정착을 강력하게 유도하고 있다. 오지의 땅 티베트에도 철도를 놓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중국이 동부개발에서 서부개발로 재빨리 중심을 이동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등소평의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경제개혁이 단행되고 나서 중국 사람들은 자다가도 돈! 자다 일어나서도 돈! 한다고 한다. 실제 많은 여행지에서 우리는 핸드폰 고리 하나라도 팔려고 필사적으로 덤비는 중국 삐끼들을 아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버스에 타기도 힘들 정도로 달라붙고 난리도 아니었다.

중국은 전 세계의 다국적 기업들이 거의 다 들어와 있다. 일단 넓은 내수시장과 값싼 노동력으로 제조업의 경우, 안 만드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 들어와 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엘지 DVD가 전체가 중국 엘지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엘지 DVD공장을 방문했을 때, 엘지전자 상해본사 사장이 하는 말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중국”이란다. 우리나라의 경우 새로운 법인을 만들 때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많고 절차 또한 복잡한 반면, 중국은 강력한 외자유치를 위해 어느 공무원이든 아주 간단하고 신속하게 처리해준다고 한다. 이런 점들이 전 세계 다국적기업이 중국을 찾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한국과는 달리 중국공산당은 아무런 규제 없이 외자유치를 강력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중국공산당의 통제력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있다. 아무튼 규제 없는 강력한 외자유치를 통해 중국의 경제는 놀라울 만큼 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또한 강력한 산하제한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55개 소수민족과 한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족의 경우는 결혼해서 하나의 아이만을 낳을 수 있다. 둘째아이를 낳기 위해서는 당의 허락을 받아야만 하지만, 허락받기가 아주 힘들다. 또한 둘째아이 임신을 당에 들키면 뱃속의 아이가 8개월~9개월이라 할지라도 바로 산부인과로 낙태 하러가야 한다. 반면 55개 소수 민족의 경우는 둘째까지는 허용된다. 이런 소수민족 우대정책이 있기 때문에 별 문제없이 중국이 현재까지 올 수 있었다고 한다. 중국은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남아선호가 아주 강하다. 출생성비가 현재 140(남아) : 100(여아)라 하니, 여자가 귀하다 해서 내려온 전족의 역사를 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아들을 선호하다보니 하나밖에 낳을 수 없는 국가 정책에 따라 성감별에 의한 낙태도 비일비재인 듯 했다. 길거리 작은 가게에서도 쉽게 뱃속 아이의 성별을 가늠하는 시약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결국, 나중에는 성비불균형으로 인한 사회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무도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여성의 건강권이 심각히 훼손 받고, 세계 제 1위의 여성자살률에 대해서는 어떤 이도 정확히 설명해주지 않았다. 이런 사회문제들이 개발론자들에게는 중요관심사가 아니라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질문을 해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렇게까지 경제를 개혁해야 하나? 고민도 되었지만, 당장 굶고 있는 인민을 먹여 살려야 하는 중국공산당의 고민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런 중국의 모습들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았다. 많은 이들이 이제 아시아의 큰 용 중국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추측하지만, 여성이 행복하지 않는 나라에 미래가 존재하겠는가? 경제발전이라는 목표로 향해 달리고 있는 중국이 결국에는 경제성장을 할 수 있겠지만, 얻는 것만큼 잃어버리는 것 또한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은 관광자원이 아주 풍부한 나라이다. 북경만 하더라도 자금성, 천안문 광장, 만리장성, 용경협, 이화원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유적들이 가득하다.

세계최대의 관광수입을 올리는 곳이 자금성이라 하니, 가이드의 자랑스러운 말투가 대륙기질이 저런 것이구나를 가늠케 한다. 하지만, 중국을 돌아다니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단연코 상해다. 서울의 4배가 넘는 거대한 도시, 중국의 상업중심지, 미국의 뉴욕이다. 사람들은 활기차 보이고, 중국의 미래가 한눈에 보인다. 높은 빌딩숲! 똑같은 건물이 단 한 개도 없다. 제 몸매자랑에 바쁜 빌딩 사이로 사람들은 바삐 움직인다. 무척이나 자유로워 보인다.

우리가 처음 방문했던 곳은 상해임시정부였다, 들어가 영상자료를 보게 되었는데……. 갑자기 코끝이 찡해진다. 김구선생이 사용했던 침실과 부엌, 그리고 업무를 보았던 사무실을 보았다. 조국은 일본의 손에 빼앗겼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이역만리 타국에서, 텃새 심하다는 한족들 틈에 그가 느꼈을 외로움이 파도처럼 밀려와, 마음이 짠~ 해진다. 임시정부라 하여 으리으리할 거란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생각만큼, 넓지 않다. 방치되어 있다가 한국기업과 중국주정부의 도움으로 증축과 보수작업을 한 지는 최근 몇 년이다. 관광객들의 모금과 기념품판매로 운영비를 마련한다고 하니, 한국정부가 더 한심해 보인다. 더군다나, 2008년 북경올림픽을 위해 건물이 붕괴위기에 있다고 하니, 더 답답해져온다. 뭔가 기묘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녹차의 원산지 항조우를 가서 중국농민들이 얼마나 잘 사는지를 보고 감탄하고, 소주에 가서 말로만 듣던 비단장수 왕서방의 정원을 돌고, 우리는 티베트 라싸를 가기 위해 성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중국에서 티벳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도에 가야한다. 티베트가 특별자치구이긴 하나, 중국에 종속되어 있고, 더군다나, 티베트 민중의 인권 탄압 문제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회자되고 있어서인지, 외국인이 티베트를 가려면 성도를 통해서만 갈수 있도록 해 놓았다. 또한 티베트비자를 받아야 티베트행이 허락된다. 그러니 티벳을 가기 위해서는 모두 2개의 비자를 받아야한다. 중국비자와 티베트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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