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콘] 세상을 바꾼 그녀들(특별판) _ 정문자 한국여성단체연합 전 공동대표

 

“여성연합은 나에게 '갱년기의 바다'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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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운동의 한 장면’을 묘사해 주신다면? 그리고 지난 활동을 네 글자로 표현한다면?

여성단체연합의 가장 대표적인 사업이 3.8 여성대회입니다. 그 대회가 끝나고 가두행진을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 광우병 반대 가두시위, 6.10 항쟁, 1980년에 있었던 ‘민주화의 봄’이 그랬듯이,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가두시위 및 가두행진을 통해 사회적으로 알려왔습니다. 따라서 30년이 넘는 운동을 해오면서 가장 개인적으로 기억이 남는 장면과 그리고 지난 활동을 네 글자로 표현한다면 ‘가두행진’ 혹은 ‘가두시위’인 것 같습니다.

 

나에게 여성연합이란 무엇인가?

저에게 여성연합은 ‘갱년기의 바다’와 같습니다. 신체적으로 갱년기가 시작 되었던 49살에, 그때가 2009년이었는데 여성연합의 영역에 사회권이 포함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성연합 사회권 연장해 대표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저의 ‘갱년기’를 여성연합과 함께 했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지금 여성연합은 갱년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갱년기에는 신체적 및 정서적으로 큰 변화가 옵니다. 이처럼 지금 여성연합도 대변화의 지점에 있습니다. 따라서 여성연합은 변화를 해야 하고, 하게 되어있는 시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바다’라고 한 것은 여성연합은 단체들의 연합이기 때문입니다. 단체 연합으로서 여성연합은 네트워크가 풍부하고 다루는 의제가 다양합니다. 저는 여성 노동운동만 20년 넘게 했었습니다.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듯이 저는 여성 노동운동 영역에서 운동의 범위가 더욱 넓은 여성연합에서 활동하게 되었었습니다. 그래서 여성연합은 저에게 바다와 같습니다. 그래서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여성연합은 저에게 ‘갱년기의 바다’와 같습니다. 

 

여성연합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제일 시원한 것은?

여성연합 대표 임기를 마치면서 가장 시원한 것은 1년에 한 번 티켓을 팔러 돌아다니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여성연합에서는 후원의 밤을 1년에 한번씩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티켓을 팔기 위해서 평소에 잘 못 보던 친구들 및 지인들에게 연락하거나 만나게 됩니다. 누군가 티켓 구입을 거절할 때, 당연히 거절할 수 있지만, 상처를 입기도 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그러한 저의 활동이 여성연합을 유지하고 지탱하는 큰 힘이 되었다고 믿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굳이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가장 시원한 점을 말하자면 더 이상 티켓을 팔러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어떤 힘이 여성연합 대표직을 중간에 때려치우지 않게 했나?

여성연합의 대표직은 3년이라는 임기제 및 선출제 대표입니다. 따라서 대표직을 수락한다는 것은 3년간의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임기 내에 충분한 역할을 하겠다는 약속에 동의함을 전제로 합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책임감을 바탕으로 대표직을 수행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물론 대표직을 맡으면서 힘들었던 적은 있었지만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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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우고 싶은 본인의 활동 모습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술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술을 먹다가 활동가들에게 잔소리를 했거나 언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 해당 활동가는 알겠지만 부산에서 한 모 회의에서 제가 술에 취한 김에 그 활동가에게 잔소리를 했었습니다. 그 다음날 굉장히 마음에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또 한 활동가와는 역시 술자리에서 이견으로 인해 언쟁을, 건강한 언쟁이었기는 하지만, 했었습니다. 대표직을 하면서 별로 지우고 싶은 기억은 없지만 굳이 뽑자면 아이러니 하게도 술로 엮인 두 사건입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여성연합 사무처 및 구성원들에게 목 놓아 외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외치시라

두 가지 말이 떠오르는 데 첫 번째는 “너희들도 나이 먹는다”입니다. 이 뜻은 제가 대표직을 맡은 첫 해에 그 다음 사업으로 여성노인 사업을 하자고 제안을 했었습니다. 여성노인은 많아지고 점점 빈곤해지는 데에도 불구하고, 세력화는 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복지 시스템 구축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그 당시 활동가들이 저의 여성노인 사업에 대한 제한을 벌떼같이 반대하였고, 저는 임기 첫 해에 좌절을 맛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포기하지 않고 여전히 여성노인 사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나이 들어가는 점도 있지만, 이제는 여성노인 문제에 눈을 돌려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젊은 활동가들의 피부에는 와 닿지 않는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러한 맥락으로 “너희들도 나이 먹는다” 라고 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함께 노력하고 같이 호흡하자” 입니다. 활동을 하면서 나이 차이로 인해 가끔 감각의 차이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의 차이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나이든 활동가와 임원들이 젊은 활동가들에게 많이 맞추려는 노력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젊음은 항상 그렇게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여성 노인들에 대한 고민도 충분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젊은 활동가들도 나이든 활동가 및 임원들을 이해하고 같이 호흡하는 노력을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2017년 1월 12일에는 무엇을 할 계획인가? (향후 계획)

아마도 12일이 총회 다음날인 듯합니다. 일단 12일은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좀 자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대낮까지 잠이 올지는 모르겠습니다. 당장 그날 저녁에 일정이 있습니다. 제가 이전에 대표로 있었던 인천여성노동자회의 이사회가 열려서 참석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1월에는 이러저러한 일정들이 남아있어서, 이러한 일정들을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본래 계획은 2월부터 무엇을 배우거나 여행을 다니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헌재 탄핵이 눈앞에 있는 시국에서 그럴 수는 없을 듯합니다. 헌재 탄핵이 인용되면 곧 대선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일정은 언제든 할 수 있으니 이를 미루고 2월부터는 자유인으로서 헌재 탄핵 인용을 위한 촛불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입니다. 그래도 짬짬이 배우고 싶은 걸 배우고 여행도 계획하며 살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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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망 겸 덕담 한마디

우리들 모두의 새해 소망을 같을 듯합니다. 헌재 탄핵이 인용되고 대선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내는 일. 그게 지난 10년 동안의 바람이고 운동의 축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사회적 소망이자 개인적인 소망입니다. 이러한 희망은 저절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헌재 탄핵이 인용되도록 그리고 대선을 통해서 정권교체를 이루도록, 이제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주권자로 함께할 생각입니다. 여성연합은 어쨌든 우리 사회의 이러한 사회변화를 책임지는 단체이기 때문에 훨씬 더 적극적이고 많은 활동을 해야 합니다. 또한 여성연합은 여성단체이기 때문에 대선과정과 개헌과정에서 성평등와 젠더가 빠지지 않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활동가들에게 줄 덕담은 “결국은 건강이 최고더라” 입니다. 주변 지인들 중에 편찮은 사람 그리고 사고 당한 사람이 많은데, 결국 ‘건강이 활동하는 데 최고의 재산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활동가들이 건강을 잘 지켜가면서 활동을 해야지, 스스로를 희생하고 건강을 망가뜨리면서 활동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활동가들도 2017년 건강한 정신과 몸으로 정권교체를 위해서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인터뷰/정리 : 김한별 인턴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