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교육

지난 9월 19일 세상을 바꾸는 활동가의 성장으로는 세 번째, 중견활동가편으로는 두 번째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전과 다르게 매우 발 빠른 후기 업로드!)

 

이번 성장은 1차의 분위기를 이어 여유와 쉼을 가지면서도 평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여성운동을 생각해보고자

인권과 평등을 외쳤던 약 120년 전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보고자 하였습니다.

사실 여성들의 역사, 특히 근현대사의 굴곡마다 주요한 역할을 해온 여성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기록도 적고 그 기록을 의미화하여 알려내는 작업도 매우 부족한데요.

여성들의 이야기를 발굴하며 다양한 역사문화 콘텐츠로 접근하고 있는 허스토리마실협동조합을 알게 된 덕분에

훌륭한 해설사님과 함께 북촌을 걸으며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우리의 바람과는 다르게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점점 더 힘겨워지고 있는 터라,

많은 분들이 참여하려는 마음은 굴뚝같으셨으나 아쉽게도 함께 하지 못하셨습니다.

어떤 선생님의 말씀처럼 이런 소통과 연대와 배움마저 마음 놓고 할 수 없게 만드는 세상이 문제인 것입니다! ㅜㅜ

 

여튼 그리하여 평소보다 소규모가 되었지만, 한편으론 그래서 더욱 서로를 가깝게 느끼며 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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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는 ‘이준 열사의 아내’가 아닌 ‘최초의 여성 기업인’으로 기억해야 할 이일정 여사의 흔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준 열사가 정의를 실현하고 조선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오직 앞만 보고 달리는 동안

경제적 어려움, 가족의 돌봄 등 그를 둘러싼 모든 조건들은 전부 이일정 여사의 몫이었습니다.

결국 여성들의 경제활동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시절에 이일정 여사는 사회로 나섰고,

북촌 일대 상업지구의 당당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최초의 경영인으로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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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로 향하며 이야기는 세계 최초의 여성인권선언으로 볼 수 있는 여권통문으로 흘렀습니다.

김소사와 이소사는 단순히 여권통문이라는 선언서만 발표한 게 아니었지요.

최초의 근대화된 여학교인 순성여학교의 설립과 운영, 그리고 지난했던 고생과 노력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후 이어진 여성 인권을 위한 운동의 물꼬를 튼 그들에게 감사했습니다.

 

재동 백송의 멋진 모습을 구경하고 헌법재판소 자리에 있던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최정숙, 고수선, 강평국이라는 제주 출신의 멋진 여성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고 북촌에서 함께 학교를 다니며 3.1 만세운동을 하고 이후 의료인, 교육자 등의 삶을 살며

여성 문맹 퇴치, 여권신장, 항일운동 등에 몸 바치며 그야말로 불꽃 같은 삶을 살았던 이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뼈아픈 것은 역시나 이런 여성들의 이야기를, 이름 자체를 처음 접한다는 것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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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시원한 정독도서관 마당에 앉아서는 아들로 태어나지 못함을 질책받았던 ‘섭섭이’라는 이름의 여성을 만났습니다.

청년 여성들을 위해 야학을 하고, 전국 계몽 강연을 하고, 모든 여성들을 위한 학교를 설립한 차미리사 선생이었습니다.

그의 땀이 서린 근화여학교가 만들어지고 일제의 시비로 무궁화가 들어간 명칭을 바꿔 덕성학원이 되고

현재의 덕성여대인 덕성여자초급대학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는 감동적이었으나,

정독도서관을 나와 여성독립운동가길을 따라 내려와 덕성여고에 도착하여 들은 이후의 이야기는 착잡했습니다.

차미리사라는 이름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 이유, 그가 지워져야 했던 과거,

반민족행위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이 없었던 역사에 대해 다시금 되새기며

이러한 역사를 제대로 알고 알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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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북촌 학생들의 터전과도 같았던 이른바 ‘송현동 56번지’ 앞에서

최유선 해설사님께서는 차미리사 선생이 당시 여성들에게 했던 말씀을 읽어주셨습니다.

 

살되, 네 생명을 살아라.

생각하되, 네 생각으로 하여라.

알되, 네가 깨달아 알아라.

 

120여 년 전 여성들에게 주체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자신의 삶을 자신이 일궈야 한다고 외쳤던,

잊고 있던 역사 속 인물이자 우리들의 선배인 선생의 말씀을 마지막으로 답사는 끝이 났습니다.

 

너무나 알차고 의미 있었던 시간 아니었나요?

후기를 적으며 직접 발로 걷고 눈에 담았던 장소들, 들었던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복기하다보니

또다시 그 시대 북촌의 삶이, 이름 없었던 수많은 여성들의 삶이 가까이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과거를 통해 배우며 세상을 바꾸기 위한 또 한 번의 성장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올해 중견활동가편은 끝났고, 내년에도 좋은 프로그램 고민해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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