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연합 2014.07.07 조회 수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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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연합 '온콘' 2014 기획 시리즈_생각을 바꾼 그녀들 세상을 바꾼 그녀들]

평화를 그리는 번혁가

'평화'라는 말은 당신에게 어떻게 그려지는가. 단련을 통해 얻은 심신의 평화? 갈수록 요원해 보이는 평화통일? 일상에서의 평화부터 아시아와 세계평화까지, '평화를만드는여성회(이하 평여)'가 여성의 힘을 모아 평화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곳 평화여성회를 통해 오랜 시간 평화를 그려온 사람이 있다.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여혜숙 상임대표를 만났다.

- 오늘 이렇게 인터뷰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대표님의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이하 평여’) 상임대표 여혜숙입니다. 이렇게 네 번째로 선택이 되다니,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지려고 하네요.^^

- 평여 대표로서 평화와 통일을 위한 활동들을 이어가고 계신데요. 어떻게 평화운동을 시작하신 거예요?

  제가 기독여민회(이하 기여민’) 창립 멤버에요. 처음엔 기여민 회원으로 여성운동을 시작했고, 첫아이 낳고 간사로 활동했어요. 기여민에 통일위원회가 있었고 제가 담당자로 일하면서 통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통일마라톤대회나 무기장난감을 통일윷으로 바꾸어 주는 등의 활동과 방위비삭감운동을 하면서 통일과 군축은 저에게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됐고 지금도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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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여민활동 시기의 사진을 직접 가져온 그는

지금도 본인이 대표고, 50대라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평화여성회는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한국실행위원회를 모체로 만들어졌는데 저도 발기인으로 같이 참여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평화하면 평화통일이라고 할 때의 수식어이지 평화만을 따로 떼어서 생각하지 않을 때였거든요. 그런데 이때부터 저는 시각이 넓어 졌다고 할까? 유럽의 평화운동을 소개받으면서 평화에 관심이 생겼어요.그래서 평여 정책위원도 잠깐 하고 국방과제팀도 잠깐 하였지만, 정말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된 건 2003년 갈등해결과 평화 강사트레이닝을 받게 되면서부터예요. ‘, 바로 이거다했죠. 갈등해결 강사가 하고 싶었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강사트레이닝을 받고부터 본격적으로 평화활동가로 살게 된거죠. 청소년교육팀장, 갈등해결센터 연구원, 평화여성회 운영위원으로 있다가 대표가 되었고 제가 대표가 되면서 갈등해결센터는 부설기구가 되었고요.

- 말씀하신대로 평화여성회는 부설기구가 갈등해결센터와 한국평화연구원이있는데 대표로서 조직 내에서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하실지 무척 궁금한데요, 갈등을 해결하고 소통을 원활히 하는 방법이나 비결이 있나요?

  물론 갈등이 많이 있죠... 특정 갈등은 해결되는 거 같아도 또 새로운 다른 갈등으로 전환된다고 생각되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그것에만 매이고 파고들면 해결이 안 되잖아요. 뭔가 전환이 되어야 하는 거죠. 이 문제는 해결되지만 또 새로운 갈등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발전적으로 전환된다고 할 수 있죠. 갈등이 있다는 것은 변화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죠.
   내가 하기 싫은 것을 누군가에게 억지로 시키는 순간 그 사람하고는 관계가 깨져버리고 관계가 깨지고 나면 돌이키기 어려운 거 같아요. 그래서 관계를 깨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방법을 쓰죠.^^ 그때그때 다른 것 같아요.
  저는 대표는 높은 사람이 아니라 역할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대표라는 자리 자체가 힘이 있더라고요. 힘을 행사하지 않으려고 해도 그렇게 보잖아요? 그래서 될 수 있으면 활동가의 의견을 물어요. 그 의견이 설령 제 의견과 다르더라도 그것이 납득이 되면 그 의견대로 하고요. 근데 아니다 싶으면 자꾸 질문을 하면서 유도(?) 설득(?)되도록 괴롭히는 거 같아요.^^ㅋㅋ

- 대표님 말씀에 공감이 가면서도 또 실질적으로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어려운 것 같아요.

  우스개로 평화여성회에 평화 없고 갈등해결센터에 갈등 있다.’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둘 다 맞기는 한 거 같아요. 갈등이라는 게 너무나 일상에 자연스러운 거잖아요. 사람이 있는 곳에 다 있는 것이 갈등이죠, 근데 저는 갈등해결을 하면서 평화운동의 영역이 넓어졌거든요. 처음 평화여성회에서 갈등해결이란 주제를 받아들인 건 한반도의 분단상황이 대립적으로만 가는 이 근본적인 갈등을 어떻게 접근해야 될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었어요. 이제 갈등해결과 평화 강사훈련이 11기까지 역사가 내려오면서 갈등해결교육과 조정, 진행교육과 활동이 진행되고 있지요. 갈등해결교육과 활동의 가장 좋은 점은 정말 운동이라는 거예요. 일상이 변화하거든요. 일상에서 갈등을 어떻게 접근해야 될지가 체화되는 과정이요. 계속 학습되고 교육되는 과정이죠. 그래서 평여에 갈등은 언제나 있지만 갈등을 해결하려는 의지, 감수성이 있어요. 갈등을 해결하려면, 우선 갈등을 묻어두거나 피하지 않고 해결해야겠다는 생각과 의지가 있어야 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갈등이 크게 비화하지 않고 각자의 욕구를 찾아가도록 노력하는 강점이 있어요.
   또 요즘엔 평화여성회에 평화 있다로 바꾸어지고 있어요. 평화학자 요한 갈퉁은 갈등이 폭력적으로 가지 않게 하는 것,그 과정자체가 평화라는 거죠.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실수를 통해 배우고, 실수지만 하면서 평화를 이루어가는 것이지요.

- 그런 대표님께서도 의사소통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나요? 가장 어려운 사람은 누구인가요?

  의사소통하기 어려운 사람이 따로 있는 거 같지는 않아요. ‘그 사람은 의사소통이 어렵다라고 편견을 가지고 시작하면 잘 안되고 그냥 마음을 열고 시작하면 조금씩 잘되죠.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소통 스타일이 다른 데서 오는 것이 많기 때문에 상호 맞춰가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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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와 소통하든  의견이 다른 것은 두렵지 않지만 분명하게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답답하다는 그답게

인터뷰하는 한시간 동안 내내 명료했다


- 대표님께서 지금하고 계신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무엇을 하고 계실까요?

  저는 이런 질문을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그냥 자연스러웠거든요. 그냥 살다보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그래도 생각해 보면 어떤 부문이든 변혁가가 되지 않았을까. 뭔가 변혁하고 개혁하는 걸 좋아해요. 뭘 시도를 자꾸 해요.예를 들어 결혼하고 명절문화가 불편하다고 느꼈을 때, 그걸 바꾸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같이 일하고 같이 놀아야 된다는 모토로 놀이문화를 적극적으로 만들고 시도했어요.

-요즘은 어떤 생각이나 고민을 하고 계세요?

  가장 큰 고민은 대표직에 관한 거예요.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제 대표직을 그만하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물론 대표로서 제 강점이 분명히 있어요. 그렇지만 평화여성회 이전 대표들의 역량과 활동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현재 평화여성회는 인적·물적 자원에 부침이 있어서 조직운영에 골몰하다 보니 내용을 채우지 못한다는 답답함, 부담감이 있고요. 또 저는 평화교육 활동하는 게 좋거든요. 아이 학교 급식위원회도 하고, 도서실 도우미도 하고, 의료생협도 하고, 이런 활동들이 조직의 장으로 있는 것보다 훨씬 재밌는 것 같아요. 저는 일상의 삶에 더 관심이 있어요, 저는 소시민인 거 같아요.^^
  제가 대표를 나이 오십에 맡았거든요. 50살이 되고 나니 살만큼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동안 살았던 게 참 감사한 일이에요. 제가 살아온 길을 돌이켜 보면 점점 발전했고 행복도도 점점 높아졌고. 그래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 대표직을 제안 받았을 때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거부했는데 나중에는 나를 이렇게 필요로 하는 곳이 있는데 내가 뭐 잘났다고 거부하나, 정말 기여해보리라는 생각으로 맡게 되었어요. 정말 3년을 행복하게 했던 거 같아요. 지금 저는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냐를 찾고 있는데 그걸 찾을만한 시간을 나 스스로에게 안 주고 있는 것 같아요.

- 대표로서의 생활을 이제는 내려놓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이후의 비젼을 어떻게 그리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시아버지께서 작은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계신데 작년부터 아버님의 건강이 사업을 하시기 어려워서 내년부터는 제가 전적으로 맡아서 운영하기로 했어요. 십오 년 전쯤에 기여민의 간사를 그만두고 2년 정도 그 일을 했었는데 그때는 사실 많이 두려웠었거든요. 40대 초반에 그런 경험도 없고. 그런데 지금은 두렵지 않아요. 올해는 목요일 마다 가서 일을 보고 있어요. 어떤 형태로든 평화활동은 계속 해 나갈 테지만 아마 큰 전환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50대 중반의 새로운 삶이 기대되기도 하고, 한편 조절되어야 할 것이 많아서 혼란스럽기도 하고요.

-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시나요?

  여가시간이 거의 없어요. 머리를 비우고 쉴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누워서 티브이 드라마 보는 거 좋아해요. 내용이 뻔하잖아요. 마음 졸일 필요가 없고. 남편과의 대화의 소재이기도 하구요.^^ 짬내서 혼자 영화보고 가기도 하고, 장거리 이동을 할 때가 많은데 그것을 여행길이다 생각하며 즐깁니다.

- 마지막으로 이제 막 여성운동을 시작한(저같은><) 후배들에게 피와 살과 뼈와 근육이 되는 한 마디 해주세요. 또 이 글을 읽고 있을 독자분들께도 한 말씀 부탁드려요.

   여성운동의 길에 오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여성운동을 택한 게 복 받았다고 생각해요. 무지몽매하게 그냥 살 수도 있었는데, 여성주의 의식을 갖게 되면서 일상에서의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고 변혁할 수 있는 진영에 왔다는 게 참 복이라고 생각해요. 복을 많이 누리시고! 즐겁게, 즐겁게, 즐겁게 했으면 좋겠어요. 예전엔 운동이 개인 삶보다 조직이 우선이었는데, 지금은 직업 개념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일상의 일부이고. 이런 부분을 잘 조절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욕구라는 게 점점 변하고 확대되거든요. 제가 운동을 20대 중반에 처음 시작하고 40대 초반까지는 멋, 재미라는 것은 욕구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살아오면서 즐거움이라는 욕구가 나한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잘 찾아서 거기에 적합한 형태의 삶을 살아가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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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성노예문제해결을 위한 남북해외여성토론회 참석차 중국 심양에 간 여혜숙 대표
(뒷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일상을 바꾸는 소시민. 평화를 그리는 변혁가. 어쩌면 그가 만드는 변화는 거창하거나 가시적이지는 않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변화는 깊숙하기 때문에 가까울 것이고 근원적이기 때문에 오래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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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을 모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루고, 아시아와 세계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실천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이를 위해 평화-통일사업, 평화교육, 통일교육, 평생교육, 평화-통일연구, 국내외 연대활동을 수행하고, 민족의 통일과 평화를 실현하는 방법을 연구하여 평화정책을 제시하고 다양한 사회행동을 전개합니다. 또한 평화를 만들기 위한 활동과 성평등을 이루기 위한 활동을 결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평화 통일운동에 여성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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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여성연합의 '온콘'은 전국의 여성운동가 인터뷰로 진행됩니다.

'생각을 바꾼 그녀들 세상을 바꾼 그녀들' 에서

우리 사회 통념을 바꾸어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을 만들어가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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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 여혜숙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
인터뷰어 : 이루용, 김손경미
기사 작성 : 김손경미
사진 촬영 : 이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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