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연합 2006.07.03 조회 수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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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연합은 최근 몇 일 동안 창립 이래 가장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문법 일부조항에 대한 위헌판결 후, 중앙일보는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신문법 개정을 주도해 온 시민단체를 비판하더니 그 여세를 몰아 약한 고리라고 보여 지는 여성단체 때리기에 나서는 형국이다.

보수언론의 갑작스런 관심과 애정(?)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혐오하는 ‘권력형 유착’의 냄새를 솔솔 피우는 방식으로 여성미래센터 건립을 비판하는 기사가 중앙, 동아, 문화 등 굵직한 신문의 주요 면을 장식했으니, 갑작스런 애정(?)에 황망하기까지 하다.

사정은 이렇다. 지난 6월 28일 약 15개 여성단체들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여성미래센터’ 건립추진위원회 발족이 있었고, 30일 중앙일보 3면에, 문경란 기자가 작성한 '60억 빌딩 건립 추진위에 정부 고위인사 대거 참여' 란 제하의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기사의 요지는 여성연합이 60억 상당의 여성미래센터를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 고위인사들이 추진위원회에 다수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 여성미래센터발족식 참가자 기념사진  ⓒ 사포미소로 어울리는 세상


그 이후 여성연합의 반론 보도자료에 대해 문경란 기자는 ‘비판에 귀막은 여성연합’이라는 칼럼을 통해 공익단체와 이익단체의 잣대는 ‘그 단체가 누굴 위해 일하는가’에 있으며, 행사 한번 열면 정부의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참여하는 그런 여연이었다면 국민들이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훈계를 폈다.

기본 사실관계 왜곡에, 반론 요구까지 거부

현재까지 중앙일보는 여성연합의 공식적인 반론기사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언론이라는 거대 권력을 이용하여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고 언론의 빗장을 굳게 닫아버린 것이다. 따라서 비판에 귀를 막은 건 오히려 중앙일보이다. 반론의 기회마저 차단하는 중앙일보의 태도는 이번 문제를 토론이 아닌 일방적 때리기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며, 진실규명과 공정성이라는 언론의 기본을 잃은 태도이다.

"미래여성센터는 여성연합 건물이 아니라, 15개 여성단체들의 공동 터전"

우선, 중앙일보의 기사는 사실 관계를 완전히 왜곡하였다. 중앙일보는 ‘여성미래센터’를 여성연합 건물이라고 하였으나, ‘여성미래센터’는 약 15개 여성단체가 공동으로 모금하고, 공동으로 입주하는 여성센터이다. 15개 단체에는 여성연합 회원단체가 아닌 단체도 포함되며, 향후 작은 풀뿌리 신생 여성단체들에게 저가 임대 사무실을 제공하고, 긴급 여성사안 발생 시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개방형 사무실’ 등 다양한 여성·시민운동 그룹들과 나누는 건물이 될 예정이다.

‘미래여성센터’는 여성단체들이 높은 사무실 임대비를 감당할 수 없어 운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추진되어왔다. 1993년 독일 기독교개발원조처(EZE)의 지원과 9개 단체의 전세비를 합쳐 장충동에 ‘여성평화의 집’을 마련하였으나, 12년 이상 사용하다보니 건물이 비좁고 노후하여 자료를 놓을 곳도 없을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전혀 확보할 수 없었다.

결국 2004년 건물을 매각했지만, 건물 매각비로는 이미 올라버린 서울 땅값을 감당할 수 없어 지금까지 여성연합을 포함한 5개 단체만 서대문 선교교육원에 월200만원 월세로 건물을 임대하여 있으며, 나머지 단체들과는 흩어져 살고 있는 형편이다.

NGO가 서울의 높은 월세를 감당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후원이 열악한 여성단체들이 안정적으로 운동에 전념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월세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은 여성운동의 절박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건축비 60억은 약 15개 단체가 공동으로 입주할 경우 필요한 평수를 계산해서 예측한 규모이며, 60억 마련은 여성평화의집 매각 대금과 입주한 단체들의 전세비, 이후 3~4년 동안 각 단체들이 모금할 금액의 총액이다. 60억의 금액 자체가 마치 여성연합의 과도한 건물 사치처럼 해석될 이유는 전혀 없으며, 전체 금액만을 강조하는 것은 전혀 맥락과 구체 내용을 고려하지 않은 사실 왜곡이다.

"여성운동가 출신들 기부 참여는 당연, 정부인사 행사참여가 NGO의 중립성 훼손인가"

둘째, 추진위원에 참여한 정부 인사들은 여성운동가 출신들이다. 그들도 여성운동 출신자들로서 여성미래센터를 짓는 일에 한 주체로서 동참할 수 있다. 추진위원의 직함은 기부에 참여하면 가능한 것이므로, 문경란 기자의 논리에 따르면, 정부 인사들은 개인적 차원으로도 기부에 동참하면 안되며, 더 나아가 NGO 행사에 정부인사가 참여하면 그 단체의 중립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는 극히 단순할 뿐 아니라 허무맹랑한 논리이다. 여성운동을 했던 정부 인사들이 내는 후원금은 정부의 후원금이 아니라 개인적 차원의 돈이다. 이를 권력과의 유착으로 해석하는 것은 명백한 악의이다.

행사 당일 100여명의 참석자 중 여성운동을 해왔던 5명의 정부인사가 참여했는데, 이를 두고 당일 참석도 하지 않은 중앙일보 문경란 기자는 줄줄이 참여했다고 비판했다. 5명의 면면을 보면 비상근인 지속가능발전위원장,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간사위원, 각 정당에서 추천하는 국가인권위원, 약 두 달 전까지 여성단체 대표였다가 청와대 비서관으로 임명된 인사가 전부이다.

또한 NGO 행사에 정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것은 민심을 듣고, 시민단체의 지적을 반영해야 할 정부로서 어쩌면 당연한 일로 해석되어야 마땅하다. 어찌 NGO 행사에 정부 인사들이 참석했다는 사실만으로 짠 맛을 잃은 소금에 빗대어 시민단체의 중립성을 문제 삼는가! 여성연합의 운동 어느 부분이 시민단체로서의 중립성을 잃은 부분인지 명백히 제시하기를 바란다.

특종을 위해 보도윤리를 져버린 중앙일보

또한 내부행사로 추진된 발족식 행사에 직접 참여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특종의 형태로 사실을 왜곡하는 기사를 쓴 문 기자와 이를 보도한 중앙일보에 대해서는 명백히 책임을 묻고자 한다. 시민단체의 중립성을 걱정하는 듯한 말투로 왜곡을 일삼으며 사실상 보수 여론을 추동하고 있는 중앙일보의 충고는 이제 더 이상 ‘노땡큐’다. 애정 어린 충고와 악의에 찬 왜곡은 누구나 구별 할 수 있다. 중앙일보는 더 이상 어줍지 않은 충고를 걷어 치워라!

위 글은 '시민의 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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