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첫만남

여성연합 2002.01.03 조회 수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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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미르를 처음 보는 날이었다.
('미르'는 우리아가의 애칭!)
물론 초음파로 보는 거지만, 심장이 콩딱거리는 것을
확인하는것만으로 우리 미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

병원을 골라야 했다.
어느 병원으로 갈까?
종합병원? 대학병원? 아님 그냥 개인병원??

종합병원의 그 불친절함과 청결치 못함이 맘에 걸렸다.
수경이때 익히 경험한 사실이었다.

여기저기 물어보고 알아본 결과,
몇군데 좋다는 곳을 추천받았다.

어데로 갈까? 어데로 갈까?
아 여기다.. 훗.

< 봄빛 산부인과 >

여성전문병원으로 의료진들의 실력에서건, 병원시설에서건
그 어느병원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가서 한번 보지 머. 맘에 안들면 바꾸고..
이런생각으로 그곳으로 결정했다.
근데 무엇보다도 나의 관심은 끈건 -봄빛-이라는 이름.

아. 봄빛... 내가 너무도 느끼고 싶었던 봄봄봄.

씨잘떼기 없는 말들 때려치고, 흠흠..
토요일 일치감치 그곳을 찾았다.

처음와보는 곳도 아니고, 이상한 곳도 아닌데,
왜그렇게 낯설고, 어정어정 헤매었는지...

<왜 오셨어요?>

<아. 네. 저 임신...>

<낳으실거에요??> <--이렇게 물어보는 현실 --;

<네?? 네. 그럼요>

<어쩌구 저쩌구.. >

몇가지 질문이 있었고, 나의 담당의사 앞에서
내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왜그렇게 가심은
떨리던지..

내 이름을 부르고, 또 어정어정 초음파실로 먼저
들어갔다.

<저기 들어가셔서 이걸로 갈아입으시구요 어쩌구 저쩌구..>

또 거기서 왜그렇게 헤매는지 이노므 치마는 앞이 어디야?
끈은 또 왜이렇게 많이 달렸지? 우이씨!~ 정신없어..
하고 헤매고 있는데..

<다 준비되셨어요?>

한다..

얼렁뚱땅 대충 걸쳐입고 초음파실에서 의사를 기다렸다.

강남콩처럼 조그마한 우리 미르.. 훗.
심장이 콩딱콩딱 뛰고 있었다.

<자리도 잘잡았고, 위치도 좋고, 어???>

<아니. 왜 그러세요?>

<혹이 있네? 여기 물혹이 같이 있네요?>

<아니 그게 머에요? 그럼 어떻해요?>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에요.
거의 자연적으로 없어지긴 하거든요
안크고 그냥 있어주는 경우도 있고,
문제는 아기와 이 물혹이 같이 크는게 문제죠
그럼 아기가 자랄 공간을 빼앗아요>

그러고 보니 우리 예쁜(?) 미르옆에 요상하고
시커멓게(흑백이다, 초음파가) 자리잡은
그넘(혹)이 보였다.

이기 무슨 말인가?

2주후에 다시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그때는 우리아기 비디오도 찍어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머 어쩌구 저쩌구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었는데.
귀에 하나도 들어오지가 않았다.

내가 실수니 머니 이런말 해서 벌받은걸까?
괜히 눈물이 핑~ 돌았다.

자꾸 죄의식도 느껴졌다.
화장실에 가서 핑핑 팽팽 울고 있으려니,
몇몇 여자들이 내가 머 딴일로 그러나 해서
요상스럽게 쳐다보고 지나가고...
(저 처녀 실수했구만.. 이런 눈초리)

그 일때문에 정모에도 쩜 늦게 갔다.

별일 아닐거라구 스스로 위로하지만,
신경쓰이고 걱정이 되는건 사실이다.

아무일 없을거다. 괜찮을 거다.

2주후에는 팔딱팔딱 박동하는 심장과 쩜더 자란
모습을 볼수 있을거고,
자연스레 그넘(혹)이 없어진 모습도 볼수 있을거고,
비디오에 담아준다는 우리 미르도 두고두고 볼수 있을거다.

정말 괜찮을 거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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