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존재 알리기

여성연합 2002.01.03 조회 수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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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미르는,

조금 유난스럽다고 내 스스로 느낄정도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한다.

우선 살이 갑자기 쪘다.
수경이때는 거의 큰 변화없이 정상적으로 체중이 늘어갔다.
초반부터 나를 힘들게 하는 것중 첫째로 늘어난 체중이다.

그리고 입덧을 시작했다.
정말 무엇이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울렁거림이다.
속이 쓰리고 아픈것이 배가 고파서 그런가 해서
무언가 하나라도 먹어 배를 채우면 그때부터는
그 멀미같은 증상과 함께 심하면 구토를 일삼는다.

그러면서 먹고싶은건 많다.
새벽에 갑자기 눈을 뜨고 우동이 먹고싶다고 하는가 하면,
퇴근하는 전철안에서 생각난 짜장면에 당장 내려서
사먹고 가고 싶은 충동을 느낄때도 있다.

저녁주식은 거의 라면이 되었고,
밥알구경한지 오래됐다.

차타기가 겁난다.
아침에 통근버스에서 정말 이버스를 어떻게 세워야 하나
그 고민으로 식은땀을 흘리면서 왔다.

그리고 몸이 아프다.
마치 몸살기가 있는것 같이 계속 나른하고 뻐근하기도 하고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다.

온얼굴에는 여드름도 아닌것이 마치 여드름인양
울긋불긋 자리를 잡고 곪아 터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가 하면
나의 쩜 큰 입은 거의 투투가 되어 있다. 왜? 부르터서..

조그마한 일에 괜히 서운하고 짜증이 늘었다.
그러므로 눈물도 늘었다.

방청소한지가 언제인지,
방안은 온통 수경이의 놀이터가 된지 오래고
장난감들을 발로 양옆으로 밀어놓고 그 사이로 걸어다닌다.
게으름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이제 시작인데 유난히 몸이 무겁고 힘들다.

혹시나 수경이에게 소홀할까봐 집에가서 수경이와
함께 해주는 시간을 좀더 늘렸다.

이제 수경이는 나와 함께 잠도 자려한다.
그동안 엄마의 사랑이 많이 모자랐나 보다.
안쓰러워라..

이래저래 힘들다.
요즘은 직장생활도, 가정생활도 내겐 버겁다.

내가 힘들어하니 누군가 우스개소리로 말했다.

<나이 먹어서 애가지니까 그러지..>

킥..! 그러고 보니 내가 이팔청춘 꽃띠인줄
착각하고 있었다.

아. 그나저나 이 울렁거리는 증세나 어서
지나가 주었으면..

이렇게 메슥거림 속에서 머리속에는

<오늘점심은 김치우동이나 먹을까?>

이러고 있다.

그래. 모르겠다. 일단 먹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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