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아들(?) 딸(?)

여성연합 2002.01.03 조회 수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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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서 지내다가 저번주 토요일에
서울집으로 갔다.

증말 진짜루 무쟈게 가기 싫었지만, 밤마다 전화해서
통곡하며 엄마 왜 안오냐고 울부짖는 수경이 때문에
어쩔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집으로 들어갔다.

들어서니,
수경이 내복바람에 머리는 산발을 해가지고서는
폴짝거리면서 나에게로 달려와 나는 미쳐 준비할 시간도
없었는데 내 입에다 이마에다 볼에다 뽀뽀를 해댔다.

뽀뽀 하나는 터푸하게 하는 우리 수경이...

그렇게 가서 제대로 옷도 벗지 못했는데.
우리 시어머니는 나를 불러 앉히셨다.

그러더니,

<애미야. 너 어서 오른팔좀 걷아봐라>

<왜요? 어머니?>

<아. 글쎄~>

그래서 얼떨결에 팔을 걷어부치니 어디서 연필하고
바늘하고 실을 가지고 오셨다.

<머하시는거에요? 어머니?>

<이게 있잖냐. 연필점인데. 이거 해보면
아들인지 딸인지 안다.>

<쿵!>

아. 우리 어머님의 저 아들타령!

어디서 요즘 구하기 힘든 꽁다리에 지우개달린 연필은
구해오셨단 말인가?

그 연필뒤 지우개에다가 실을 꿴 바늘을 끼우고
길이를 이리저리 재시더니 내 맥박위에서 연필이
흔들리는 모양을 보신다고 저리 난리셨다.

내 오른손 맥박위에서 고정되어 있던 연필이 갑자기
정말 신비스럽게도 가로로 흔들렸다.

<야.. 이건 수경이다. 첫애는 수경이.. 딸 맞지??>

가로로 흔들리면 딸이란다.

그러더니 그 연필이 딱 멈췄다.
그후 조금있으니까 그 연필이 신기하게도 세로로 마구
흔들렸다.

<아들이네.. 이번엔 아들이야.. 흐뭇!~>

믿어지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연필은 가로, 세로로
움직이고 있었다.

<어머니, 이거 그냥 심리상태가 반영된거 아닐까요?>

<얘. 아니다. 이거 나도 예전에 맞았다.
나도 해봐라. 나도 딱 맞게 나온다>

그래서 내가 어머님 손목위에서 연필로 해보니.
처음에는 가로, 그리고 두번이 세로로 흔들렸다.

거 참 신기하네..

어쨌거나, 어머님은 연필점인지 먼지를 해보시고
흐뭇해 하시면서도 성당 다니면서 이런거 해보면
안되는데 하시면서 찝찝해 하시기도 했다.

그노므 아들이 먼지..

미르야! 너도 쩜 스트레스 받지 않니?
난 네가 건강하게만 태어났으면 좋겠구만..

사무실에 와서 그런 얘기를 해주었더니, 다들 난리다.
그 연필 가져와서 다들 한번 해보잔다.

그래서 내일 그 연필 갖다 주기로 했다.
푸푸!~
낼 점심때 자리펴고 점이나 쳐주고 복채나 받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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