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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제폐지경남운동본부 발족선언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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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역사상 유례 없는 빠른 속도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통해 경제발전을 이룩하였고 이와 함께 한편으로는 민주적 사회를 위한 수십 년간의 치열한 투쟁과 노력 또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바로 그런 우리나라가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비민주적이고 구시대적인 호주제를 청산하지 못하고 소위 여성시대라고 일컫는 21세기인 지금까지 지니고 온 것은 진정한 남녀평등과 민주적인 가정을 이루지 못한 사회발전과 민주화의 헛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또한 우리 사회에 완고한 남성중심적이고 가부장적인 인습과 사고가 얼마나 넓고 깊이 뿌리 박혀 평등하고 민주적인 사회로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재 민법에 규정된 호주제는 일제가 조선을 강제 점령하면서 식민통치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일본의 가족상속제를 호주제라는 이름으로 강제이식한 것이며, 1958년 민법 제정 당시 일본의 구민법상의 호주권이 우리의 민법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따라서 호주제도는 우리의 전통적인 가족제도가 아니라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일제의 식민잔재인 것이다. 호주제가 들어오기 전 조선시대나 고려시대에는 호주권 승계의 개념이 없어서 호주인 남편이 사망하면 그 아내가 호주가 될 수 있었으며 제사도 아들, 딸들이 똑같이 지내는 오히려 지금보다 평등한 가족관계였다고 한다.
이러한 호주제도는 남성우선적인 호주승계순위를 통하여 남아선호와 남성우월의 성불평등을 조장하여 왔다. 혼인한 여성은 남편이나 시아버지의 호적에, 자녀가 태어나면 아버지 호적에 편재되어 부부차별을 강화하고 여성의 어머니 권리를 제한하여 결과적으로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남계혈통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소위 대를 잇는다는 명분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한 뱃속의 여아태아를 무수히 살해하게 하는 인권침해의 주범이기도 하였다. 또한 이 법은 비혼가정, 한부모가정, 재혼가정 등에서 자녀의 성을 어머니나 계부의 성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부성강제조항으로 인해 변경할 수가 없어서 수많은 가정에 고통을 주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과거 일제의 식민잔재이면서 헌법정신에도 위배되며 인권을 침해하는 호주제는 더 이상 유지할 아무런 근거도 필요도 없음은 말할 나위도 없으며 특히 이제21세기의 시대가 열망하는 탈권위와 양성평등, 개방적 참여와 개혁의 시대에 걸맞지 않는 법으로 하루속히 청산해야 할 부끄러운 과거의 유물이다.
그 동안 여성단체를 비롯한 여성계는 40여 년 간 호주제폐지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왔으며, 금년 들어 참여정부 또한 ‘호주제폐지를 위한 특별기획단’을 발족하였다. 또한 지난 5월 27일에는 이미경의원을 대표발의자로 하여 52인의 국회의원에 의해서 ‘호주제폐지를 위한 민법중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 호주제 폐지를 위한 이러한 움직임들은 이제 호주제폐지를 위한 오랫동안의 노력들을 다시 가다듬고 총화하여 호주제를 역사 속으로 파묻는 일에 모두 함께 힘을 합하여야 할 때가 왔음을 말하고 있다. 특히 어느 지역보다도 가부장적이고 남녀불평등한 인습과 사고가 강하게 잔존해 있는 경남지역이기에 우리는 호주제 폐지를 위한 적극적이고 활발한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일제식민잔재이자 비민주적인 호주제를 폐지하여 평등한 가족제도 실현의 토대를 만들어야 할 막중한 과제는 이제 누구보다도 16대 국회의원들에게 맡겨져 있다. 현 국회의원들은 이러한 양성평등한 가족제도를 통한 진정한 민주적 사회와 새 시대를 열어가고자 하는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국회의 법제사법위원회가 5월 27일 발의된 ‘호주제폐지를 위한 민법중개정법률안’을 조속히 심의하여 통과시켜 줄 것을 바라며, 특히 경남도민이 뽑아 준 경남지역 출신의 국회의원들이 누구보다도 호주제 폐지에 앞장서주기를 촉구한다.
또한 호주제폐지를 통한 양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보다 많은 뜻있는 시민과 단체들이 동참하여 줄 것을 호소하면서 ‘호주제폐지를 위한 민법중개정법률안’이 16대 국회에서 통과되어 호주제가 폐지되는 그 날까지 우리의 힘과 지혜를 계속 모아나갈 것을 선언한다.
2003년 6월 3일
호 주 제 폐 지 경 남 운 동 본 부
참여단체 및 개인 : 경남여성단체연합(경남여성장애인연대, 경남여성회, 김해여성의전화, 김해여성회, 마창여성노동자회, 양산여성회, 진주여성민우회, 진해여성의전화, 창원여성의전화), 가정법률상담소마창지부, 가톨릭노동문제상담소, 가톨릭노동장년회, 가톨릭여성회관, 경남민주언론시민운동연합, 경남정보사회연구소, 김해여성복지회관, 그리스도의성혈흠숭수녀회, 마창여성노조, 마창환경운동연합,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민주노총경남본부, 전국여성농민회경남연합, 전교조경남지부, 진해시종합사회복지관, 참교육학부모회경남지부, 천주교마산교구정의구현사제단, 천주교마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 통일촌, 흥사단, 희망연대, 희망을만드는노동자의집, 이경숙경남도의원, 이종엽창원시의원, 이광희교육위원, 박종훈교육위원, 점점석(창원YMCA총장), 차윤재(마산YMCA총장), 곽준석(진해시종합사회복지관장) (이상 38개 단체 및 개인)
후원 : 통일연대, 경남도민일보, 경남방송
공동대표 : 김덕윤(전국여성농민회경남연합회장), 박창균(천주교마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손석형(민주노총경남본부장), 이경희(경남여성단체연합 대표), 이경숙(경상남도의원), 이광희(경상남도교육위원), 임나혜숙(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이상 7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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