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및 수입위생조건 재협상 촉구 기자회견문
정부는 광우병이 발생한 지 닷새만인 지난달 30일 국민과의 약속이었던 수입중단 조치를 거부한 채 서둘러 조사단을 미국에 파견하였다. 친정부 인사 일색에 전문성도 떨어지는 조사단의 면면 때문에 수입중단 또는 검역중단을 피해가기 위한 요식행위 현지 조사가 아니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실질적인 조사 권한이 없다는 점, 그리고 광우병 발생 농장 방문도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출발 당시부터 조사단의 실효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결국 조사단의 활동이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어제 7일 농림수산식품부 여인홍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우리나라 검역관들이 비살리아 지역 미 농무부 서비스센터에서 광우병 젖소가 발견된 농장주를 만나 1시간 50분 동안 면담을 갖고 관련 내용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거짓말이었다. 조사단은 미국 수의관과 농무부 관계자의 중개를 통해 옆방에 있던 농장주와 서면문답을 하는데 그쳤다. 의혹에 대한 추가 질문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 서울에서 전화로 가능한 일에 혈세를 낭비한 것이다.
또한, 사실상 조사단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농장 방문도 하지 못했다. 현지 조사단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광우병 발생 농장을 직접 방문해 광우병에 걸렸던 젖소의 사육 일지, 이력관리 기록, 사료일지 등 방역 체계 전반을 검토하는 것이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농장 방문이 어려운데다 농장주가 면담을 허용하지 않던 상황에서 양국 정부가 공동으로 노력해 굉장히 어렵게 서면 문답이 이뤄졌다"고 자랑삼아 이야기 했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현지조사가 총체적 부실로 진행된 것은 농장주의 사생활 보호가 이유였다고 한다. 미국 농장주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국민의 건강권과 안전을 내팽개친 것이다.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66%가 미 쇠고기는 안전하지 않다고 믿고 있으며 국민의 60%가 촛불집회 주장에 공감한다고 한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72.5%였고, 검역 중단이 아니라 검역 강화를 추진해온 정부 방침에 동의하는 여론은 19.1%에 불과했다. 붐비던 대형마트의 쇠고기 판매코너가 썰렁해 진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농수산식품위원회에서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를 검역 중단 또는 수입 중단 조치하라"는 의원들의 요구에 "전혀 문제가 없는데 그 짓을 왜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어느 나라 농수산식품부 장관인지 묻지 않을 수 없고, 이 정부가 미국 정부인지 한국 정부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국민들이 더욱 두려워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저런 미국 현지 조사를 바탕으로 미국산 쇠고기는 위험이 통제되고 있으니 안전하게 먹어도 된다며, 수입 중단 또는 검역 중단이 아니라 생색내기식 검역강화 조치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명박 정부가 입만 열면 되뇌는 통상마찰 보다 국민의 안전과 건강권이 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광우병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는 것에는 한계도 있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데 그 동안 무서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 WTO 위생검역협정 5조7항에 의거 수입 중단 등의 조처를 즉각 내리라는 것이다.
헌법 3항도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명명했다. 정부는 국민들의 안전과 보호를 끝까지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이를 방기 하거나 국민의 건강권과 안전을 빼앗는다면 그러한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니다. 정부로서 그 존재자체가 부정당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한지 보름이 지났음에도 이에 대한 한마디 언급이 없다. 국민들은 수입중단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음에도 2012년판 명박산성을 쌓고 있는 것이다.
한편,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하자 검역중단을 정부에게 요구한 바 있다. 청와대는 지금 광우병 위험은 반MB, 반미 공세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진정으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국민의 건강을 생각했다면 시늉만이 아니라 검역중단 아니 나아가 수입중단 조치가 현실화 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럴 때에만 박근혜 위원장이 그렇게 강조하는 국민과의 [신뢰]가 형성되고, 소통부재의 MB와는 다른 [변화]를 이야기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또한,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는 국회라면 당연히 수입중단을 요구해야 한다. 이것은 정쟁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안전의 문제이고,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정부에게 경고한다. 국민들은 두려움과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지금 당장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 유통 중단은 물론,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재협상해야 한다.
만약 이명박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가 없다면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온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또 다시 국민들은 촛불을 들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이 국민을 이길 수 없듯 촛불은 2008년과 같이 횃불이 되고 들불로 번져갈 것이다.
견학단, 관광단에 불과한 총체적 부실 미국 현지 조사단을 규탄한다!
국민들은 불안하다. 즉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재협상에 즉각 나서라!
2012년 5월 8일
광우병위험 감시 국민 연석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