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연합,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교회여성연합회 등 40여개 여성단체는 19일 12시 <전쟁중지와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여성평화 침묵시위>를 가졌다.
흰 상의를 입은 80여명의 여성과 아이들은 명동성당 앞에 모여 죄없이 숨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위해 장미 헌화식을 갖고, '테러 반대 평화 실현', '보복전쟁 중단'이라고 쓰여있는 피켓을 들어보이며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테러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지만, 테러를 근절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대규모의 희생을 초래하는 전쟁과 같은 폭력적 방법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보복전쟁을 통해 전세계가 또다시 군비확장과 군사주의로 나아가는 것을 경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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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명서 전문] 전쟁중지와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여성들의 입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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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여성들은 테러공격과 보복전쟁을 반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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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번 미국의 테러참사를 보면서 희생자에 대한 진심어린 애도의 뜻을 표한다.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전 세계를 경악과 공포에 빠뜨린 9월 11일, 미국의 테러참사는 평화를 열망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충격과 상처를 남겼다. 더구나 참혹한 한국전쟁을 겪고 반세기 이상 분단과 전쟁의 공포 속에서 살아온 여성들로서 우리는 이번 테러행위로 인한 인명의 희생과 재산 피해, 그 가족과 이웃, 공동체가 앞으로 겪어야 할 정신적 충격과 두려움을 깊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마음 아파하며, 그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우리는 어떠한 목적의 테러와 폭력, 전쟁도 반대한다.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여성들은 테러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동시에 테러를 근절시키기 위한 방법이 대규모의 희생을 초래하는 전쟁과 같은 폭력적 방법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테러와 전쟁의 뿌리에는 증오와 원한이 있음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따라서 테러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강구하는 한편 증오와 원한을 평화적으로 푸는 방식을 찾아내기 위한 인류 공동체의 지혜를 모으는 일 또한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테러리즘의 근원적 뿌리가 제거되어야 하고, 다양한 갈등이 정의와 신뢰에 기반 한 대화와 이해, 협조, 협상, 중재 등 평화로운 방법을 통해 해결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믿는다.
우리는 미국의 성급한 과잉보복을 우려한다.
미국의 전쟁선포 이후 세계 각국의 양심들은 미국의 성급한 과잉보복을 우려한다. 또한 미국이 핵무기를 비롯한 최 신예 무기로 공격을 감행한다면, 이는 테러에 분노하는 아랍인들조차 보복의 악순환으로 끌어들이는 만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은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희생이 예상되는 전쟁수행하기 보다는 이번 사건의 배후세력을 확실히 밝히고 이들을 국제법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보복전쟁을 통해 전세계가 또다시 군비확장과 군사주의로 나아갈 것을 경계한다.
우리는 미국이 테러대응을 이유로 군비확대의 명분을 확보하고 아프가니스탄 땅에서 최 신예 무기를 실험할 것을 우려한다. 또한 세계가 전쟁참가와 반대로 양분되어 갈등과 상호 파괴로 나아갈 것을 우려한다. 이제 막 시작한 21세기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땅을 물려줄 것인지 아니면 평등, 평화, 공존의 세계를 물려 줄 것인지는 바로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따라서 미국정부는 전세계와 함께 전쟁을 포함한 군사적 방식이 아닌 테러근절 방법을 찾는 지혜를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는 한국정부의 전쟁지지에 반대하며,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다.
이번 테러사건 이후 한국정부의 외교적 능력 또한 시험대에 올라있다. 우리는 테러근절을 위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나 어떠한 경우에도 군사적 행동에 참여해서는 안 될 것임을 주장한다. 또한 국제적인 위기가 고조될수록 남과 북은 서로 협력하여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함께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노력을 다해 줄 것을 촉구한다.
전쟁을 경험한 우리 여성들은 폭력과 무력이 결코 평화를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확신한다. 이런 신념 위에서 우리는 전쟁을 반대하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 우리 여성들은 국내의 평화단체, 여성단체,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또한 해외 평화단체들과 연대하여 지구 공동체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시 한번 이번 참사의 희생자들과 미국시민들의 고통에 연대를 표한다.
2001.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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