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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여성노동관련법이 통과되었다. '여성노동법개정연대회의'가 법안 논의를 시작한지 1년여 만에, 국회 환노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된 지 6개월만의 일이었다.

이번 법 개정은 비록 연대회의가 청원한 수준에는 못 미쳤지만, 모성보호 사회분담화의 전기를 마련했고, 남녀고용평등법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일이다.

출산휴가 기간확대 및 비용의 사회분담화, 육아휴직의 유급화는 크게 세 가지 점에서 우리사회에 긍정적 역할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첫째, 아이를 낳고 기르는 문제가 여성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분담해야 하는 일이라는 의식이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아이를 낳고 돌보는 재생산 영역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시작한다면,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도 사회적 지원을 힘입어 가정과 직장 일에 자신의 삶을 적절히 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여성의 유급노동 진출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여성이 저임금, 단순업무, 비정규직에 배치되는 이유는 기업이 여성을 장기고용의 대상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향후 출산과 육아에 대한 사회분담화가 잘 이루어져 여성이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도 아이를 기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여성 고용의 양과 질이 더 향상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셋째, 기업의 생산성 확대, 국가 경쟁력의 향상이 기대된다. 기업은 이번 법의 통과로 기업의 고용비용이 증대될 것이라 주장하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이번 법 개정으로 기업의 출산, 육아지원 비용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늘어난 30일치만 고용보험에서 부담하지만, 앞으로 사회분담화 비율을 점차 늘여갈 것이기 때문이다. 비용 뿐만이 아니라 훈련된 고학력 여성들이 장기 근속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기업의 생산성 또한 확대될 것이다. 최근 맥켄지 보고서에 발표된 바와같이, 한국사회가 지식정보산업에서 우위를 점유하기 위해서는 훈련된 여성인력의 사용이 가장 관건이다. 질높은 여성노동력이 기업에서 효율적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우리사회의 경제전망은 더욱 밝아질 것이다.

이번 법 개정안에는 출산, 육아의 사회분담화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사업주에 의한 성희롱 규제, 간접차별 구체화 및 처벌 강화, 남녀고용평등법의 처벌 강화 등의 방향으로 남녀고용평등법이 개정되었다. 이를 통해 직장내 성희롱 및 차별문제에 대해서 여성들이 더욱 자신있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일부 진영에서는 여성보호조항 완화를 이유로 본 개정안을 개악으로 규정하면서 법 통과를 반대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여성보호조항 완화 부분이다. 그동안 본인의 동의와 노동부장관의 인가가 있으면 가능했던 여성의 야업 및 휴일근로가 본인의 동의가 있으면 가능하도록 개정되었고, 주 6시간으로 제한되던 여성의 시간외 근로가 남성과 동일하게 주 12시간 이내로 개정되었다.

단 임신중인 여성의 야업 및 휴일근로 금지는 현행보다 강화되었고, 산후 1년 미만의 여성은 주6시간 이내로 시간외근로가 제한되었다. 또한 금지되던 갱내근로를 보건 의료, 보도 취재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허용하도록 했다.

사실상, 여성의 야업 및 휴일 근로는 노동부장관의 인가와 본인의 동의가 있으면 가능하므로 실제 현장에서는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이다. 여성에 대한 야업·휴일·시간외 근로 금지 조항은 오히려 여성의 승진차별을 발생시키는 경우를 발생시키는 등 현실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그동안 현장에서 제기되어왔다.

현행 법에 따르면 '야간 및 시간외 근로가 불가피한 직종' 또는 '시간외 근로가 필요한 직종'의 경우 여성채용예정 인원을 합법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가능하여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 또한 크다.

건강 측면을 따져보아도 야업 및 휴일 근로는 남성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남녀 모두 동일하게 규제하고 야업시 다양한 보호조치를 취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향후 노동시간 단축 논의시 남녀 모두 야업 및 휴일근로, 시간외 근로를 축소시키는 운동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번 모성보호관련법 개정운동은 한국사회에 모성보호의 사회분담화, '보호'와 '평등'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이는 양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었다. 이제 우리는 그 관문을 어렵게 통과한 셈이다.

이제는 더 많은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시 더 많은 사회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길을 넓히고 다져야 할 때이다. 그동안 여성노동관련법 개정운동에 지지를 표명해 주신 여러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전하고 싶다.

* 모성보호관련법 개정에 대한 여성노동법개정연대회의의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