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 모성보호법에 규정된 임신부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근무하다 사태아를 낳은 임신영씨가 13일 한 여성문제 상담시설에서 남편의 위로를 받고 있다.  ⓒ 조선일보 淸州=전재홍기자
피해자 임신영(30세)씨는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충북지회(모자보건센타)에서 8년동안 간호조무사로 일해오다 임산부에게 금지되어 있는 과중한 업무와 시간외 근로, X레이 검진,무리한 출장,사퇴종용등의 영향으로 지난 5월 28일 출장중 쓰러져 요양하던 중 출산을 2주 앞둔 7월 27일, 사태아를 출산하기에 이르렀다.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충북지회는 정부의 모자보건법에 의거 설립돼 정부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으로 충북,청주시 모자보건과 영유아 건강증진을 위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 기관이다. 임신영씨는 지난 94년 입사했는데 99년엔 협회측이 간호조무사 5명을 해고시키자 이에 맞서 노동부에 구제신청을 내 복직된 2명에 포함됐다. 이때부터 회사측에선 임씨에 대해 부당한 노동행위와 심리적 스트레스를 주기 시작했다. 당시 함께 복직된 간호조무사는 갑자기 서울로 발령이 나기도 했다.

임씨는 임신 5개월째인 올 1월에 근무중에 하혈을 해 절박유산으로 3주간의 치료와 요양을 요한다는 진단서를 협회측에 제출했으나 계속된 출근 재촉으로 하혈을 하면서도 출근을 할 수밖에 없었다. 협회측은 '경미한 근로로 전환한다.'는 명목으로 임씨를 사업과로 발령을 냈지만 사실은 2인에 해당하는 과중한 업무량을 맡게되면서 시간외 근무가 지속되었다. 직원이 없다는 이유로 장거리 출장 예방접종과 내원환자의 X레이 검사 및 정관수술보조등의 일을 하고 남아서 부서 일을 처리해야했다. 급기야 임신 8개월째인 5월28일 무리한 검진출장중에 쓰러져 119구급차로 이송되어 조산증세와 신우염,빈혈진단을 받아 병가처리중 사태아를 출산하기에 이른 것이다.

충북여성민우회 남녀고용평등실과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는 지난 8월 19일 협회측에 공개질의서와 의견서를 발송해 사태의 합리적 해결을 시도했다. 그러나 대화와 책임을 회피하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협회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분노하여 급기야 시민연대를 결성하여 다음과 같은 본 사태를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임씨와 시민연대측이 협회측에 요구하는 내용은,
첫째, 출장 명령자를 처벌할 것 둘째, 출장중 입원한 기간과 사산후 요양기간을 공상 처리할 것 셋째, 임신기간의 정신적,육체적 피해와 사산에 따른 충격에 대해 보상할 것 넷째, 공개사과할 것 다섯째, 복직 후 불이익 금지에 대한 약속과 모성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 등이다.

9월 2일 시민연대측은 임씨부부와 함께 협회 책임실무자들을 방문하여, 요구조건 둘째항과 다섯째항을 수락받았다. 또한 모성보호의 책임을 사회가 함께 한다는 인식의 확립을 위해 나머지 항목의 정당한 요구가 충분히 수용될 때까지 지속적인 면담 및 다양한 압력행사를 통해 이 문제를 쟁점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삭의 임산부 직원을 사산시킨 모자보건센타
아래의 글은 임선영씨의 홈페이지에 실려있는 글입니다. 충청북도 홈페이지에 게시하였으나 3번이나 강제삭제 당한 글입니다.

저는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http://www.ppfk.or.kr) 충북지회(모자보건센타043-274-4435)에 8년간 근무를 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8년 동안의 협회는 서로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근무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협회는 충청일보에 몇 차례 보도 된바와 같이 인사 및 부속의원 문제, 진료비 부당 청구 의혹 그리고 의사가 아닌 사람이 정관수술을 하는 등 썩을대로 썩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총무과장이 새로 부임한 후부터 불과 1년 반 사이에 20여명 남짓의 직원 중 반 이상이 전출, (강제)퇴직 등으로 협회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임신 초기였던 작년 12월 총무과장이 뽑은 계약직 직원과 그 힘에 아부하는 몇 명의 여직원이 총무과장의 힘을 입고 저와 동료직원, 사무국장님을 모함하는 탄원서를 본부에 제출하였습니다. 그 일로 인해 국장님은 억울함을 호소하시며 명예롭지 못하게 퇴직을 하시게되었고 협회 내부는 두 편으로 갈라지게 되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그들이 올린 탄원서 내용이 대부분 사실과 다르며 사실을 왜곡하여 저를 쫓아내려 했던 그들의 행동에 저는 임신 10개월 동안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 가 없었습니다.

결국 총무과장 편에 서지 않은 사람들에 대하여 협회에서는 기회만 있으면 해고시키기 위한 명분을 찾기에 바빴습니다. 실례로 청주를 삶의 터전으로 살고있는 30대 가정주부를 서울로 발령내는 등 말도 안되는 인사조치를 취하였습니다. 그 후 임신한 저에 대하여 임산부가 하기 힘든 업무를 강요하여 스스로 그만두도록 의도적인 압력을 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2002년 1월 21일(임신3개월) 근무시간에 심한 하혈을 하여 산부인과로 실려가게 되었고, 절박유산 이라는 진단으로 3주간의 치료와 요양을 요하는 진단서를 회사측에 제출하였지만 계속되는 총무과의 출근 재촉으로 하혈이 계속 있는 상태에서 2주만에 다시 출근하게 되었고 출근 후에도 하혈은 보름정도 계속 되었습니다.

저로 인해 문제가 되자 총무과장은 임산부에 대한 배려로 부속의원보다 편한 부서(사업과)로 발령을 내준다며 고마워하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사업과에는 사업과장 외에 2명의 직원이 있었는데 총무과장에 의해 거의 강제적으로 2명의 직원이 퇴직을 당한 상태였고, 그 두 명의 몫을 저에게 요구하였습니다. 병가 중에도 계속 출근을 재촉하더니 출근을 하자 한 달에 20일 가까이되는 장거리 출장을 요구하였고 저는 그때까지 몸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내근시켜줄 것을 건의하였습니다. 마지못해 내근을 시키면서도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계속 출장을 요구하여 할 수없이 1박 2일의 장거리 출장 등 이동검진을 몇 차례씩 다니었습니다. 그리고는 제가 해야할 사업과 업무는 미루어둔 채 부속의원 업무를 도와 출장 예방 접종과 내원 환자의 골다공증검진(X-ray) 및 정관수술을 하게되었습니다. 출장과 부속의원 환자 진료까지 도와주고 나면 사업과 본연의 업무는 계속 지체되고 가중되어갔습니다.

수간호사에게 병원직원 대신 제가 출장을 나가면 밀려있는 업무 중 간단한 검진환자 접수라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했지만 한마디로 거절당하고 말았습니다. 나는 자기들의 자리를 채워 내 업무도 미루어두고 도와주고 있는데 자기들은 사업과 일이라 도와줄 수 없다고 합니다. 결국 제가 도와주었던 병원직원들은 모두 퇴근하고 저는 밀려있는 사업과 업무를 처리하느라 매일 1-2시간의 시간외근무를 해야만했습니다. 이런 스트레스와 계속되는 시간외 근무로 가끔씩 다시 하혈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진찰 받으러갈 만한 시간적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5월 25일(임신8개월) 수간호사는 제가 임산부인 것을 무시한 채 골밀도검진(X-Ray)을 하도록 출장 스케줄을 잡았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출장을 다른 사람이 나갈 수도 있었는데 굳이 임산부인 저를 X-Ray에 노출되는 출장에 내보내려고하는 협회의 의도입니다. 아마도 분만이 가까워오자 과중한 업무와 무리한 출장으로 제 스스로 출산 휴가 전에 그만두도록 유도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동검진 때 실시되는 골밀도검진(X-Ray)은 하루검진인원이 80-130명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는 유방암(mammo, X-Ray)촬영을 하는데 차단막이 설치되었다고는 하지만 그 쪽으로 통하는 문은 대기자와 검진이 끝난 사람들이 계속 쉴새없이 문을 열고 다니기 때문에 거의 열려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임산부인 저는 하루종일 X-Ray에 노출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저는 다른 업무로 전환시켜주길 건의했지만 임산부에게 별다른 지장은 없다며 건의를 무시했습니다. 과연 임산부가 X-Ray에 노출되도 괜찮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협회 측은 저를 통해 X-Ray가 임산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임상실험 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결국 저는 향후 일어날 불상사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 출장명령자의 사인을 요구하였고 그제서야 모두 회피하였습니다. 그리고 굳이 의료인이 아니어도 되는 출장에 그것도 힘든 출장이라 모두 교대해 주길 꺼려하는 척추측만증 검진팀으로 저를 보냈습니다.

5월28일(임신8개월) 출장 가기 전날에도 계속 되는 스트레스와 시간외 근무로 쌓여있는 피로 때문에 몸이 좋지 않은 상태였고 옆에서 보다못한 검진팀의 동료가 수간호사에게 힘든 출장은 무리가 있을거라고 재차 요구했지만 거절당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출장을 나가게 되었고 출장업무 중에 쓰러져 119 구급차에 실려 산부인과로 이송되어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의사의 소견에 따라 통원치료와 요양을 하던 중 7월 27일 출산예정일을 보름 앞두고 태아가 사산되었습니다.

협회 측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모든 책임을 관리의사(원장) 선생님께로 떠넘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장님께서는 스케줄을 보시고 임산부는 모든 출장에서 제외시키라고 수간호사에게 지시하셨지만 수간호사가 임의대로 척추측만증으로 바꾸어 스케줄을 조정하였고 출장인력의 부족이라는 이유를 대며 어느 출장이든 내보내야 한다고 원장님께 결재를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장님은 잠시동안 명목상 관리의사로 되어있었고 그 전에는 일용직 일당을 받으며 이동검진만 전담하셨던 분입니다. 그러기에 그만큼 발언권이 약한 상태였습니다. 결국 원장님께서는 이러한 모자보건센타에 회의를 느끼시고 얼마 후 퇴직하셨습니다.

이 직장에 제가 앞으로 더 근무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잘못된 것은 고쳐져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사회활동은 국가적 차원에서 권장하고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이 임산부에 대한 보호라 생각됩니다. 더군다나 그런 기본을 잘 지키기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모자보건센타)에서 일어난 일이라 더더욱 참담한 심정입니다. 앞으로 보호받아야할 수 많은 산모들은 과연 누구를 믿어야 합니까...

저는 협회라는 커다란 조직에 맞서 있습니다. 협회는 늘 그랬던 것처럼 잘못을 시인하기보다는 귀찮은 일로 여기며 무마시키려 손을 쓸 것입니다. 지금의 협회에서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이러한 일들이 임산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임산부이기에 더욱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매일 반복되는 시간외 근무 및 출장 등의 과중한 업무가 없었더라도 저에게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협회에는 성폭력 상담실이며 이러한 여성문제들을 상담해야할 상담실이 있습니다. 그러나 상담실 직원은 저에게 일어난 일들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결국 저는 같은 직장에 있는 상담실 직원으로부터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다른 여성 상담소에서 상담을 받고있습니다.

저에게는 저를 도와서 힘써줄 인맥도 없고 변호사나 노무사를 선임할 만큼 여유롭지도 못한 그저 평범한 직장여성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법적인 조치가 노동사무소에 진정을 내는 것이라 하여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임산부 출장조치에 대한 책임자 처벌이 그저 벌금형으로 끝나고 사건자체가 시간의 흐름 속에 묻혀버리게 된다면 저와 세상구경도 못한 제 아이의 억울함이 풀어질 수 도 없을뿐더러 저 이외에도 또 다른 여직원에게도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이 자식을 눈물로 가슴에 묻어야만 하는 희생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얼굴도 보지 못한 딸을 생각하면서.. 현재까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렇게 호소하는 것 밖에 없는 듯 합니다.

저에게는 여러분의 힘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