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3회 여성대회 성평등 걸림돌: (주)금복주, 행정자치부 外

by 여성연합 posted Mar 16, 201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성평등 걸림돌

 

1. 영화 촬영 과정에서 발생한 성폭력 행위를 ‘과몰입 연기’라며 무죄로 판단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제1형사부(이◯◯, 조◯◯, 김◯◯ 판사)

 

배우A(이하 피고인)는 영화촬영 과정에서 감독 및 배우B(이하 피해자)와 사전 합의 내용과 달리 피해자를 폭행 및 성추행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폭행하고, 속옷을 찢고, 바지 안으로 손을 넣는 등 추행을 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검찰은 피고인을 강제추행치상으로 기소하고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2016년 12월 2일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를 ‘과몰입 연기’라는 이유로 무죄 판결했다. 법원은 피고인이 감독의 지시대로 ‘배역에 몰입해 연기한 것’, 즉 ‘업무상 행위’를 한 것이므로 성폭력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와 피고인은 해당 장면의 연기에 대해 서로 다르게 인지했고, 현장 리허설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촬영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배역에 몰입한 연기’라는 법원의 판단은 ‘영화의 흥행을 위해서는 여성 배우에게 사전에 합의하지 않은 노출 연기를 하게 할 수도 있다’는 영화계의 관행만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 사건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단은 저예산 영화가 효율성과 흥행을 강조하면서 배우나 스태프들의 인권을 사각지대에 방치하고, 여성 배우를 배우가 아닌 상품으로 소비하는 과정에 동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여성 배우가 상품으로 소비되는 과정 속에서 성폭력이 발생해도 ‘영화계의 특수성’이라는 이유로 묵인하는 것에 법원이 동조한 것으로 여성 인권을 후퇴시킨 판례이다.

 

2. 59년 동안 ‘결혼 퇴직 강요’와 여성노동자에 대한 심각한 차별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자행해 온 (주)금복주

(주)금복주는 1957년 창사 이래 60여년간 여성노동자에게 ‘결혼 퇴직’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강요하고, 단 한 명의 여성직원이 승진한 성차별 기업이다.

지난해 1월 금복주의 여성 직원 A씨는 결혼을 앞두고 회사에서 퇴사 압박을 받았다고 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에 회사를 고소했다. 이 과정을 통해 기업의 성차별적인 관행이 외부에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이 결혼사실을 상사에게 알리자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고, 업무에서 배재됐으며 집단따돌림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1987년 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은 ‘혼인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명시하고 있지만, 결혼하는 여성 노동자에게 임원까지 나서서 퇴사를 강요하는 불법을 저질러온 것이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지역사회 20여개 여성시민사회 단체들은 ‘금복주불매운동본부’를 구성, 피해자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여성노동자가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내문화를 만들도록 요구했다. 또한 지난 60여 년 간 성차별 기업이 아무런 제재없이 운영된 것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문제제기하면서 전국 사업장에 대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여부를 특별 감독을 촉구했다. 이후 금복주는 여성단체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피해자와 합의했으며, 현재 검찰에서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3. 현지 미성년자 성추행한 칠레 외교관

칠레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공공외교를 담당했던 박◯◯ 참사관이 현지 10대 여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준다면서 성추행한 사건에 대해 외교부는 박 참사관을 파면 처분하고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대검찰청에 형사고발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한국어를 무료로 가르쳐주는 ‘한국어 학교’의 운영책임자로 알려진 박참사관은 한국어를 배우러 오거나 대사관에서 개최하는 한류 이벤트에 참석한 여학생을 선물로 유인, 성추행을 일삼았다. 지난해 12월 이러한 박 참사관의 성범죄가 칠레 현지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되면서 칠레 국민들의 공분을 일으켰으며, 현지 여학생들의 피해증언이 계속되면서 그의 범죄행위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류에 대한 현지의 관심과 외교관이라는 자신의 권위를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른 박 참사관은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하고, 외교부는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끊이지 않는 외교관들의 현지 성범죄가 외교부의 ‘솜방망이 징계’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은 만큼 철저한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4.  ‘출산지도’로 여성을 출산 도구화한 행정자치부

지난해 12월 말 행정자치부는 ‘저출산 대책’이라면서 홈페이지에 ‘출산지도’를 공개했다. 이 지도는 243개 지방자치단체의 가임기 여성 수와 그 순위를 표기하고, 지자체별로 20~44세의 여성이 얼마나 거주하는지 한 자릿수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출산지도’가 공개되자마자 ‘여성이 가축인가’, ‘여성이 아기 자판기인가’라며 격분한 여성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결국 행안부는 공개 하루 만에 비공개로 전환했다.

정부는 2006년부터 10년 동안 ‘저출산 대책’이라는 이름으로 약 80조원의 예산을 퍼부었지만 ‘저출산’ 현상의 근본 원인에 대한 정책보다는 ‘출산지도’ 같은 ‘헛다리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저출산’은 사회ㆍ경제적으로 수많은 요인이 중첩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다 근원적이고 지속가능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행자부 홈페이지에 성토한 여성들의 항의처럼 정부는 여성의 몸을 ‘출산도구화’하여 저출산의 책임을 오롯이 여성 개인에게만 전가할 것이 아니라, ‘안심하고 맡길 보육시설’이나 ‘산부인과 분포’ 등 실질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