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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조교 때, 학과장으로 모셨던 교수님의 책장에 다음 제목의 책이 꽂혀져 있었다. ‘나는 날마다 이혼하고 싶었다!’.

당시에 미혼이었던 나는 책의 그 제목을 보는 순간, 너무나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얼마나 살기 싫었으면 이혼에 그것도 날마다·날마다 이혼을 하고 싶을까?

어느 남편이 쓴 그 책을 몹시도 낯선 느낌으로 펼쳐본 결론은 결국 자신은 이혼하지 않았다 라는 것이었다.

고등학교 때 만나, 8년만에 (그것도 2년 연상으로) 우여곡절 끝에 결혼한 큰처남 부부의 러브- 스토리는 한편의 작은 인간승리 이야기이다. 어린 나이 때부터 정말 눈꼴 사납도록 ‘죽자 살자’붙어 다니면서, 스스로들 초래한 내분(?)과 주위의 반대를 이기고 결국은 사랑의 골인을 하였었다.

신혼 초, 처남이 임신 한 처남 댁의 속을 어지간히도 태웠고, 뭐 이런 등등의 이유들로 인하여, 결혼 5년 동안 간간이 부부의 불협화음이 우리에게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뚱뚱한 체격에 어울리지 않게 입담이 걸은 처남이 몇일 전에는 다음처럼 일갈을 하였다. “매형네도 참 오래 살았지만, 저희도 참 지겹게 오래도 살았어요! 헤어질 때가 되었는데... 그러고 보면 매형이나 저랑 비위가 참 좋은 것 아니에요? 아직까지 이 양반들하고 같이 사는 것을 보면...”

그러고 보니 처남 부부가 연애 기간까지 합산하여 같이 지내온 시간이 무려(?) 13년이 되어가고 있다. “처남, 왜 그래! 농담이지? 연애 8년에 인간 승리로 결혼했으면 더 잘해주고 잘살아야지!”

그리고 뒤이어(나머지는) 내가 내 자신에게 마음속으로 말하였다.
‘...........!’

대학가에서 정말 흔치 않게 만나서 결혼, 즉 교수와 수강생 제자 사이였던 우리 커플은 어떠한가? 연애 기간 1년 가운데서 마지막 즈음에는 티격태격이 많았었다. 그리고 결혼! 개성과 자존심 등이 너무나 강한 두 사람의 특성에다, 고등학교 때부터 객지에서 혼자 자유분방하게 살아왔던 나의 습성 등이 개입되어, 우리의 불협화음은 하늘을 찔렀다.

부부 혹은 부모-자녀 관련 문제·분야의 교육에서, 나는 심심챦게/의도적으로 우리의 얘기를 한다. 그 가운데 나와 아내의 관계를 쉽게 묘사할 목적에, 부부 싸움할 때 우리의 모습을 ‘용호상박’(龍虎相搏)으로 얘기한다.

다소는 의아해 하는만큼 공감하는 사람들 가운데, 한번은 어느 부인이 강의가 끝난 내게 다음과 같이 물어서, 순간 너무나 당황하였다.

“그거 참 이상하네요! 저희 부부는 <용> 띠에 <호랑이> 띠가 아닌데도 왜 그리 싸우지요?” “<용호상박>이 그런 뜻이 아니고...” 라는 얘기와 더불어, 그 부인의 이 漢字成語에 대한 몰이해를 도와야 했지만 결례일 것 같아 생략하면서, 우리 부부에게 공감하는 그 부인의 심정을 헤아리려고 노력하였다.

그렇게 살기를 어-언(?) 10여 년, 아니 정확하게는 9와 2분의 1년! 그 사이, 우리에게는 제법 사내(수컷 ?) 냄새가 나는 아들도 한 명 있고, 거실에 걸려 있는 결혼식 때의 사진에 비해, 내 이마의 양쪽은 점점 더 위를 향해 벗기어져 가고 있다.

아내 또한 처녀 시절 허리 24인치에서, 집안이나 내가 보는 가운데 체중계에 잘 올라가지 않으려고 하는 세칭 평범한 아줌마가 되어오고 있다.

연애 기간을 포함하더라도 10년이 될까 말까하는 그야말로 치열하고 전투적인(?) 우리 부부간 삶의 여정에서, 새삼스럽게 지난 시간들을 되새겨 보련다. ‘처남 농담(?)대로 우리가 너무 오래 산 것인가! 정말 내가 비위(?)가 좋은 것인가, 아니면.....’

그렇게 그렇게 해서 부부로서 살아오는 동안, 절감한 것들을 고백 차원에서 드러내지 않을 수 없다. 우선은 지난 날 총각 시절, 교수님 연구실에서 발견한 책 제목 ‘나는 날마다 이혼하고 싶었다!’라는 것이 (그 때처럼) 결코 낯설거나 남의 얘기로만 여겨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미혼 시절, 하숙집 맞은 편 만화가게의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부부 싸움을 하여, 명색이 상담 관련 공부를 했다는 내게 하소연을 할 때마다, 아주머니를 몰아 부치는 내게 그 아주머니의 다음 말이 구구절절 맞아 떨어져 감을 느낀다. “정 선생, 여러 소리 할 것 없이 결혼해서 한 번 살아봐!”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되었던 (결혼 후 지난 10여 년 기간동안의 질적인 면의 참된 건강도 평가를 유보한 채) 소위 결혼 후의 최대 위기(예: 이혼) 시점이라 할 수 있는 3∼5년을 훨씬 지났음은 누구도 부인할 길 없다.

따라서 이전에 벌어졌던 부부간의 어떠한 장애나 문제 등이 다시 전개되다 못해, 그 보다 더 한 것들이 돌발적으로 닥친다 해도, 쉽게 그렇게 무너질 것 같지는 않다(그렇게 되도록 하고 싶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부부로서 (어찌되었든) 같이 달려왔던 (최소한의) 관성이 있으리라는 짐작 가운데, 그 관성을 계속해서 누적시키고 이어간다면....

이 같은 예측의 청신호는 있다. 아내도 다소 인정하고 있는 부분인데, 갈수록 우리 부부 싸움의 횟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알량한 내 자존심 세우기의 위세가 자꾸 줄어들고 있다. 내가 스스로 인정하고 시정하는 가운데.....

물론 지난 10여 년 부부관계 성상의 절대 공헌자가 아내임을 부인하지 않겠다. 연애 시절 사제지간의 호칭과 관계에서, 어느 순간 부부의 이름으로 그리고 점차 어린 아이(?) 같이 구는 내게 연인에다 부인처럼 때로는 누나(?)처럼 비춰지는 아내의 지난 성숙한 공노를 숨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성숙한 남편이 되어보려고 하는 의지와 노력을 다소간 감행해 오고 있는 바이다.

이제 남겨둔 욕심으로는 우리를 포함한 다른 부부들의 소위 롱-런(건강한 부부관계를 오랫 동안유지 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시작의 부부관계 롱-런을 다 포함)이다. 이 롱-런의 신비스럽고 완벽한 비결이 뭐 있으랴 하는 의심이 정확한 만큼, 그렇다고 전혀 없거나 ‘百藥이 무효이다!’ 라는 식은 결코 아니다. 즉 그 비결이란 지극히 인간·夫婦的이면서 생활
실천 차원의 것들이라 하겠다.

이와 관련하여「건강한 부부관계 유지 비결」 차원의 많은 것들이 왜 없으랴 마는, 호주의 에서 記事化된 내용인 『결혼의 법칙』 중, 한국 실정에 부합하는 것들을 선택하여 부연 설명(괄호 부분)하는 가운데, 그 최신 자료로서 살펴보고자 한다.

끝으로 내 자신부터 다음의 하나 하나를 끝까지 실천하는 가운데 롱-런 하기를 바라고 바란다. 어떻게 보면 ‘사랑은 언제나 初心을 잃지 않는 가운데, 항상 새롭게 다짐하는 것이다!’라는 내 나름대로의 정의가 크게 틀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기본적으로 깔면서...
【남자들은 혼인을 하기 전에 여자들에게 많은 약속을 한다. 그러나 결혼생활에서 정말 타협의 여지없이 “꼭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남편들이 자기 아내를 사랑하겠지만, 원활한 결혼 생활을 위해 ‘꼭 지켜야 할’ 약속들이 있다. 이 순간 이후 남편·남자들은 한번 굳게 다짐하고, 이를 실험해 보면 어떨까?】


  • 아내가 즐겨보는 연속극이 방영되는 동안에 기침을 하거나 코를 훌쩍거리거나 숨을 내쉬거나, 달리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나타내지 않기로 한다(⇒남편 스스로 인내를 가지고 연속극에 취미를 붙여 가면서, 그 전개 내용에 대해 공감하는 가운데 다정다감하게 얘기하라).

  • 아내가 차를 운전하고 있는 때는, 일단 아내를 믿고 “이 길로 가라 저 길로 가라!” 하면서 지시하지 않기로 한다((⇒조금 위험하더라도/죽음(?)을 각오한 채, 운전대를 전적으로 맡기고 지켜보던지 아니면 아예 잠을 자버려라!)).

  • 아내가 가사를 틀리게 노래해도 고쳐주지 않기로 한다((⇒마치 남의 아리따운 여자가 노래할 때 곁에서 무조건 호응해주기만 하는 태도를 보여라!).

  • 아내가 모두 똑같은 검은색 스웨터를 다섯 개나 입어보고 나서, “두 번째 것이 제일 좋다”고 할 때까지 말없이 그냥 지켜보기로 한다. 하지만 만약 아내가 마음을 바꿔서 네 번째 검정색 스웨터가 더 좋겠다고 말을 할 때, 이를 받아들일 마음의 자세를 갖추기로 한다 (⇒남편·남자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인내심을 발휘해야 할 때가 바로 이런 유사 상황인 쇼-핑 때 혹은, 화장하고 나서 외출할 때 등임을 유념하라!).

  • 직장·일터에서 하루 동안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자초지종 고해바친 뒤에, 가끔 “당신은 어떻게 하루를 보냈느냐?”고 묻기로 한다(⇒일면 아내들은 目的的 관계보다는 그냥 交感하고자 하는 대화나 생활을 원하는 수도 있으니, 이에 적극 부응하라. 아울러 잊지 않기를 ‘입술의 30초는 마음의 30년이다’했으니, 늘 기회 있을 때마다 마음을 열고 <여보 사랑해요!> 라는 등을 입술로 옮겨 말하라. 나아가 ‘無物이면 無誠이라’했으니, 간혹이라도 물질로서 그 誠意的 증거를 비추어라!).

  • 말다툼 끝에 들릴락 말락한 ‘미안해’나 고함에 가까운 ‘미안해’ 혹은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미안해’식의) 조건부 ‘미안해’중 어느 것도 사용하지 않기로 한다(⇒최소한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일방적으로 정말 싫고 빨리 어떻게/대충해서 상황을 벗어나고 싶겠지만, 이제는 진심으로 진지하게 “여보,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용서 해줘!” 라고 사과를 먼저 하라. 사실 해버리고 나면 후련하고 아무 것도 아닌데, 그 놈의 알량한 남자 자존심 때문에... 한편 이럴 때마다 꼭 기억하라. ‘지나친 자존심은 진실을 흐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