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24일(수) 오전 11시 30분 국회 앞에서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여성민우회 등 17대총선을 위한 여성연대가 모여 국회정개특위의 정치개악행위를 규탄하는 여성집회를 열었다. 이는 정치개혁특위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구 확대, 선관위 권한 약화, 선거자금 불투명 등 정치관계법 개악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여성들의 분노를 보여주고자 한나라당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엄청난 규모의 대선자금비리가 연일 터져 나오면서 국민들은 정치권에 대한 분노와 실망을 넘어 총선에 대한 기대조차 져버리고 극도의 정치적 무관심 상태가 되어가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종교, 여성, 학계, 시민사회단체의 참여자들은 정치개혁특위가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넘어 구제불능의 상태로 넘어갔다고 입을 모았다. 뿐만 아니라 정치개혁을 위해 가장 핵심적으로 요구해 온 사항들이 채택되지 않고 정치권에게 유리한 조항은 담합하여 추진한다면 정치개혁 무산을 규탄하고 더 이상 정치권에 정치개혁을 맡겨둘 수 없음을 엄중 경고했다.


설사 선거구 획정을 올해 안에 하지 못해 17대 총선일정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철저한 정치개혁 없이 어물쩡 넘어가는 것을 국민들은 더 이상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정치개혁특위는 오늘 회의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을 강력히 요청하였다.

기자 회견의 마지막 행사로 국회의원의 밥그릇 지키기를 규탄하는 '밥그릇 깨기 퍼포먼스'를 진행하였다. 이는 "국회의원들이 정치개혁법을 자신들의 잇속만을 챙기기 위해 난도질 한다면 아예 그들의 밥그릇을 뺏아버리겠다"는 의미로 각 단체들이 모아온 밥그릇을 일제히 발로 깨자, 근처 시민들과 취재온 기자들도 속이 후련하다는 표정이었다.

<지역구 늘리기, 날치기 통과 시도 규탄 여성집회 /총선여성연대 성명서>
정치개혁 외면하고 밥그릇만 챙기는 정개특위 해체하라
정치개악 중단하고 정치개혁 이행하라

우리는 그동안 정치개혁특위를 지켜보았다.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 정치개혁안을 수용하는 척하면서 시간만 끌다 결국 올 해안에 선거구획정을 끝내야한다는 이유를 대며 개악을 서슴치않고 있음에 여성들은 분노한다.

선거구 획정에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의원이 5명이나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는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격이다.

지역주의에 기생하는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3당은 야합하여 지역구를 늘리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국민의 개혁의 요구를 묵살하며 선거구 인구 산정기준을 아무런 원칙도 근거도 없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표결처리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지역구를 늘리려는 음모로 결국 또 다시 우리 사회를 망국적인 지역주의로 갈라놓으려 하고 있다.

지역구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려서 정책정당화를 통해 정치의 질을 높이는 것만이 고질적인 지역정치, 부패정치를 척결하고, 여성을 비롯한 정치에서 소외된 계층의 진출을 보장할 수 있는 길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권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할을 축소하고,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여 지역구를 늘리려 하고 있고, 여성의 정치적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 요구를 외면하며 기득권 지키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이러한 국회의원을 뽑은 우리의 손이 부끄러울 뿐이다.

17대 총선에서는 반드시 여성들의 염원을 한데 모아 깨끗한 선거를 통한 여성정치 참여 확대를 이루어 내기 위해 총선여성연대를 통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국회가 국민들과 우리 여성들의 요구를 철저히 외면한다면 우리 여성들은 모두 들고 일어나 반개혁적, 반여성적 정치개혁법에 대해서 결연히 싸워나갈 것이다.

다시 한 번 호소한다. 야 3당 야합을 통한 개악의 음모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의 정치개혁 요구를 수용하여야 한다.

전국 321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총선여성연대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 정치개혁안을 적극 수용하라
- 지역주의 획책하는 지역구 증원 반대한다.
- 밥그릇만 챙기는 정개특위 각성하라
- 정치개혁 외면하는 정개특위 각성하라


2003년 12월 24일
17대 총선을 위한 여성연대





이어서 이날 정오에는 여성단체들의 정치규탄 집회에 이어 정치개혁연대를 비롯한 394개 시민사회단체가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의 후안무치한 정치개악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지난 22일부터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모니터하면서 정치개혁안 통과를 위한 한나라당사 앞 노상농성을 전개하였고, 23일에는 '부패정치추방과 정치개혁실현을 위한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은 후안무치한 정치개악 시도를 중단하라!
지금 국회에서는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민주당과 자민련이 합작하여, 국민을 무시하는 추악한 정치개악놀음이 자행되고 있다. 기업으로부터 차떼기로 돈을 긁어모으는 불법을 자행하여 온 국민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한나라당은 이제는 오로지 자신들의 밥그릇만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정치 개악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요즘 시중에 유행하는 말처럼 '국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밥그릇 수호에만 앞장서는 정개특위 위원들은 즉각 사퇴하라!

12월 23일 국회 정개특위는 지역구 의석숫자만 일방적으로 늘리려는 선거구 획정안을 놓고 파행에 파행을 거듭했다. 이는 한나라당 등 야3당의 지역구 현역의원의 자기 밥그릇 지키기에만 골몰한 결과이다.

지역구 의원숫자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확대하자는 개혁안을 거부하고 오직 자신의 지역구를 지키고자 혈안이 된 각 정당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무엇보다 선거법 개정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국회 정개특위 위원으로 지역구 인구편차 조정과정에서 자기 지역구가 사라지게될 위기에 처해있는 의원들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납득할 수 없다. 이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진 선거법과 선거구제 논의가 어떤 명분을 갖을 수 있겠는가? 해당의원들은 정개특위 위원에서 즉각 사퇴해야 할 것이다.

정치개악 중단하고 정치개혁안 전면 수용하라!

이미 국회 정개특위는 한나라당 소속의원들을 중심으로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가 제출한 정치개혁안을 무시하고 개악으로 치달아가고 있다. 선거구제뿐만 아니라 정치자금투명성강화조치나 돈안드는 선거를 정착시키기 위한 선거법, 정당법 개정안마저 무시하고 오로지 기득권수호와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하여 정치개혁안을 난도질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냄비처럼 끓는 비난여론은 언제나 그렇듯이 그때뿐이며 이 고비만 넘기면 재선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 그들의 판단이 오판임을 이제는 국민의 힘으로 보여주는 방법밖에 없다. 전국의 제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의 이름으로 당신들에게 경고한다. 정치개혁안을 난도질하고 밥그릇 수호, 정치개악을 주도하는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소속의원들 당신들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고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다.

2003. 12. 24
부패정치추방과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비상시국회의 참여단체 일동




국회 정치개혁 특위는 26일 다시 열릴 예정이다. 이들이 정치관계법을 개악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회의원들의 파렴치한 행동 하나하나가 그들에게 '낙선'의 부메랑이 되어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유권자들의 기억과 감시가 더없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