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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자치선거를 앞두고 최근 국회에서는 정치관계법을 어떻게 개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이 보여준 실망스러운 작태 때문에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사그라들진 않지만, 그래도 나라의 큰 살림을 다루는 정치가 어떻게 짜여지는가에 따라 우리의 작은 살림도 크게 영향 받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치에 아예 무관심해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실 그동안 나라의 큰 살림은 주로 남성들의 영역이었다. 가정의 살림도, 지역 내 교육문제, 환경문제 등 지역 공동체의 실제 살림을 다루는 것도 주로 여성인데 공식화된 큰 살림만은 남성들의 몫이었다. 2005년 정치부문의 여성비율은 국회의원은 13%(39명), 기초자치단체장 0.4%(2명), 광역의회 9.2%(63명), 기초의회 2.2%(77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국회의원은 16대 국회까지 고작 5.86%(16명)에 그쳤지만 2004년 총선 당시 여성운동계가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를 띄워 대대적인 여성 국회의원 당선운동을 펼친 결과 13%로 늘어난 것이다.

17대 총선결과가 발표되자 언론들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라 평가했다. 여성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절반을 웃도는 상황에서 여성 국회의원 13%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라면 그동안 여성들이 나라의 큰 살림살이에서 얼마나 배제당해 왔는지 느끼고도 남을 일이다.

나라의 큰 살림살이에서 여성이 배제되어온 결과는 매우 크다. 살림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곳간 열쇠를 갖고 있듯이, 국가 예산에 여성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왔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 2002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보육예산과 영유아복지 예산을 모두 포함하고도 2002년도 중앙정부 예산중 여성관련 예산의 비율은 고작 0.28%였다. 2005년 여성부의 일반회계 예산은 복지부로부터 보육업무를 가져와 보육예산을 포함하였음에도 전체 정부 예산의 0.49%에 불과하다.

가정의 살림처럼 나라의 큰 살림도 돈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제한적이다. 현재 여성노동자의 70% 정도가 비정규직이고, 이들의 임금이 남성 정규직의 40%에 머무르며, 임신·출산으로 인한 해고와 입직과 승진 과정에서의 여성차별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보살핌과 돌봄의 역할을 여성이 전담함으로 인해 여성이 많은 기회를 제약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여성을 위한 정책과 예산이 크게 늘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와같이 여성의 비율이 현저히 낮은 정치구조로는 이러한 여성들의 상황을 바꾸기 위한 요구들을 제대로 정치에 수렴시킬 수 없다.

문제는 어떻게 바꿀 것인가이다. 문제를 푸는 핵심 중 하나는 여성들이 나라의 큰 살림살이에 들어가는 것이고, 나라 곳간 열쇠에 대한 권리를 찾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선거판은 여전히 돈 많은 사람, 학연·지연에 능한 사람, 그리고 남성들이 우월한 불공정 경쟁 시장이다. 당연히 여성들은 이러한 불공정 경쟁시장에서 승리하기 힘들다. 경쟁이 불공정하다면, 당연히 동등한 출발선을 보장하고 공정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국민들의 다양한 의사를 수렴하기 위한 대의제도라면, 이러한 목적을 가장 잘 충족시키기 위한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동안 여성운동계는 여성할당제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확대를 주장해왔다.

여성할당제를 통한 진출은 단지 여성에게도 한 몫을 달라는 의미가 아니다.
여성의 정치 진출은 그동안 정치에서 소외당해왔던 여성과 장애인, 그리고 사회적 소수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과정이다. 이는 왜 정치가 아이들의 교육, 우리의 건강한 생존을 위한 환경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은지, 보살핌과 돌봄을 사회가 공동으로 분담하지 않고 왜 여성에게 전담시키는지, 그리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혹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왜 차별을 당해야 하는지를 묻고 이에 대한 해결을 국가적 차원에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정치관계법을 고쳐가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치관계법 개정논의에 여성운동계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정치관계법 개정 초안이 논의되는 국회 정치개혁협의회에 참여하였고, 여성계의 의견을 모아 정치관계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그리고 이후 5월 31일 ‘성 평등한 지방의회,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통해 정치관계법 개정 요구안을 구체화해갈 계획이다.

정치의 판을 새롭게 짜기 위한 정치관계법 개정논의와 향후 운동에 대한 여성 여러분들의 관심을 기대한다.
(이후 진행되는 정치관계법 개정 요구안에 대한 설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2006 지방자치선거 제도개선 토론회>
성평등한 지방의회, 어떻게 만들것인가?
주최 : 대한YWCA 연합회,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의회를사랑하는사람들,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한국여성정치연구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일시 및 장소 : 2005년 5월 31일(화) 오후 2시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강당

내용

- 제안발제 : 지방자치의회 여성 대표성 확대를 위한 제도개혁 논의 경과와 쟁점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 패널 토론
· 열린우리당
· 한나라당
· 박인수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위원장
· 새천년민주당
· 김민정 서울시립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윤종빈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전성환 한국YMCA전국연맹 정책기획실장
· 추경숙 도봉구 의원

- 전체 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