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에도 성적 자기 결정권을 인정한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

by 여성연합 posted Aug 2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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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부부간의 강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 이래로 부부간의 성적 자기 결정권은 인정되지 않는 것이 법률적인 통념이었다. 그러나 8월 20일에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2부에서는 성관계를 거부하는 아내에게 폭력을 쓰며 강제추행을 한 남편에게 유죄를 인정하여 부부간 강제추행치상죄를 선고함으로써 지난 대법원 판결이 사실상 실효성을 상실하게 되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부부사이라 하더라도 성적자기결정권을 포기한 것은 아니며,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한 행위로서, 부부간에는 다른사람이 간섭할 수 없다는 특성에 의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는 부부 사이에서도 아내가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폭력을 이용하여 추행한 상황을 성폭력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러한 재판부의 판결에 대하여 많은 여성단체들은 부부간에도 원치않은 성적 행위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법원이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성폭력을 당하지 않을 권리는 남녀 모두의 기본적인 인권이므로 부부 서로가 동의하지 않는 성관계는 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등 4개 여성단체는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여성인권법소위원회를 꾸려 성폭력특별법과 가정폭력방지법 등 관련 법 개정 논의를 진행중이며 개정안을 작성해 오는 9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금 진행 중인 개정 작업에서 진행될 성폭력특별법 개정안에는 아내 강간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남성도 성폭력 피해자가 될 수 있으므로 성폭력 피해자를 부녀자로 한정한 현행 법조항도 수정될 계획이다. 또한 강간죄를 성기 삽입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형법 조항도 개정 내용에 포함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