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권

여성연합 2005.04.04 조회 수 3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서울 하월곡동 성매매 집결지 화재사건으로 숨진 여성 5명의 장례식이 4월 4일 오전에 이들이 스러져간 성북구 하월곡동의 성매매집결지 화재 참사 현장에서 치러졌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지난 3월 27일 서울 하월곡동 성매매 집결지 화재사건으로 숨진 여성 5명의 장례식이 4월 4일 오전에 이들이 스러져간 성북구 하월곡동의 성매매집결지 화재 참사 현장에서 치러졌다.

▲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 살풀이춤이 가족들이 오열하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발인은 이날 오전 7시에 참사에 희생된 5기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고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서 가족들이 오열속에 치러졌다. 시신을 운구하고 장례식장으로 향하던 가족들은 전 날 "책임자 처벌",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기 하기 위해 들렀다가 문전박대를 당했던 서울시청을 다시 들러 시청광장을 돌며 서울시 및 관계당국의 책임있는 자세와 진상규명을 촉구하였다. 이 과정에서 유가족들은 "억울해서 못살겠다, 생떼같은 내 새끼 목숨 끊어 놓고, 아까운 내 새끼 살려내라"며 울부짖어 가족들의 깊은 한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유가족들의 모습 속에서도 시청 관계자는 보이지 않았고, 여전히 시청 정문은 굳게 잠겨진채 셔터가 내려와 있었다.


▲ 경찰청, 여성부, 서울시, 소방청 등 관계당국의 철저한 성매매 피해 여성보호를 촉구하고, 이들의 책임을 묻는 여성연합 남윤인순 상임대표  ⓒ 한국여성단체연합
오전 10시경에 가족들의 오열 속에 화재 참사 현장인 장례식장에 시신들이 도착했으며 화재 현장이었던 건물 앞에는 젊은 나이에 스러져간 넋들이 영정으로 남아 건물앞에 놓여있었다. 유가족과 여성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의 애도객들이 둘러싼 가운데, 이들은 "죽어서야 성매매를 벗어날 수 있는 이들의 희생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장례식에 참석한 이경숙·유승희 열린우리당 의원,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도 영정을 바라보며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장하진 여성부 장관은 침울한 표정으로 헌화를 마쳤다.

검게 그을린 화재 현장 앞에 차려진 임시 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의 영정과 함께 촛불이 켜졌다. 그 뒤로는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성매매 대책 강구하라'는 현수막이 펼쳐졌다.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 살풀이춤이 펼쳐질 때 유가족들의 울부짖음은 거세졌다

▲ 장례식에 참석하여 헌화하고 있는 국회의원들  ⓒ 한국여성단체연합

"이제 아무리 기다려도 너에게 전화가 오지 않는구나. 널 오랜만에 만나면 꼭 안아주려 했는데…. '오빠 대학교 졸업은 반드시 내가 시켜줄테니 아무 걱정 말라'던 너의 말이 자꾸만 생각난다. 많이 미안하다. 이제 너를 자유롭게 놓아주려 한다. 따뜻한 곳에서 행복하길 바란다. 살아있을 때 한번도 말 못 했는데 사랑한다. 많이 보고 싶을 거다."

여동생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현장 앞에서 마지막 편지를 읽는 오빠는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검은 옷을 입은 유가족들은 "내 딸아, 내 딸아"를 울부짖으며 땅을 쳤다.

▲ 장례식을 마치고 가족들의 품에 안겨 영정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희생자들  ⓒ 한국여성단체연합

장례식에서는 2004년 군산개복동 화재 참사 유가족들의 추도의글이 발표되기도 했다. 같은 화재 참사를 당한 피해 유가족으로서 불꽃 속에서, 연기 속에서 겁에 질려 숨져간 희생자들의 고통을 되새기며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세상에 없도록 힘을 합해 세상에 함께 맞서가자는 다짐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한 이 글에서 유가족들은 다시는 없어야 할 이러한 인권유린의 참사가 또다시 발생한 사실에 대한 망연자실하고, 분노하였다.

이날 장례식에 참석한 이들은 화재 현장을 둘러보며, "정말 이렇게까지일 줄은 몰랐다", "도데체 행정당국은 이런 성매매업소의 현황을 몰랐을리가 없다, 좀더 단속을 강화하고, 실효성있는 성매매방지법의 집행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으며, "2000년 대명동, 2004년 개복동 화재참사로도 모자라 어린 목숨들이 얼마나 더 희생을 당해야 하느냐"며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