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권

 

[기자회견]

 

 "동아제약은 채용성차별 해소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내부 성차별을 점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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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1. 3. 15, 월요일, 오전 11시 
-장소 : 동아제약 본사 앞 
-주최 :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기자회견 개요

◯ 사회 : 정슬아 |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장
◯ 진행순서

 

❚연대발언

 

발언1. 면접에서의 성차별적 발언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홍시내, (사)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사무차장(공인노무사))

 

여성들은 채용, 임금, 승진, 퇴직의 전 과정에서 차별을 경험합니다. 그 중 채용·면접 과정에서의 차별은 여성노동자를 입직 단계에서부터 배제하는 것으로, 노동시장진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여, 여성에 대한 차별을 더욱 공고히 합니다.

면접과정에서의 성차별적 발언은 ‘결남출’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만연 해 있습니다. 여성면접자에게 결혼이나 출산계획을 묻고, 계획이 있다고 하면 근무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 평가하고, 계획이 없다고 하면 가족과 출산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자기주장이 센 이기적인 사람으로 평가합니다. 2030 여성청년들은 어떤 답을 하더라도 부정적인 평가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동아제약의 군 관련 발언도 마찬가지입니다.

면접과정에서 특정 성 에게만 질문을 하지 않거나, 차별적인 질문을 하는 것은 입사지원자들이 흔히 인식하는 면접과정상 차별입니다. 남성 면접자 2명과 여성 면접자 1명이 있는 자리에서, 남성 면접자들에게 군대에서의 경험을 질문한 후, 여성 면접자에게 군대를 다녀온 남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 사이에 임금을 달리하는 것에 대해 질문하고, 군대에 갈 생각이 있는지 재차 질문하는 것이 정말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입니까? 이는 명백히 남성 군필자에 대한 우대이고, 여성 면접자에 대한 배제이며, 직무수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질문으로 여성지원자를 위축시키는 것입니다.

동아제약은 채용공고에 ‘남성 군필자를 우대’한다고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면접 전형에서의 차별적 질문과 면접관의 태도는 남성 군필자를 우대하겠다는 직접적인 메시지로 읽힐 수밖에 없으며, 면접 차별의 중요한 근거라 할 것입니다.

당시 면접관은 일개 면접관이 아닌, 동아제약의 인사 전반을 아우르는 인사팀장이었습니다. 단지 면접관 개인의 일탈행위로 볼 수 없고, 이후 동아제약이 제시한 채용성비에 관한 자료를 통해서도 동아제약의 인사제도 전반에 성차별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습니다. 이렇듯 면접단계에서의 차별의 근거가 직접적인 만큼 해당 면접의 결과가 차별이 아니라는 점을 동아제약이 입증하시기 바랍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입증책임을 사업주에게 부여하고 있습니다.

채용 시 제대군인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는 위헌판결로 사라졌고, 군 복무기간을 경력으로 인정하여 호봉을 부여하는 것에서 나아가 승진기간 단축 등 지속적으로 여성노동자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관행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행정해석도 존재합니다. 얼마 전 정부에서도 이러한 관행을 시정하도록 지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군필자에 대한 임금 우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새로운 인사제도에 대한 의견을 묻고자 했다’ 는 동아제약의 변명은, 그 자체로 동아제약의 인사정책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이고 성차별적인 것인지 그대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채용상 성차별은 여성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입니다.

그럼에도 면접 과정에서의 성차별적 발언은 여전히 법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언제까지 면접에서의 성차별적 발언을 방치할 것입니까. 동아제약의 차별행위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나아가 면접과정에서의 성차별적 질문에 대해 개선권고사항으로만 둘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차별행위임을 인정하는 적극적인 해석을 통해 실제 채용의 현장에서 남녀고용평등법의 취지가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동아제약의 채용 및 인사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과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발언2. (서울여성노동자회 교육팀장)

 

안녕하십니까 서울여성노동자회 활동가 여름입니다.

저는 ‘노동존중사회 실현이 꿈이라고 하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채용성차별에는 눈 딱 감고 있는 고용노동부의 직무유기’를 성토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할 일 안 하는 고용노동부 때문에 우리 사회가 얼마나 뒷걸음치고 있는지 고용노동부는 알아야 합니다.

2021년 3월 6일, 유튜브채널 ‘네고왕2’ 동아제약 편에 달린 댓글로 2020년 동아제약 채용면접 당시 성차별이 있었음이 알려졌습니다. SNS를 통해 이 사실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나도 성차별을 당했다는 증언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습니다.

- 상사의 불필요한 스킨십이 있으면 어떻게 할 거냐?

-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한다면 어떡할 거냐?

- 커피를 타오라고 하면 타올 거냐? 등 저질스러운 질문을 듣고 답해야 했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 미투 때문에 여자는 채용하지 않는데 그냥 한번 불러봤다고 했습니다.

- 미투는 남성의 잘못으로 발생한 일이 아니냐 되묻자, 사전에 미투를 방지하기 위해 여성은 안 뽑는다는 답이 되돌아왔습니다. 덧붙여 미투 때문에 회식도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 결혼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 그렇다고 답하자, 면접관이 ‘여자들은 결혼하고 애 낳고 금방 회사를 관둬서 문제’라고 했습니다. 이에 해당 면접자가 아이는 낳을 생각이 없다고 답하자, 남자친구는 이 사실을 알고 있냐며, 그래도 아이는 낳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습니다.

- 심지어 대기업 그룹면접에서 남성에게만 주요 질문이 주어지고, 여성에게는 전체 공통 질문밖에 주어지지 않아 면접 내내 병풍처럼 앉아 있다 왔다고 합니다.

위에 나열한 질문 중 ‘직무수행과의 연관성’, ‘개별 면접자의 능력치’, ‘이전 경력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 단 하나라도 있습니까? 모두 업무관련성이 없는 성차별적 질문들입니다.

SNS와 여성 중심의 커뮤니티를 10분만 서치하면, 이처럼 성차별 면접을 경험한 여성들의 수많은 증언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면접과정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여성들은 성차별적이고, 폭력적인 질문을 감내해야만 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공분했습니다. 그러나 동아제약은 사건이 불거진 후 지금까지, 무엇이 잘못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여성노동자회 고용평등상담실로 접수된 채용성차별사례도 있습니다.

- 면접에서 남성상사와 출장을 가게 되면 어떻게 할 거냐, 숙소를 두 개나 잡으면 비용이 두 배로 드는 것 아니냐 등의 질문을 들었는데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

- 채용공고에서 같은 직무로 인력을 뽑는데 성별에 따라 임금을 다르게 격차를 보았다며, 이런 기업의 행태에 조치나 제지를 가할 방법이 없는지를 상담해왔습니다.

- 남성만 채용한다는 공고가 올라와 익명제보를 했는데, 채용글만 삭제되고 이후 어떤 조치가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었던 사례도 있습니다.

- 서울여성노동자회가 법적으로 금지된 ‘성별에 따른 임금차별 채용공고’를 올린 기업을 고용노동부에 신고했으나, 고용노동부의 처리는 해당 기업이 채용공고를 내리게 하는 것에 그친일도있습니다. 조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서울여노가 재차 확인하자 ‘회사가 제출한 서류상 임금에서 남녀차등이 확인되지 않아서, 채용성차별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답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채용성차별이 의심되는 사례를 인지하였다면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성차별 해소를 위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어야 합니다. 권한을 가진 고용노동부가 법 위반을 관리감독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누가 할 수 있습니까?

우리는 이미 2017년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채용성차별을 시작으로 금융권의 채용성차별을 목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법을 어긴 기업에 내려진 처벌은 고작 벌금 500만원에 그쳤습니다. 이후 고용노동부가 ‘고용상성차별 익명신고센터’를 만들었지만, 제대로 조사가 이루어지는지, 성차별 기업에 대한 제재나 관리감독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이번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피해 당사자가 올린 글을 보고, ‘한 문장도 버릴 게 없다’, ‘속이 다 시원하다, 동아제약은 이 글을 필사해라’, ‘성차별 기업에 가기엔 아까운 인재다’ 등의 반응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저 역시 비슷한 감정을 느낀 한편, 이처럼 당차고 용감하고 똑똑한 여성들을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에 씁쓸함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한 여성의 용기로 동아제약의 채용성차별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고용노동부도 사안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였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바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십시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면접, 채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십시오!

이번에도 나서지 않는다면 명백한 직무유기입니다. 제발 더 이상 눈 가리고 아웅하는 일이 없이 적극적인 조사와 시정으로 성차별 없는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해 앞장서십시오. 우리가 끝까지 지켜볼 것입니다.

 

발언 3. “채용성차별, 이번에야말로 뿌리 뽑아야 할 때”(김유리, 전국여성노동조합 조직국장)

 

안녕하십니까. 전국여성노동조합 김유리 조직국장입니다.

평소 즐겨보던 유튜브 방송의 답글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여성면접자에게만 차별적인 질문을 한것도 모자라, 사과글에는 이를 불쾌한 질문이라 표현한 것까지. 아주 명백한 채용성차별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에 분노한 여성들은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여성에게 생리대는 팔겠지만, 채용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며 동아제약 제품들을 공유하고, 이번에 네고된 생리대도 환불하는 등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채용성차별이 어찌 이번만 있었던 일이었겠습니까? 그동안 숨 쉬듯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부당한 채용성차별을 겪어도 여성들은 어디에도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취업준비생으로서 약자의 위치에 있기에 '혹시나 나의 취업의 길이 닫히지는 않을까, 업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진 않을까?' 혼자 고민하고 끙끙 앓다 제대로 대응도 못 해보고 마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용기 내 고발한 사례도 있습니다. 앞서 말한 한국가스공사와 금융권의 채용성차별은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였지만 그 대가는 고작 벌금 500만원이 끝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내버려 둔 결과가 결국 동아제약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청년, 여성들의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위축된 고용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철문을 뚫고 면접까지 가지만, 성차별적 질문을 넘어 사상검증까지 받아야 합니다. 남성들은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질문을 공부할 때, 여성들은 성차별적 질문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들이 원하는 답변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여성노동자들은 채용준비부터 채용이 된 이후까지 부당한 차별과 싸워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번 동아제약의 채용성차별을 고발한 피해자분의 용기에 힘을 얻어 지금도 자신의 채용성차별 경험을 말하는 여성들의 증언이 연거푸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채용성차별을 뿌리 뽑고 다시는 이런 사태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 책임의 주체로 고용노동부와 국회가 책임을 지고 나서야 합니다. 동아제약 또한 이 사태의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부당한 채용성차별을 증언하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의 용기에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 특히 동아제약의 채용성차별을 고발한 피해자분의 용기에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당신들의 목소리가 여성노동자들의 차별을 해소하고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전국여성노동조합과 채용성차별공동행동이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발언4.(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

 

정의당 국회의원 장혜영입니다. 일주일 전 오늘을 기억하십니까? 지난 월요일은 3.8 여성의 날이었습니다. 생존권과 노동권을 상징하는 빵, 그리고 참정권을 상징하는 장미 모두가 여성에게는 필요하다고 우리는 외쳤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용기 있는 한 여성이 얼마 전 자신이 겪은 채용 성차별을 폭로했습니다. 동아제약의 채용 성차별 사건의 전모가 그렇게 우리 사회에 알려졌습니다. 채용 성차별 문제 제기에 대한 동아제약의 대응은 지루할 정도로 판에 박힌 핑계와 회피로 가득합니다. 유튜브 영상 댓글 창에 동아제약 최호진 사장의 명의로 달려있던 사과문 그 어디에도 문제의 본질인 성차별에 대한 인식과 반성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동아제약은 문제를 회사의 구조적인 성차별 관행이 아닌, 면접관 개인이 면접 매뉴얼을 벗어난 문제로 축소하고 호도하였습니다. 또한 사과의 초점을 동아제약의 채용 성차별 관행이 아닌 지원자의 불쾌함에 둠으로써 성차별을 동아제약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원자 개인의 감정 문제로 바꿔치기 하였습니다. 그 이후의 해명도 점입가경입니다. 2021년 현재 여성에 대한 생활 각 영역에서의 구조적인 차별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고용 영역에서의 차별은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이런 차별에 맞서는 시민들의 싸움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1987년에는 민주화만 있었던 게 아닙니다.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된 것도 1987년의 일입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는 이렇게 명시하고 있습니다.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 여성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는 그 직무 수행에 필요치 않은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조건을 제시하거나 요구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 법이 제정되고 34년이 지난 지금 이 법은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합니다. 채용 과정에서 아무리 부당한 성차별적 발언이 자행되더라도 이것이 실제 탈락사유였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으면 이 조항은 실효성이 없습니다. 설령 증명한다 하더라도 처벌은 벌금 500만 원에 불과합니다. 이 역시 실효성을 담보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채용 절차법이 있지만, 이 또한 구직자가 제출하는 채용 서류 등의 방안을 골자로 하기 때문에 채용 면접 과정에서 일어나는 성차별적인 발언을 포괄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법에도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 조항에 의하면, 고용 관련해서 특정인을 우대하거나 배제하거나 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금지해서 시정을 권고할 수 있지만 이 역시도 권고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고용 영역에서 여성에 대한 성차별을 효과적으로 실효성 있게 방지하는 입법은 여전히 미비합니다. 입법부의 일원 모두가 큰 책임을 느껴야 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서 여성의 일자리 위기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한국 여성 정책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절반에 가까운 여성 노동자들이 현재 일하던 곳에서 휴업·휴직·해고 등을 직간접적으로 겪고 부문휴업이나 무급휴직·임금삭감 등의 조치가 이루어질 때, 우선적으로 여성을 대상으로 성차별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우리 사회가 경제위기를 겪을 때마다 성별 불평등이 다시 심해지던 과거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동아제약의 채용 성차별 문제를 성평등 노동을 확립하는 변화의 빗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동아제약에 요구합니다.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지 않으면 해결은 바랄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기업 내에 박혀 있는 구조적인 성차별입니다. 문제를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하며 피해자와 국민 앞에 정확히 사과하십시오. 다시는 이런 잘못된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전면적인 개선책을 강구하고 성평등한 채용과 인사 제도 확립을 약속하십시오.

 

고용노동부에 요구합니다. 채용 성차별이 발생했으나 문제를 제대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동아제약을 신속하게 근로감독하십시오. 철저한 사업장의 관리 감독을 통해서 차별을 시정하고 예방 조치를 단행하십시오. 그렇게 재난 시기에 성평등 노동의 기강을 세우십시오.

 

국회는 이슈가 있을 때마다 대책을 쏟아 놓는 듯하지만, 실제로 실효성 있는 해결책은 정쟁의 뒤로 은근슬쩍 유아무야 미뤄 왔습니다. 고용 영역에서 성차별은 방 안에 코끼리와 같습니다. 방 안에 코끼리가 들어앉아 있고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는데, 아무도 제대로 손쓸 생각을 하지 않고 방치해 왔습니다. 이제 더는 안 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87년에 만들어진 남녀고용평등법은 여성들을 고용 성차별, 채용 성차별로부터 보호하지 못합니다. 현존하는 법제도가 채용 성차별을 제대로 규제하지 못한다는 점이 명백해졌습니다. 실효성 있는 입법 보완을 위한 노력이 절실합니다. 그 첫걸음은 채용 성차별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심각한지를 드러내는 것부터 일 것입니다. 저와 정의당은 대책 입법을 마련하는 데 적극 매진하겠습니다. 반드시 성과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여성 여러분, 지치지 마십시오. 싸우는 우리가 기필코 변화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사자 발언 | 동아제약 채용성차별 사건 피해당사자 _발언문 대독

 

성차별을 성차별이라 부르지 못하는 동아제약은, 17세기에 살고 있는 홍길동입니까.

지난 일주일 동안 저는, 동아제약이 피해자인 저를, ‘탈락하여 분풀이를 하는 사람’ 정도로 취급하기 위한 술수를 쓰는 것을 보며 깊은 환멸감을 느꼈습니다. 동아제약은 여성들이 현실에서 겪는 차별과 불평등은 쾌·불쾌의 영역이 아니며, 단순히 성차별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명백한 성차별임을, 그리고 그러한 성차별을 고작 이런 식으로 치부해 지나가려 했다는 것을 인정하십시오. 동아제약이 자행한 것이 성차별이 아니면, 이 세상의 대체 무엇이 성차별입니까.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조 2항 가목은 ‘고용과 관련하여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여성가족부와 10개 경제 단체가 함께 제작한 ‘성평등 채용 안내서’에 따르면, ‘성평등 채용’을 위해서는 면접 과정에서 성별을 이유로 질문 사항을 달리하지 않아야 하고, 특정 성별에게만 유리하거나 불리한 주제에 대해 질문하지 않아야 하며, 특정 성별의 지원자에게만 답변 기회를 더 주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국가에서 말하는 ‘성평등 채용’이란 이러한 것인데도 동아제약은 정녕 해당 면접이 ‘성평등’한 면접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동아제약은 들으십시오. 해당 직무 최종 합격자 중 여성이 몇 명이든, 그것은 이 사건과 하등 관계가 없습니다. 평판이 좋은 학교라고 하여 학교 폭력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고, 존경받는 정치인이라 하여 성범죄를 저지르지 말라는 법이 없듯, 동아제약이 해당 직무에서 여성을 몇 명을 뽑았든, 여성 친화적인 기업이든 아니든, 2020년 11월 1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1시까지, 그 30분 간의 면접에서 성차별이 자행되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90년된 중견기업이 그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이토록 개인과 싸우는 모습을 보니, 이제는 과거 제가 동아제약에 입사 지원서를 제출했었다는 사실조차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동아제약은 들으십시오. 우리는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입니다. 해당 질문이 ‘성차별적 오해’를 불러일으킨 질문이 아니라 명백한 ‘성차별’ 질문임을 인정하십시오. 여성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여성의 돈은 필요하지만 여성에게 성차별은 하고 싶다는 동아제약은, 잘못을 인정하고 저에게, 그리고 저와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여성들에게, 진정성있게, 그리고 제대로 된 사과문으로 똑바로 사과하십시오. 이러한 차별에 우리는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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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후에는 동아제약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공개의견서를 전달하였습니다. 

 

[공개의견서]

 

동아제약은 채용성차별에 대해 공식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고,

노동부는 동아제약 채용성차별 사건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

 

동아제약의 채용성차별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지 1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동아제약은 아직도 공식적인 사과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최호진 사장이 유튜브 댓글 및 사내 이메일 등을 통해 “면접관 중 한 명이 지원자에게 당사 면접 매뉴얼을 벗어나 지원자를 불쾌하게 만든 질문”을 했다면서 두루뭉술하게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것이 전부입니다. 이러한 사과문에는 이번 사안이 ‘채용성차별’이라는 최소한의 인정도 재발방지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사건 당시 동아제약 측은 면접 과정에서 남성 지원자에게 군대 경험을 자세히 질문한 뒤 여성 지원자에게 “여자는 군대에 안 갔으니까 남자보다 월급 덜 받는 거는 어떻게 생각하냐”, “군대 갈 생각 있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는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남녀고용평등법 제 7조를 명백하게 위반한 사안입니다.

그러나 동아제약은 해당 사건을 “지원자를 불쾌하게 만든 질문”으로 표현하고, 해당 면접자(인사팀장) 징계 사유는 “부적절한 언어 사용”으로 규정하는 등 ‘채용성차별’이라는 사건의 본질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어진 해명은 더욱 심각합니다. 최호진 사장은 해당 질문의 의도에 대해서 “군필자 신입 초임 가산제도에 대한 이슈가 논의 중”이었으며, 이에 대한 면접자들의 의견을 듣고자 했다고 밝혔습니다. 면접 과정에서 내부 인사제도에 대한 의견을 듣는다는 설명도 빈약하기 짝이 없고, 이미 1999년에 위헌 결정이 난 군필남성을 우대하는 시대착오적 인사제도를 검토했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분노와 슬픔을 넘어서 허탈한 심정마저 느낍니다.

또한 동아제약 측은 언론을 통해 ‘내부의 성평등한 면접 매뉴얼’의 존재를 피력하고 지난해 채용성비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서둘러 해당 면접관에 대해 징계처분을 내렸습니다. 동아제약에는 문제가 없으며 면접관 개인의 잘못이라고 주장해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입니다.

그러나 동아제약이 급히 공개한 채용성비는 성차별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특정 직무에만 여성을 채용하는 성차별 관행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응으로 채용 성차별 사건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동아제약의 인식 수준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채용성차별 사례를 세상에 밝힌 피해 당사자는 이러한 대응에 대해서 “‘불쾌’라는 단어로 갈음될 만한 일이 아닙니다”라고 했습니다. 또한 “동아제약이 여성 몇 명을 채용하였든 해당 직무의 최종 합격자 성비가 어떻게 되든, 제가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성차별을 당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본 사건이 성차별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이러한 피해 당사자의 주장에 많은 여성이 공감과 지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사회관계망을 통해 자신이 겪은 채용성차별을 증언하고, 동아제약 대체품 리스트를 공유하며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렇게 뜨거워진 사회적 공분은 결국 동아제약의 잘못된 대응이 거듭된 결과입니다.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은 동아제약 채용성차별 사건의 피해자와 수많은 여성의 용기와 분노에 연대하며, 동아제약과 노동부에 공개의견서를 보냅니다.

 

동아제약은 면접과정에서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에 위배되는 채용성차별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피해 당사자가 요구한 대로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더불어 이번 채용성차별 사건으로 인해 불안과 좌절, 분노를 느낀 청년여성들에게도 함께 사과해야 합니다.

 

동아제약 채용성차별의 피해 당사자는 입장문에서 “진정성 있는 공식 사과문”을 “동아제약 채용 홈페이지 메인에 보름 이상 게재”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피해 당사자가 요구한 진정성 있는 공식 사과문의 첫 번째 요건은 “해당 질문이 성차별 질문”임을 인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지극히 정당한 요구사항입니다. 해당 사건이 성차별이라는 본질을 모른 척 하는 상황에서 어떤 반성과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사건을 진지하게 사과하지 않고 넘어가려는 동아제약의 재발방지 대책을 누가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피해 당사자 한 사람을 향한 사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청년여성들에 대해서도 함께 사과해야 합니다.

앞선 사과문에서 최호진 사장은 “고객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두루뭉술하게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접한 청년여성들이 경험한 것은 단순한 ‘심려’가 아닙니다. 언제든 채용성차별의 피해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과 좌절, 분노와 슬픔입니다.

동아제약은 해당 사건을 성차별로 명시하고, 피해 당사자를 비롯한 청년여성들에게 공식 사과해야 합니다. 이는 동아제약 채용성차별로 인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와 청년여성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이후 동아제약의 채용성차별 문화와 제도를 개선하는 변화의 첫걸음입니다.

 

동아제약은 채용성차별 관행 해소를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채용뿐 아니라 배치·승진 등 사업장 내부의 전반적인 고용성차별에 대해 점검하여야 합니다.

 

채용성차별은 해당 사업장에서 다양한 고용성차별이 벌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입니다. 인사의 시작인 채용 단계에서부터 성차별이 벌어지는 조직에서 이후 인사절차가 성평등하게 진행되리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동아제약은 채용, 업무배치, 교육 기회, 승진, 임금 등 전반적인 고용성차별에 대해 전면적인 점검에 나서야 합니다. 이를 통해 조직의 제도와 문화 전반에서 성차별 요소를 검토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특히 채용의 경우 더욱 강화된 매뉴얼을 수립해 모집부터 최종 선발까지의 전 과정을 성평등한 절차로 진행하도록 제도를 대폭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여성 고용을 확대하고 성별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 조치를 도입해야 합니다.

바뀐 제도를 제대로 실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동아제약은 해명 과정에서 “성차별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질문, 인격 모독 등 하지 말아야 하는 내용이 담긴 면접 매뉴얼”의 존재를 강조했습니다. 인사업무를 총괄하는 인사팀장이 이같은 매뉴얼을 어겼다는 것은 그 동안 동아제약의 채용 관련 매뉴얼이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동아제약에 성평등한 조직문화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새로 개선되는 성평등 채용·인사제도에 대해서는 꾸준히 실행 여부를 점검하고 보완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것이 최호진 사장이 밝힌 ‘재발방지대책’의 기본일 것입니다.

 

노동부는 동아제약 채용성차별 사건에 대해 즉각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합니다.

 

노동부 역시 이번 사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채용성차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여러 기업의 ‘관행’으로 지속되어 왔습니다. 이미 알려진 바대로 공공기관, 은행, 방송 등 수많은 기업에서 구조적으로 채용성차별을 하는 사례들이 빈번합니다. 그때마다 수많은 여성들이 분노했지만 사회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채용성차별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감독해야 할 노동부가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채용성차별의 문제는 피해 당사자가 문제를 제기하기도 구제받기도 어렵습니다. 기업 내 채용 과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기도 어렵고, 구직자의 입장에서 기업을 상대로 싸운다는 것도 힘든 일입니다. 이를 악용하여 고질적인 성차별 관행이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만연되어 있습니다. 이번 사건 이후 SNS를 통해 터져나온 여성들의 ‘채용성차별’ 증언은 부끄러운 지금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채용성차별’이라는 명백한 불법행위를 한 거대기업을 향해 개인이 홀로 이 싸움을 이어나가게 하는 것은 노동부의 직무유기입니다. 동아제약의 채용성차별 관행이 드러난 상황에서 노동부는 즉시 동아제약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하여 성차별을 금지하는 법의 취지를 확고히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채용성차별 사건이 수년간 반복된다는 것은 이를 규제하는 남녀고용평등법 등 관련 법 제도의 실효성이 매우 약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채용성차별을 근절하기 위해서 노동부는 법과 제도를 한층 강화하고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2021. 3. 15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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