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SKC 채용성차별과 고용노동부 무책임행정 규탄 기자회견

by 여성연합 posted Oct 1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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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SKC 채용성차별과 고용노동부 무책임행정 규탄 기자회견

- 채용과정의 결혼.남자친구.출산 질문은 명백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 당국의 방기와 무책임 앞에 끝나지 않는 채용성차별, 실질적인 대책 내놔야

 

 

■ 일시와 장소 : 2021년 10월 12일(화) 오전 11시 / 국회 앞

□ 진행 순서

- 사회 :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이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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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자 발언(대독) : 홍시내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노무사

 

안녕하세요. 저는 평범한 30대 초반의 여성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작년에 직장을 잃었던 저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면접을 보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를 좌절하고 무너지게 했던 것은 무려 10년 동안 무역 관련업을 하며 내실을 다졌던 제게 경력보다는 "결혼과 출산, 육아"와 관련된 질문을 하고, 성차별적 잣대를 들이대던 기업 채용 담당자들의 선입견과 압박이었습니다.

 

물론 경력과 관련된 질문도 있었지만, 30대 초반의 저에게는 항상 ‘만나는 사람은 있느냐? 얼마나 만났느냐? 결혼 생각은 있느냐? 출산과 육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 등의 질문이, 회사의 규모를 막론하고 빠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거대한 벽을 마주한 막막함, 그 벽에 부딪혀 산산조각 나는 듯한 처참함과, 그래도 원하는 답을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견디며 간신히 대답했던 게 기억납니다.

저는 더 이상 이런 질문을 받고 싶지 않습니다. 더는 부당함을 참고 견디지 않고, 목소리를 내고 싶었습니다. 내가 아니라 이러한 현실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올초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질문이 크게 이슈가 되었습니다. 한국여성이라면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다들 아실 겁니다. 소기업, 중견기업 할 것 없이 모두 다 아무렇지도 않게 구인난이 심하다는 이유로 "결혼,출산,육아"에 관한 정보나 생각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직 여성에게만 요구합니다.

 

결혼과 출산, 육아는 강제되는 여성의 의무가 아니며, 이미 결혼, 출산, 육아 중이라 해도 ‘여성 혼자’ 감당해야 할 문제도 아닙니다.

 

그런데 왜 일자리를 구하러 나선 우리가 왜 결혼, 출산, 육아와 등에 대한 정보를 추궁당하고, 미래 계획까지 밝혀야 합니까? 공개할 의무도 없거니와 더 이상 경력과 업무와 무관한 이런 질문들 때문에 무너지고 좌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출산과 육아를 여성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여성에게만 부담지우고 있는 거대한 병폐’, ‘가성비’를 중시하는 정치집단과 기업의 오너들, 그리고 이에 동조하고 방관하는 모든 사회구성원들의 암묵적 합의. 저는 그 합의를 깨러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들으며 ‘너무 예민하다’ 하실 겁니까?

 

저는 제 생존이 걸린 구직면접자리마다, 결혼과 출산, 양육 관련 질문을 받고 그에 답을 내야 할 때마다, 어떻게 해야 이 회사에 만족스러운 혹은 합당한 대답을 해서 합격을 할 수 있을까? 합격을 위해 입맛에 맞게 답한다 한들, 이 회사에 다니며 내가 뱉은 말을 지킬 수가 있을까? 이렇게 말한들, 저렇게 말한들 이미 답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시뮬레이션을 혼자서 수십 번, 수백 번, 수천번 되뇌였습니다. 그러다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예민하다’는 비아냥을 들을 일일까요?

 

면접에서 결혼, 출산, 육아와 관련된 질문만 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여러 군데의 회사를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이직했었는데, 그때 마다 제게 질문을 던지던 인사담당자들의 말이 기억이 납니다. "이직이 잦은데 왜 이렇게 이직을 많이 하였는냐?" 여기에도 항변할 말이 많습니다.

 

사회경험을 막 시작한 대다수 여성은 슬프게도 파견직, 자체계약직과 같은 ‘계약직’의 형태로 근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물론, 안분자족하며 더 더 작은 기업에서 정규직으로 근무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한 자리를 찾는 것마저 쉽지 않았고,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여 결국 ‘파견직 2년 후 정규직 전환’이라는 조건이 붙은 곳들로 취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요, 파견직으로 근무하면 정규직과 ‘업무는 동일’하지만 계약서에는 그러한 부분이 동일하지 않게끔 기재를 하고 법적인 그물망을 요리조리 피해 근무를 시킵니다. 그래도 ‘정규직 전환’ 조건이 걸려 있는 입장에서는 거부할 배짱이 없어 모두 감당해야 했습니다.

 

정규직과 동일업무에 대해서는 동일한 급여를 지급하여야 한다는 판례와 ‘파견근로자법’에 명시된 내용이 있지만, 이 내용을 지키지 않는 회사가 대다수입니다. 상여금 지급은 물론, 정규직에게는 지급되는 교통비, 휴대전화보조비도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파견직에서 정규직 전환‘만을 바라보는 저희는 아무런 이의제기를 할 수 없는 ’철저한 을‘의 입장입니다.

 

그렇게 정규직 전환을 위해 열심히 근무해도 계약기간 만료 한 달 전쯤이면, 인사팀과의 면담을 통해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 사유로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아 불안한 삶을 이어가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면담이 끝나 퇴사가 결정되면 바로 후임자가 오는 상황의 반복, 그 상황에서 씁쓸함과 서러움을 삼키며 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했던 일들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아, 내가 업무 능력이 모자라서 그런가보다. 회사랑 맞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하며 제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여 저를 수없이 채찍질하고 자기계발에 몰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동기, 친구들, 회사에서 만난 언니동생들. 여성에게 유독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보고 ‘개인의 잘못이나 부족’이 아니라 ‘여성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임을 알게 됐습니다.

 

한 회사에 100명의 파견직이 같이 있던 대기업 모회사를 다녔던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파견직원을 회의실에 일시에 모아 "퇴직"을 강요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때에도 명확한 사정은 설명 듣지 못 하였고, 서면상으로 "회사의 경영상으로 인한 권고사직"이라는 3줄짜리 사직서를 받아 들여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아직까지 사회에 비일비재하지만, 놀랍게도 그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개인의 사유 혹은 문제’라는 짤막한 한 줄로 설명이 끝나고, 그 누구도 ‘노동의 연속성과 안정성’에 문제제기 하지 않는, 이 기이하고 부당한 현실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요?

 

저임금, 1회용 노동자 취급, 기업의 성인지 부족! 20대부터 여성노동자로 일해 온 저에게 쭉 이어져 온 노동현실은 이러했습니다.

 

결혼 언제 할 거냐고 물은 것 가지고 유별나게도 군다! 싶겠지요. 지금 당장은 저의 문제제기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기껏 합격시켰더니 애 낳고 육아한다고 휴직하면, 어느 기업이 반기겠냐는 말도 들어봤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결국 남성과 여성 함께 살아가야 하고, 여성의 안정적이고 평등한 경제활동이 보장되어야만, 정부가 그토록 해결하고 싶다는 ‘저출생’ 문제에서도 벗어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여성이 평등하게 일하기 위해 이러한 성차별 문제가 더 활발히 공론화되고 논의되어서 더 이상은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고, 우리 모두 성별 혹은 연령 혹은 결혼과 출산유무로 발목이 묶이는 일이 발생하지 않고 사회의 일원으로써 존중 받고, 어우러지며 우뚝 설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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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1

결.남.출 질문은 명백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이다! : 배진경(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결남출은 결혼, 남자친구, 출산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말들이 한 묶음으로 조합될 수밖에 없는 상황은 한국사회 성차별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많은 여성들은 구직을 위해 성실하게 공부를 하고 스펙을 쌓습니다. 어딘가에 나의 꿈을 펼칠 자리가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고 회사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합니다. 그러나 그간 쌓은 실력을 뽐내기도 전에 면접과정에서 이와는 전혀 상관없는 결혼, 남자친구, 출산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여성 구직자들은 이 질문이 나오는 순간 ‘아 이 회사에서 나의 자리는 없겠구나’ 라고 직감합니다. 남성들에게 결혼과 아이는 안정성을 보여주는 상징이지만 여성들에게 결혼과 출산, 육아는 2등 노동자로 취급받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여성을 돌봄전담자로 사고하기 때문입니다. 여성 구직자들이 남자친구가 없으며 결혼과 출산 계획이 없다고 답한다 해도 당연하게 그 길로 갈 것이라는 가정만으로 차별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한국은 남녀고용평등법을 통해 채용과정에서의 성차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의 뿌리깊은 성차별 인식 탓에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성차별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처벌수위가 낮다보니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채용과정에 대한 정보는 기업이 독점하고 있어 차별을 당해도 이를 구직자들이 제대로 알기 어렵습니다. 또한 구직을 계속해야하는 구직자의 특성상 문제제기를 할만한 여력이 없는 현실입니다. 문제제기로 인해 다른 기업의 채용에서 문제가 발생할 우려 또한 이를 가로막습니다. 채용성차별의 심각성을 인지해 단속해야할 고용노동부도 강력한 대처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결남출을 질문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그걸 안 물어보고 어떻게 사람을 뽑느냐고 반문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채용과정에서의 성차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주)SK PICGLOBAL이라는 대기업은 파견직 노동자를 뽑는 과정에서 결남출 질문으로 성차별을 자행하였습니다. 결혼 계획은 있는지? 만나고 있는 사람은 있는지? 향후 출산이나 결혼계획은 있는지, 있다면 몇 년 정도로 생각하는지? 너무나 전형적인 성차별 질문이 연달아 이어졌습니다. 이에 더하여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언니의 출산과 육아과정을 지켜본 기분은 어떤지 등을 자세하고 세밀하게 질문하였습니다. 그간 이 분야에서 다양한 업무경험을 쌓아왔던 피해자는 자신의 능력을 내보일 답변들을 준비해 간 상황이었습니다. 예상치 못 한 질문들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질문들은 명백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입니다.

 

이후 피해자의 신고에 의해 고용노동부가 본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주)SK PICGLOBAL은 신고인의 주장을 부정하였습니다. 다른 구직자가 결혼여부를 밝혀 이에 대해 질문 했을 뿐이라 진술하였습니다. 부실한 고용노동부의 조사 과정에서 이 답변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두가지도 아니고 반복하여 여러차례 성차별 질문을 받은 피해자가 명백히 존재합니다. (주)SK PICGLOBAL은 피해자의 문제제기에 응답해야 합니다. 문제의 인정과 사과, 더불어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은 피해자와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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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2

고용노동부는 말뿐인 성차별 해소가 아니라, 성평등한 노동권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김이오(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활동가)

 

채용 시 성차별을 겪더라도 대다수의 여성 구직자들은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당장에 필요한 구직활동에 매진해야 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본인이 일하게 될 업계에서 평판이 나빠져 혹여나 불이익을 입진 않을지 염려하기 때문입니다. 뿐만아니라 문제제기를 하더라도 ‘이것이 성차별이다’라고 국가가 엄중히 판단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해줄 것이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것이 고용노동부가 자각해야 할 뼈아픈 현실입니다. 여성노동자들은 고용노동부에 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걸까요? 채용성차별 문제는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 곳곳에서 터져나왔습니다.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 저명한 금융권에서 발생한 채용성차별,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사건, 한국가스안전공사, 대한석탄공사, 킨텍스, 서울메트로 등 공기업 채용성차별 사건과 같이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습니다. 한국의 노동시장에서는 여성을 덜 뽑고 남성을 더 뽑기 위해 미리 성비를 내정하거나 임의로 점수를 조작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음이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이에 수많은 여성구직자와 시민들이 분노하였습니다.

 

2018년 7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채용성차별 해소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관계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채용의 공정성을 강화하고 성차별 의심기관에 대한 감독 및 제재 강화, 인식 개선 등을 약속하였습니다. 그중 하나로 채용성차별 신고‧조사‧구제 원스톱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이것이 잘 이행되고 있다고 자문할 수 있나요?

 

이번 사건의 피해 당사자는 면접 과정에서 발생한 성차별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껴 이를 해결코자 국가가 마련한 제도에 의거하여 고용노동부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본인이 겪은 문제를 설명했으나, 피해자는 고용상 성차별 신고 혹은 진정 절차 대신 국민신문고를 안내받았습니다. 왜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를 두고 피해자는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어야 했던 걸까요?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에는 모집과 채용과정에서의 성차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단지 채용 과정에서 결혼, 남자친구, 출산계획을 질문하는 것은 성차별이라는 것을 확인받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다림 끝에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답변은 ‘면접 당시 혼인여부 등을 구두로 질의한 것은 채용절차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피해자는 재차 질의하였습니다. 이 사안은 남녀고용평등법에도 해당 되지 않느냐고요. 고용노동부는 그렇다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다시 진정하라고 안내하였습니다. 해당 근로감독관 본인의 소관 부서가 아니라면서요. 법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겪더라도 고용노동부에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걸까요? 본인이 겪은 문제가 어떠한 법률에 위반되는지 미리 알아보고 법을 지정하여 고용노동부에 진정해야 하는 건가요? 이번 사례는 고용노동부의 행정편의주의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고용노동부의 잘못된 대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회사측은 피해자가 자기소개서에 혼인 관련 사항을 기재하였기 때문에 단순 질의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는데, 피해자는 자기소개서에 혼인 관련 사항을 기재한 바가 없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피해자와 회사 측의 진술이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음에도 회사측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을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시키는 부실조사를 하였습니다.

 

이번 ㈜SK PICGLOBAL 채용성차별 사건은 고용노동부가 채용성차별 문제 해결에 대해 아무런 의지가 없으며 역할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줍니다. 한국여성민우회 일고민상담실로 상담을 접수하는 많은 여성노동자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합니다.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었지만 근로감독관은 회사의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만 한다’고요. ‘내가 겪은 부당한 노동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는데, 노동부에서는 사건을 형식적으로만 보고 종결처리 한다’고요. 고용노동부는 여성들이 처한 노동현실을 과연 얼마나 이해하고 있나요? 육아휴직을 이유로 업무에서 배제되고, 면접장에서 군대 관련한 질문을 들어야만 했다는 성차별 사례들이 계속 쏟아지는 현실을 보았을 때, 고용노동부는 채용성차별을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고 있다고 확신할 수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주무부처로서의 책임을 방기할 것인가요? 여성은 노동자가 아닙니까?

 

여성들은 회사 입직에서부터 차별을 겪습니다. 이것은 이후 임금과 업무배치, 승진에서의 성차별로 퇴직할 때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채용성차별은 여성들이 겪는 노동시장에서의 차별적이 구조와 현실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국가가 마련한 법과 제도는 채용 시 성차별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에서 유명무실합니다. 여성들은 고용노동부의 말뿐인 성차별 해소방안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줄기차게 외쳐왔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여성들의 노동현실을 직시하십시오. 성평등한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지금 당장 마련하고 이행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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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3

성차별적 질문은 ‘차별’이라는 원칙과 인식이 필요하다! : 김두나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대한민국 헌법 제11조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성별에 의해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받지 아니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헌법의 평등이념에 따라 근로계약 이전의 모집‧채용 단계에서부터 성차별을 금지하고, 직무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을 제시하거나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동법 제7조). 채용절차법도 구직자의 혼인여부 등을 기초심사자료에 기재하도록 요구하거나 입증자료로 수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동법 제4조의3 제2호).

 

그러나 이러한 법과 제도는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처럼 여전히 많은 구직자들이 일터에 진입하는 첫번째 단계인 면접 시험에서부터 결혼 여부, 임신 계획 등 성차별적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채용 성차별 문제가 심각하지만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처럼 차별을 당한 구직자가 어렵게 문제를 제기해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관련 법률을 매우 협소하게 해석하면서 마치 면접에서 성차별적 질문을 한 행위는 채용절차법인 금지하는 혼인여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것이 아니라거나, 남녀고용평등법이 금지하는 채용에서의 성차별로 인정하지 않는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건에서도 ‘구직자의 혼인여부를 심사자료에 기재하거나 수집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채용절차법을 협소하게 해석하여, 면접관이 구직자에게 혼인 등에 관한 질문을 하였을 뿐 면접자료 등에 기재하지 않았으므로 수집행위가 없었다고 판단해버렸습니다. 그러나 결혼, 임신 등에 대한 구두 질문과 답변을 통해 이미 면접관들이 관련 정보를 파악한 것이 명백한 이상, 이는 채용절차법이 금지하는 수집행위로 보아야 합니다.

 

고용노동부의 이러한 소극적인 태도는 고용에서 평등한 기회와 대우를 보장하기 위해 제정된 남녀고용평등법과 채용절차에서 공정함을 확보하고 구직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채용절차법의 입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입니다.

 

지금도 여성 노동자들은 육아 휴직을 했다는 이유로 업무에서 배제되고, 승진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도 바로 여기 국회에서 이루어진 국정감사에서 한 여성 노동자가 육아 휴직을 했다는 이유로 업무에서 배제되고 따돌림을 당한 사실을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여성 구직자에게 면접 시험에서 결혼 여부나 임신 출산 계획 등을 질문하는 것은 성별 고정관념과 성차별적 인식을 전제한 것으로, 그 자체로 명백한 차별이고 중대한 불이익입니다.

 

‘결혼, 임신 등 성차별적 질문은 금지되는 차별 행위’라는 원칙과 인식 하에서만 면접 과정에서의 성차별이 시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고용노동부와 관련 기관들이 채용 성차별을 근절할 의지가 있다면, 이번 사건과 같이 면접 과정에서 결혼, 임신 등에 관한 차별적 질문을 하는 것은 남녀고용평등법이 금지하는 성차별 행위이고 채용절차법이 금지하는 자료 수집 행위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있는 대책을 즉시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기자회견문]

 

행정당국의 방기와 무책임 앞에 끝나지 않는 채용성차별

 

지난 봄, 동아제약의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성차별 면접이 드러나 큰 논란이 되었던 바가 있다. 국내 유수의 대기업이 여성 면접자에게만 노골적인 성차별 질문을 던졌다는 사실이 폭로되자, ‘나도 겪었다’는 수많은 여성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동아제약은 들끓는 여성들의 분노한 여론에 등 떠밀려 사과했을 뿐, 고의는 아니었다며 면피하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채용성차별이 드러났다. 올해 초에 대기업 ㈜SK PICGLOBAL에서도 파견직을 뽑는 과정에서 성차별이 있었다.

㈜SK PICGLOBAL은 사무직 직원을 파견직으로 뽑는 채용면접에서 결혼할 계획이 있는지, 만나는 사람은 있는지, 향후 출산이나 결혼 계획이 있는지, 심지어 가족관계와 가족의 출산과 육아를 지켜본 기분이 어떤지를 물은 것이다. 피해자는 파견회사로부터 채용 결과와 관련하여, 긍정적인 답변을 듣고 출근 일정 조정을 요청 받는 등의 논의가 있었으나, 갑자기 날벼락 같은 불합격 통보를 받아야 했다. 사실상 채용합격을 취소당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는 다른 회사에 취업할 기회도 잃어야 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피해자가 고용노동부로 사안을 문의하자 국민신문고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라는 우회로를 안내 하였다. 국민신문고를 통해 이 내용을 신고하였지만, 돌아온 답변은 혼인여부 등을 구두로 질의하는 것은 채용절차법 위반이 아니라는 고용노동부의 동문서답이었다. 남녀고용평등법을 적용하지 않은 것도 문제이지만, 더욱 황당한 것은 회사 측의 답변에 대한 기초적인 확인도 하지 않은 것이다. 회사 측은 이력서에 결혼 여부를 적어놨기 때문에 사실 확인을 한 것이라고 했지만, 피해자의 이력서에는 해당 내용이 전혀 없었다. 서류 한 장 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허울뿐인 조사였던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사실 관계도 맞지 않는 엉터리 조사를 해놓고 구두로 혼인여부를 질의한 것은 법 위반이 아니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현행법으로 충분히 규제하고 바로 잡을 수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는 소극적인 법 해석으로 성차별을 근절해야 할 본연의 업무를 방기하고 있다.

허탈함과 분노 속에서 대기업을 상대로 문제제기를 한 피해자의 용기에 고용노동부는 적극적인 조치는커녕, 안일한 일처리와 잘못된 법 해석으로 대기업의 성차별 범죄를 비호해주고 있다. 사실 관계 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데, 법의 취지를 살려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기대조차 어려운 일이다. 조사 과정에서의 방기와 무책임으로 일관한 고용노동부를 규탄한다. 채용시장에서 여성 청년들이 경험하는 명백한 성차별을 행정당국이 이러한 방식으로 방조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고용노동부에 남녀고용평등법의 취지대로 법을 집행하고, 그 책임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을 요구한다.

또한 모르쇠로 발뺌하고 있는 ㈜SK PICGLOBAL은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밝히고, 조사과정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엉뚱한 자료 제출과 그런 적 없다는 거짓 진술로 적당히 넘어갈 수 있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채용성차별 면접은 절대적 을의 위치에 놓여있는 취업준비생의 처지를 악용하는 차별행위이며, 그러한 성차별 질문은 하나의 인격체로서의 여성을 모욕하는 행위이며 나아가 전체 여성에 대한 차별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여전히 자행되는 기업들의 성차별 면접 관행을 당장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2021년 10월 12일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