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교수 임용 논란, 여성계가 나섰다

by 여성연합 posted Feb 0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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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운동가 오한숙희 등 종교, 여성계의 많은 인사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 2004 김진아

교수 임용을 둘러싸고 불거진 성차별 논란의 당사자 강남순, 권희순 박사가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 측의 인사 과정에 대한 반박문을 발표하고 여성계가 이에 대한 적극 지지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1월 30일 금요일 오후 2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감신대 성차별바로잡기 공동대책위원장 조화순 목사를 비롯해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윤문자 목사, 교회여성연합 이문숙 총무, 여성운동가 오한숙희씨, YWCA 유성희 사무총장 등 종교, 여성계를 아우르는 여성인사들이 대거 참여하여 적극적 지지를 표명하였다.

이 날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된 강남순, 권희순 박사의 반박문은 지난 1월 9일 감신대 교원인사위원회가 "강, 권 교수의 초빙교수 탈락은 계약 만료일 뿐, 보복적 조처 인사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구체적 인사결정 과정을 제시한 입장 발표문에 대해 사립학교법, 교원임용법, 노동법 등의 조항을 들어 구체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 공동대책위원장 조화순 목사.  ⓒ 2004 김진아
강, 권 박사는 반박문을 통해 "학교측이 '2년간 전임초빙교수로 재직했던 두 여교수가 임기가 만료돼 자동으로 해임됐다'고 발표한 것은 '교원의 임용기간이 종료되는 경우 임명권자는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당해 교원에 대한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는 사립학교법 53조 2의 4항을 어긴 것"이라면서 "따라서 신규채용이 아닌 재임용 절차가 우선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권 박사는 이어 "(자격미달, 실력미달을 이유로 재임용에서 탈락시킨 것은) 성차별적이며 보복적인 인사조처였다"고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자세한 논거와 강, 권 박사의 자격과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증빙자료 등을 첨부하여 총장과 인사위원회의 공개 감사와 공정한 재심을 요구했다.

공동대책위원장 조화순 목사는 "7,80년대 정권을 향해 다소 과격한 목회활동을 펼치던 내가 지금은 시골에서 칩거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그런 내가 이렇게 공대위 위원장을 맡고 기자회견에 함께 한 것은 감리교의 뛰어난 두 여성학자가 남성 교수들에 의해 매장당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라면서 "이 문제는 두 여교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감리교 여성 전체, 그리고 기독교, 사회 전체 여성의 문제다. 해결될 때까지 피켓 시위, 일인시위, 서명운동, 후원운동 등을 계속할 것이다"이라고 덧붙였다.

▲ 여성운동가 오한숙희씨. 이 사건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 2004 김진아
여성운동가 오한숙희씨는 "이 문제에 대해 여성운동가로서 두 교수에게 적극적인 힘을 싣고 지지할 것을 천명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면서 "이 사건을 보면서 가정폭력의 논리와 똑같은 것을 발견했다. 남성들이 여성에게 폭력을 가하면서 집안 문제는 안에서 해결하지 왜 밖에다 말하느냐 집안 망신시키지 말라고 하는 논리나 학교측에서 학교 내부의 문제를 여성계로 확대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강, 권 박사의 남편인 박충구, 김홍기 교수가 함께 자리했다. 김 교수는 "부부가 함께 전임 교수가 될 경우 권력의 불균형이 생긴다고 하는데 결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더구나 두 사람이 함께 다니는 것이 문제가 된다면 한 사람이 임금을 적게 받을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날 감신대 성차별바로잡기 공동대책위원회(위원장 조화순)는 성명서를 통해 "이 사건의 피해자는 강, 권 박사만이 아니라 교수와 학생들, 졸업한 동문들 모두"라고 지적하면서 "2004년 초빙교수 임용심사는 편법과 불법, 그리고 사실을 왜곡하는 평가로, 강, 권 박사의 명예를 훼손시킨 명백한 성차별적 인사이므로 당연히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성차별적 인사결정 무효"와 "총장의 직접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강, 권 박사의 원직 복직을 위해 서명운동과 1만원 후원하기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는 권희숙(좌) 박사와 강남순(우) 박사   ⓒ 2004 김진아
현재 강, 권 박사는 대학원 학무위원회로부터 대학원 시간 강의에서도 배제됐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다. 따라서 두 박사는 감신대 내에서 강의를 할 수 없게 됐다.

강 박사는 "구체적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 받은 이 결정은 학부의 초빙교수 임용 관련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면서 "이 문제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감신대총동문회(회장 최성봉)는 이날 공대위측에 보낸 공문에서 "강, 권 교수의 인사결정은 인사위원회의 적법한 사안으로 확인했다. 교수 임용이 성차별이라는 여동문회의 지적이 있었지만 두 교수의 빈자리에 일정 자격을 갖춘 '여성' 교수가 신규 채용됐으므로 성차별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성부 남녀차별센터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조사를 착수하고 학교측에 자료를 요청했다. 공대위는 노동부에도 이 문제를 접수했다.


▲ 기자회견장  ⓒ 2004 김진아

강, 권 박사를 비롯한 공대위측과 학교측의 팽팽한 입장 차이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2월 9일에 열릴 예정인 감신대 이사회의 심의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