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블랙은 영국에서 발생한 163번째 인간 광우병 사망자다. 스물넷, 젊은 나이로 숨을 거둔 앤드루는 발병 이전 영국의 방송국 라디오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체중 감소와 균형 감각 상실 등 이상 징후가 찾아왔다. 곧 병원을 찾았고 그해 12월 인간 광우병 진단을 받은 지 6개월 만에 숨을 거뒀다.
국내 시민단체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앤드루의 어머니 크리스틴 로드(사진)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앤드루처럼 인간 광우병으로 인한 죽음은 모두 영국 정부의 거짓말과 탐욕 때문”이라며 “광우병이 인체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정부가 이를 무시했고, 식품체계를 통해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감춘 채 경제 정책만 우선 순위로 삼았다”고 말했다.
크리스틴은 지난해 9월부터 아들의 투병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부모로서 지켜보기조차 힘들었지만 아들의 생명이 꺼져가는 과정이 낱낱이 기록했다. 그는 아들이 숨진 뒤 학교 급식에서 광우병 위험 쇠고기가 쓰이지 않는지 조사 활동을 벌이는 등 ‘광우병 위험 캠페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국 정부는 1980~90년대 이미 광우병 위험 사실을 알았지만 14년 동안 우리 식품 체계에 침투하도록 방치했다”고 지적한 그는 “이로 인해 광우병 소의 척수와 뇌, 림프조직 등 위험 부위들이 유아용 식품과 학교, 병원, 군대 등 단체 급식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인간 광우병은 최대 40년에 이르는 잠복기를 거치며, 증상도 수천 가지나 된다”며 “인간 광우병의 위험은 현재 진행형이자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를 초청한 배옥병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대표는 “광우병 우려가 높은 미국산 쇠고기 3만t 가운데 1만t이 밥상에 올라와 소비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은 1980년대 영국과 닮은꼴”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한 채 괜찮다고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리스틴은 13~14일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 규탄 기자회견과 대중강연, 국회의원 간담회 등에 참석한 뒤 15일 출국할 예정이다.
* 크리스틴 로드 방한 일정 중 11월 13일(목) 오전 11시 청계광장 기자회견문 전문 보기
한겨레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 본 내용은 한겨레 신문에서 전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