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여승무원 업무 외주화의 성차별 여부에 대한 여성단체 의견서

by 여성연합 posted Sep 2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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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여승무원 업무 외주화의 성차별 여부에 대한 여성단체 의견서


지난 2006년 2월 27일, 철도노조 소속 KTX 여승무원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성차별적 외주화에 대한 진정을 접수한 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이에 대한 어떠한 결정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KTX 여성승무원 위주화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 결정은 KTX 여승무원의 차별문제뿐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만연되어 있는 성차별적 고용관행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본 여성단체들은 조속한 시일 내에 KTX 여승무원의 외주화에 대한 성차별 결정 및 구제조치 권고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아래와 같이 밝히고자 합니다.


1. KTX 여성승무원 업무의 외주화는 명백한 성차별입니다.

(1) 남성 ‘열차팀장’과 마찬가지로 안전업무를 담당하는 여승무원 업무의 외주화는 정당성이 없습니다.

한국철도공사의 여승무원 업무 외주화의 성차별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과연 여승무원의 담당 업무만을 외주화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가를 평가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철도공사는 열차팀장은 ‘안전업무’, 여승무원은 ‘서비스’업무를 수행하고, 승무원의 업무는 안전업무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03년 철도청과 철도노조 합의하에 실시한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경영진단 직무조사표” 가운에 ‘일반열차 승무부문 일일업무 직무조사표’에 의하면 승무업무는 ‘승무중 일상적 발생업무’와 ‘승무중 비일상적 발생업무’ 두 가지 모두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비일상적 발생업무는 구체적으로 안전 업무를 언급하는 것이며, 이는 KTX 여승무원들에게 나눠준 ‘이례 상황시 열차 승무원의 조치(2004. 8)와 여승무원들의 시험용 교재 중의 하나인 철도공사의 ‘KTX 차내 고장 처리 지침서’, 승무원용 ‘KTX 고속열차 취급 총람’에 열차 탈선시, 운행중 화재발생시, 차내 독가스 살포시 조치방법 등이 기술되어 있는 사실에서도 명백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또한 KTX 열차 당 388m, 18칸에 천명이 넘는 승객에 대한 안전업무를 열차팀장 혼자서 수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여승무원들과 함께 안전업무를 수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KTX 여승무원을 외주 위탁하는 이유로 KTX 여승무원이 서비스 업무만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은 전혀 타당하지 않습니다.

(2) 여승무원 업무의 외주화는 사실상 성별을 기준으로 한 성차별적 외주화입니다.

철도공사는 외주화 대상 직무의 선정은 성별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업무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성별을 이유로 한 직접 차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 줄 뿐입니다.

현재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사업주가 채용 또는 근로의 조건은 동일하게 적용하더라도 그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남성 또는 여성이 다른 한 성에 비하여 현저히 적고 그로 인하여 특정 성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며 그 조건이 정당한 것임을 입증할 수 없는 경우’, 즉 간접차별을 차별에 포함하고 있으며,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성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만을 예외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철도공사의 주장이 성립되려면, KTX 승무원의 업무에 여성만이 불가피하게 요구된다는 점, 철도공사 기준의 적용결과 여성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2006년 2월 현재 KTX 승무담당 정규직 여성은 전체 정규직 승무원의 3.6%에 불과하며, KTX 승무원 가운데 정규직인 열차팀장은 거의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은 승무업무 관련 고용 및 배치 승진에 있어서 성차별적 관행이 있어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일, 철도공사가 간접차별을 피해가려면, 여승무원이 담당하는 ‘서비스 업무’는 여성만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업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여성은 돌봄 노동에 적합하다는 성차별적인 고정관념에 기반 한 것이기 때문에 간접차별임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또한 간접차별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 철도공사는 여승무원의 외주화가 특정 성인 여성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자료에 의하면 KTX 여승무원의 경우 유사한 자격 또는 업무의 철도공사 소속 정규직과 계약직에 비해 33만원~40여 만 원을 적게 받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철도공사 소속 정규직의 연간 임금 인상률은 2005년도 4급 이하의 경우 5.2%, 3급 이상의 경우 6.6%에 달하지만, 2004년 초 KTX 개통당시 1인당 외주 위탁비 2,485,000원은 2006년 현재까지 인상된 바가 없습니다. 이는 여성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KTX 여승무원의 외주 위탁이 결국 이들 여성에게 현저하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였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철도공사의 여승무원 외주위탁은 간접차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남녀고용평등법을 명백히 위반한 불법적인 성차별 행위입니다.

2. KTX 여승무원 외주위탁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의 사회적 의미와 방향

(1) KTX 여승무원 외주위탁의 성차별성에 대한 인권위 결정의 의미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05년 비정규직 근로자의 남용을 막기 위해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비정규직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정부도 2006년 8월 8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통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규모 축소와 차별개선 방침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철도공사의 KTX 여승무원의 성차별적 외주화는 국가인권위원회 의견과 정부의 방침에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며, 공기업이 오히려 앞장서서 우리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성차별적인 고용 관행을 합리화하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사회는 여성을 비정규직 직무 형태로 별도 모집하여 차별하는 간접차별이 만연되어 있습니다. 만일, 국가인권위원회가 KTX 여승무원의 성차별적인 외주화를 차별로 규정하지 못한다면, 공공부문은 물론 사기업에서도 여성을 비정규직으로 차별하는 고용행태가 더욱 만연될 것임이 분명합니다.

KTX 여승무원의 사례와 같이, 여성을 값싼 노동력으로 활용하는 성차별적 외주화는 여성이 갖고 있는 근로능력을 사회적으로 사장시킬 뿐 아니라 여성들의 근로의욕을 저하시킬 것입니다. 이는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만이 아니라, 한국의 인적자본의 수준을 떨어뜨려 한국 경제의 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이번 인권위원회의 결정은 만연되어 있는 성차별적인 고용이 더욱 양산되도록 허용할 것인가, 아니면 이를 근절하고 성 평등한 고용을 통해 한 단계 발전된 사회로 나아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여성인권의 향상을 원하시는 전원위원회 위원님들께서 우리사회의 성차별적인 고용관행에 제동을 거는 결정을 내려주시기를 고대합니다.

(2) 국가인권위원회는 KTX 여승무원 외주위탁이 성차별임을 결정하고 직접고용 권고를 통해 우리사회에 만연된 성차별적 고용 관행이 개선되도록 해야 합니다.

철도공사는 KTX 여성승무원의 파업이 사회문제화 되자, 최근 승무원에 남성을 일부 고용하는 등 성차별 혐의를 벗기 위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록, 이러한 조치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여성 승무원 업무는 외주화 되어 있으며 외주화로 인한 차별요소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더군다나, 파업으로 인해 정리해고 되어 있는 KTX 여성승무원들은 이미 성차별적 외주화에 의해 성 차별을 경험했으며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200여일의 파업을 이어가는 등 실로 엄청난 경제적․심리적 손해를 입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이미 발생한 성차별적 외주위탁 고용에 대해서는 명백한 성차별로 결정하고, 이로 인한 파업과 정리해고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는 KTX 여성 승무원에 대한 구제조치로서 직접 고용을 권고해주시길 기대합니다. 더 나아가 유사한 성차별행위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 철도공사가 향후 성차별적인 고용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이행할 것을 권고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여성단체들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속한 성차별 결정과 직접 고용 권고를 통해 차별로 인해 고통 받는 여성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던져주시기를 고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9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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