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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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호주제 폐지를 주요 골자로 한 민법개정안’은 현행 호적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법령의 시행시기를 2008년 1월 1일로 정하고 있다. 새로운 법령의 시행시기가 불과 1년여 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2006년 마지막 정기국회를 불과 몇 일 남겨두지 않은 현재까지,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이 법안에 대한 심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지금 국회에는 정부안을 비롯하여 이경숙 의원, 노회찬 의원의 대표발의 법안 3건이 상정되어 있고 지난 9월 공청회까지 개최했지만, 두 달이 넘도록 실질적인 법안심사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법안심사가 미뤄지다가 지난 월요일에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었지만 심의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또다시 연기되는 등 국회가 새로운 법의 2008년 시행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조차 의심이 든다.

수십 년 동안 호주제로 인해 피해를 당하고 있는 많은 가족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5년 민법개정 당시 새로운 법의 시행시기를 3년이나 미룬 이유는, 각계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된 법령 제정, 새로운 시스템 구축, 시범사업 실시, 대국민 혼란을 막기 위한 홍보기간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법령 제정이 계속 늦어지면서 시스템 구축에 차질을 빚은 것은 물론이고 시범사업과 대국민 홍보가 미흡할 것이 예상되므로 새로운 시스템 시행시 대국민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미 9월 공청회에서 대법원을 관장기관으로 그대로 유지하고 법령명을 단순 명료하게 변경해야 한다는 등 새로운 법령의 쟁점 대부분에 대해 다수 의견이 제출되었다. 이제 국회가 할 일은 공청회의 의견을 존중하여 호주제 폐지의 기본정신인 ‘성평등·다양한 가족형태 인정·개인정보 보호’ 정신에 입각한 새로운 법령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는 일 뿐이다.

호주제로 인한 피해가족들에게는 호주제로 인한 수십년의 고통보다 호주제가 실질적으로 폐지되어 새로운 법이 시행되기까지의 3년이 더 애타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국회는 이들의 고통이 더 이상 연장되지 않도록 새로운 신분등록법을 반드시 연내 제정하라!

2006. 11. 30

한국여성단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