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논평]

 

양육수당 확대로 무상보육 체계 개편,

 

정부는 또다시 잘못된 단추를 꿰고 있다.

 

어제(22) 열린 복지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무상보육체계 개편에 대한 언론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아동의 안전한 보육과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을 위해 노력해 온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은 이번 무상보육 체계 개편논의가 아동의 안전을 보장하고 어린이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며, 부모에게 정부책임을 전가하는 것이기에 반대 입장을 밝힌다.

 

 

문제는 무상보육자체가 아니라 추진방식이다.

 

정부는 어린이집 이용비율이 높은 것은 가정 양육수당이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금에 비해 너무 적기 때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아동학대 사건 이후 어린이집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수당 지원 금액을 높여서 어린이집 이용률을 낮추겠다는 주관부처의 인식은 아동양육 책임을 온전히 부모에게 전가하는 것이며, 정부재원을 줄이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아동학대 사건으로 드러난 보육현장의 문제는 그동안 정부가 재정지원만 확대한 채 관리감독 책임을 방기하고,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등 서비스 인프라 구축을 등한시 한 결과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안을 도외시 한 채 또다시 가정 양육수당 확대 운운하는 것은 보육에 대한 정부 책임을 다시 부모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또한, 일하는 여성들은 어린이집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친인척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비싼 서비스 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가정보육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안전하지 않은 어린이집과 가정 양육수당 인상은 결국 일하는 여성에게 일과 양육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가정양육수당 확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대 정책과 배치된다.

 

박근혜 정부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대를 통해 고용율 70% 달성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확대하고 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자녀 양육수당을 확대하여 어린이집 이용률을 낮추려고 한다. 같은 정부안에서 부처별로 서로 조응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저출산, 고령화, 가족구조의 변화 등으로 그동안 가족이 담당해 왔던 돌봄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인 책임을 자임하면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정양육 확대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여성대통령 시대에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에 반하는 정책으로 인해 도리어 여성의 삶은 가정으로, 아이에게로 집중하게 하고 있다.

 

 

결국, 책임은 방기한 채 돈으로 무마하려는 정부가 문제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육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이 될 수 있도록 보육지원 체제를 개편하는 연구 중"이라며 "0~2세는 가정양육을 늘리는 한편 일 가정 양립을 위한 맞벌이 가구 지원대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시 육아지원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2012)’에 따르면 가정 양육부모가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신청한 경우 그 계기는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이 무상보육지원을 받기 위해서라고 조사되었다.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대단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어린이집 이용률이 높다는 것을 문제시 하는 정부 인식은 보육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시킬 수 밖에 없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단순히 어린이집에 재정만 지원할 것이 아니라, 국공립어린이집을 중심으로 하는 보육서비스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또한, 부모와 교사 등 어린이집 관계자가 협력하여 아동은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부모는 믿고 맡길 수 있는 방안마련을 촉구한다.

 

이러한 대안 없이 단순히 가정양육수당 인상 운운하는 것은 아이 돌봄에 대한 기본 인식이 일천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임을 밝혀둔다.

 

 

 

2015. 1. 23

 

한국여성단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