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기자 회견] 


 ‘낙태죄 폐지’를 위한 연대와 저항은 계속될 것이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발족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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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라는 썩은 뿌리, 적폐 청산을 위해 낙태죄는 폐지되어야 한다. 1953년, 피임법도 제대로 없는 시절부터 여성의 낙태는 범죄로 규정되고 낙태한 여성은 범죄자가 되었다. 하지만 국가는 필요에 따라 적극적으로 강제 불임을 지시하고, 강제 낙태를 허용하고, 가족계획 정책을 통해 30년간 여성에게 안전하지 못한 피임 장치를 보급하고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받도록 했다. 장애인이 없는 국가, 가난한 가족이 아이를 낳지 않는 국가를 위해 박정희가 만든 모자보건법은 바로 이 시점에도 여전히 남아 우리의 인권을 억압하고 있다. 

낙태죄 폐지 없이 성평등을 이룰 수 없기 때문에 낙태죄는 폐지되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 선언하고,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를 통해 성평등을 구현하겠다 밝혔다. 후보자 시절 낙태죄는 사문화된 법이라고 의견을 밝혔지만 낙태죄는 사문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낙태한 여성과 시술 의사만 처벌하는 법의 특성을 악용하여 협박 수단이 되고 있다. 연인 관계에서 이별을 통보하였을 때, 연인이나 배우자의 폭력을 고발하였을 때, 이혼을 할 때, 낙태죄는 여성을 징벌하고 응징하기 위해서 악용되고 있다.  

100%의 피임법은 없기 때문에 낙태죄는 폐지되어야 한다. 의학적으로 100%의 피임법은 없다. 때문에 합법적이고 안전한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보장이 되어야 한다. 사회 구성원이 자신에게 필요한 피임기술과 의료시설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인공임신중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국가가 보장하여야 하는 기본적인 재생산 권리이다. 하지만 지금은 낙태죄로 인해서 여성의 건강이 심각한 위협 속에 있는 것은 물론 제대로된 성교육조차 실현되지 않고 있다. 교육부의 성교육 표준안은 비의학적, 비과학적, 차별적 내용으로 점철되어 있다. 현 정부는 UN의 권고를 받아들여 실질적인 재생산 건강을 보장하여야 한다. 

여성만 독박 처벌하는 낙태죄는 폐지되어야 한다. 개인의 결정, 여성의 판단은 늘 한 사회의 사회구조적인 조건들 안에서 이뤄진다. 장애, 질병, 연령, 경제적 상황, 지역적 조건, 혼인 여부, 교육 수준, 가족상태, 국적, 이주상태,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사회구성원들이 실질적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마련하지 않고 여성만 독박 처벌하는 기만적인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형법상 낙태죄를 폐지하는 것은 실은 이에 대해 사회와 개인이 함께 고민해 나가는 시작점이 될 것이며, 한 사회가 다음 세대를 재생산해나가는 과정에 존재하는 차별과 불평등, 사회 부정의에 투쟁할 것이다. 

안전하고 합법적인 인공임신중절의 허용만이 실질적으로 임신중단률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낙태죄는 폐지되어야 한다. 임신중단을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행위는 인공임신중절을 근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위험한 시술을 더욱 부추기는 방법일 뿐이다. 여성의 판단을 신뢰하지 않고,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삶의 조건들을 개선하지 않고, 방치하고, 심지어 처벌하겠다는 국가에서 누가 미래를 꿈꾸겠는가. 임신중단의 결정에 허용사유를 두지 않고 합법적으로 진료와 시술을 보장하고 있는 74개국의 사례들이 이미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낙인 없이 비혼모가 될 수 있는 권리, 결혼유무, 성적지향, 장애와 질병, 경제적 차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섹슈얼리티와 모성을 실천할 수 있는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사회와 국가의 의무이다. 이러한 권리들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때,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한 인공임신중절 시술은 줄어든다는 것은 이미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 입증되고 있다.

국가가 생명을 통제하고 관리하기 위한 국가폭력이기 때문에 낙태죄는 폐지되어야 한다. 국가가 특정한 생명을 선별하고, 누군가의 재생산에 대한 권리를 제약하고, 그래서 경제개발에 도움이 되는 인구만을 늘리겠다는 끔찍한 사고방식으로 자행된 수많은 국가 폭력이 존재한다. 과거 정부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강제로 단종 및 낙태 시술을 행한 바 있다. 국가에 의해 낙태를 강요받는 현실은 비단 특정한 질병을 가진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한국사회에서도 개인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 비일비재하다. 인구가 많을 때는 낙태죄를 무시하고 낙태와 가족계획을 강요하다가, 인구가 필요해지자 낙태죄의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나선다.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고 하면서, 장애인의 생명이 침해되는 상황에 대해서 국가는 방조했을 뿐만 아니라 조장했다. 낙태죄는 국가주도의 출산 통제, 인구 관리를 언제든지 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로 활용되었다. 이것이 인권의 기초인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폭력이 아니면 무엇인가. 

우리는 더 이상 국가의 인구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우생학적 모자보건법 안에서 인공임신중절 사유를 허락받고,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머무르지 않겠다. 임신중단에 대한 합법화를 기초로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우리는 국가와 사회가 감당해야 할 생명에 대한 책임을 떠넘긴 채, 우리 삶의 권리를 무시하고,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통제의 대상으로 삼아온 법과 정책을 거부한다. 우리는 더 이상 통제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여성들에게는 처벌 대신 더 많은 자율성과 권한이 주어져야 하며, 국가와 사회는 이를 보장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오늘은 전 세계에서 여성의 몸을 불법화하고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국가와 법, 제도에 맞서 저항하는 날이다. 여성의 몸을 불법화하는 ‘낙태죄’ 폐지하라. 장애와 질병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우생학적 모자보건법 조항 전면 개정하라. 국가는 성평등 정책과 성교육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고, 모든 여성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피임기술과 의료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 결혼유무,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 장애와 질병, 경제적 차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섹슈얼리티와 모성을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인 권리를 보장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라. 안전하고 건강하게 임신을 중단할 수 있도록 최선의 의료적 선택지를 제공하라. 진정 생명을 그토록 소중히 여긴다면 ‘낙태죄'를 폐지하고, 여성과 태어날 아이,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이 제대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일에 국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재생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싸움을 계속할 것이다. 

 

2017년 9월 28일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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