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성명] RCEP 협정 논의 과정에 실질적 국민참여를 보장하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의 공식 면담을 요구한다

금년 1월 23일 미국의 TPP 탈퇴이후 Mega-FTA인 RCEP(ASEAN+6개국,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협상 타결여부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10월 17일부터 28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제20차 공식협상이 개최된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이번 협상에는 ‘국민’이 빠져있다.

그간 우리정부의 FTA를 포함한 통상협상 절차에는 국민이 없었다. 양자협정에 의한 밀실회담은 물론, 다자협정에 의한 이번 통상절차에도 민주적 정당성이 결여되어 있다.「통상조약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 제4조에는 정보 공개의무가 명시돼 있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하는 통상협정 의견수렴 과정에는 식품, 화장품, 전기전자, 자동차 등 해외진출에 산업적 우위를 갖는 소수 기업들만 참여할 수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년간 산업계를 대상으로 20번이 넘는 통상산업포럼, 각 분야 업계 간담회, 동향 설명 및 질의 세션을 개최하며 산업계 의견만 편향되게 청취해 왔고, 이는 통상정책의 심각한 왜곡을 초래한다.

이에 RCEP 대응시민사회 네트워크는 이번 통상협정에 앞서 정중히 국민참여를 요구한 바 있다. 우리는 지난 9월 13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6개의 분과 협상단과 시민사회 공식의견 교환세션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는 제20차 RCEP 협상의 실무를 맡고 있는 ASEAN 사무국에 이를 전달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1개의 세션으로 제한, 통보해 왔다. 제한된 인원만이 참여할 수 있는 자리에서 제대로 된 토론이 진행될 리 만무하다. 정부가 통상협정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가감 없이 듣겠다며 수락한 이 자리는, 우리 시민사회를 들러리로 세우는 ‘요식행위’로 전락해 버렸다.

이번 RCEP 협정 논의 과정에는 ‘국민’도, ‘참여’도, ‘대화’도 없다. 우리는 이번 통상협정 논의 과정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하며, 다음을 정부에 요구한다.

첫째, 빠른 시일 내에 RCEP 대응 시민사회 네트워크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의 면담 기회를 보장하라.

둘째, RCEP 협상기간 중 협상 분과별 시민사회 공식 의견교환 세션을 보장하라.

셋째, 향후 통상협상에 있어서도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시민사회단체 의견 청취 절차를 보장하라.

2017년 9월 29일
RCEP 대응 시민사회 네트워크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오픈넷,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보공유연대 IPLeft,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진보연대, 환경운동연합, 환경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