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논평]

 

3당의 대선일 개헌 합의, 당장 철회하라! 


박근혜 탄핵은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헌법의 승리였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헌법을 유린해왔던  주체는 대통령이었으며, 그 헌법 정신을 지켰던 주체는 시민이었다. 촛불을 들었던 시민이 있었기에 헌법 기관인 국회와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으로 박근혜를 대통령직에서 파면할 수 있었다. 촛불 시민이 요구하고 있는 시대정신은 “적폐청산”과 민주주의의 실질적 구현이다. 지금 개헌에 대한 공론화가 전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50여일의 시간 내에 대선과 동시에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투표를 하자는 그 세력이야 말로 적폐청산의 대상이며 시대정신의 반역자들이다.  

 

제헌헌법 이후 아홉 차례 개정된 대한민국의 헌정사는 소수 권력자들의 정치 생명 연명을 위해 주권자의 의지를 왜곡해 온 누더기 역사였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마지막으로 개정된 헌법 또한 6.29 선언 이후 8인 정치회담을 중심으로 논의되어 정확히 4개월 만에 공포되었다. 여기에 시민의 목소리가 반영될 여지는 극히 없었다. 

 

개헌은 필요하다. 헌법은 한 정치공동체의 세계를 담는 정신이자 약속이자 그 공동체 미래의 전망이다. 그를 위해서 10차 개헌은 촛불 혁명을 이끈 주권자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 새로운 공화국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그 헌법의 목표는 자유와 평등의 원칙하에 형평성, 다양성,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고 모든 사회 구성원의 존엄한 권리를 최대치로 보장하는 실질적 민주주의의 구현일 것이다. 그를 위해서는 헌법 개정의 권력이 근본적으로 주권자시민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의 대선일 개헌 합의는 내용, 방식, 목적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철저히 개헌의 취지를 왜곡하고 유린하였다. 첫째, 개헌의 필요성을 권력구조 개편에만 집중함으로써, 다시금 국가 구성원의 기본권이 헌법 개정 논의의 중심에서 소외되었다. 둘째, 3당 대표들의 야합으로 개헌을 추진함으로써 중대한 개헌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을 지니고 있지 못하다. 졸속적 개헌 추진은 내용 및 개헌 시일에 대해 시민이 개헌을 위한 공론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마저 차단하고, 또한 불완전하나마 구성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내 시민자문위원회와의 절차를 무력화하는 것으로써 주권자 시민을 모독하는 행위다. 셋째, 위의 두 사항에서 확인하듯이 3당 개헌 대선일 합의는 개헌의 숭고한 취지를 자신들의 정치 생명 연장의 정략적 도구로 왜곡하는 것 이상이 아니다. 대선일 3당 개헌 합의는 당장 철회되어야 하며 엄중하게 응징받아야 한다.    

 

주권자 시민은 소수 권력자의 생명 연장을 위해 20차 촛불을 든 것이 아님을 엄중하게 깨달아야 한다. 대선일 3당 개헌 합의는 무효다. 대선 전 당장 필요한 것은 헌법 위에 있는 위헌적 선거법을 개정하는 것, 정치인의 권력 남용을 방치하고 기득권을 재생산하는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것이 우선이다. 만약 이 합의를 철회하지 않을 시,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모두 적폐청산의 다음 타겟이 될 것이다.    

이제 헌법은 헌법을 지킨 시민이 다시 쓴다.  


2017년 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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