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경총 등 경제 5단체 4월 17일 발언<여성노동관련법 입법 연기 촉구>에 대한 여성계 항의 성명서

경총 등 경제 5단체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여성고용 관련법안의 입법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경총 등 경제 5단체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유급 생리휴가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기준에도 없는 태아검진휴가, 유·사산 휴가, 육아휴직급여 등의 도입논의는 중단되어야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여성운동계는 우리나라의 경제를 선도해 가는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경총 등 경제 5단체에서 이와 같이 반여성적 발언이 나온 것에 대해 분노를 표명하며 세계 여성노동정책에 대한 경제단체들의 무지를 질책하는 바이다.
이미 ILO(국제노동기구)에서는 이미 1952년에 조약103호(모성보호협약)에서 산전후휴가기간 12주로 보장하도록 하였으며, 작년에는 이 기간을 14주로 연장한 바 있다. 현재, 선진국과 후진국을 막론하고 세계 많은 나라들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긴 출산휴가제도를 같고 있다. 알제리아, 일본, 독일, 영국, 스웨덴, 소말리아, 포르투칼 등 많은 국가들이 이미 14주의 출산휴가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선진국일수록 여성의 모성보호를 위해 유급 출산휴가 일수를 늘리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한국의 60일 유급 출산휴가는 ILO기준에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매우 짧은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경총 등 경제5단체의 주장은 현실에 대한 무지에서 기인하거나, 현실을 왜곡 호도 하려는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경총은 육아휴직이나 태아검진휴가 등의 도입이나 확대는 유급 생리휴가 폐지와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육아휴직, 태아검진휴가는 임신, 출산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고 유급 생리휴가는 전체 여성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제도의 대상이 다르므로 같은 차원에서 논의될 수 없는 사항이다. 이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관련 공청회에서도 모성보호 및 육아 관련 조항과 생리휴가 관련 조항은 연계하여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따라서 경총 등 경제 5단체는 전혀 논리에 부합하지 않는 주장을 중단하여야 할 것이다.
출산과 양육은 여성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사회의 노동력 재생산 차원에서 매우 중요시 되어야 하는 문제이다. 우리사회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여성의 모성권은 철저히 보호되어야 하며, 출산 및 양육의 사회분담화 방안이 강화되어야 한다.
여성계는 경총 등 경제 5단체의 4월 17일 성명을 명백한 여성노동자의 권리침해 발언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즉각적인 철회와 각성을 촉구하는 바이다. 아울러 4월 18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여성노동관련법이 차질없이 통과되어 7월부터 관련 법이 이행될 수 있기를 강력히 요청하는 바이다.


2001년 4월 17일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전국여성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