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여성연합 2008.10.06 조회 수 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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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후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주최로 6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10.4선언 발표 1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10.4선언 1주년 기념사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백낙청

 

가을빛이 완연한 오늘, 1004 통일 열차를 타고 이곳 임진각이라는 특별한 장소에 와서 10.4 남북정상선언 1주년 기념식을 갖게 되어 기쁩니다. 먼저 귀한 시간을 내어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내외 귀빈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연휴 중간인데도 가족끼리, 친구와 함께 손에 손을 잡고 참석한 시민 여러분이 계셔서 오늘의 기념식이 한껏 풍성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이곳 임진각에서 조금만 더 북쪽으로 가면 휴전선을 지나 곧바로 북쪽 땅 개성입니다. 일 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바로 이 길로 이어진 곳의 군사분계선(MDL)를 걸어서 넘어 북쪽 땅을 밟던 역사적인 장면이 떠오릅니다. 그 감격적인 순간이 불과 일 년 전의 일인데 남북관계는 격세지감을 느낄 만큼 급반전된 상태입니다.

 

10.4선언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1주년 기념식을 본격적인 축전의 자리로 마련하기에는 어색한 감마저 있습니다. 하지만 10.4선언은 그 역사적 의미에 비추어 볼 때 눈앞의 일시적 기류변화에 상관없이 마땅히 기념하고 축하할 민족사의 큰 사건입니다.

 

10.4 선언에서 남북은 정치, 군사, 경제, 사회, 문화, 인도주의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포괄적인 합의를 이루었고 특히 한반도의 평화체제에 관한 정상 간의 합의를 명시적으로 담은 것은 ‘통일지향적인 평화체제’ 실현에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 하겠습니다. 새로운 남북협력사업의 전망을 제시하고 당국간의 책임있는 절차까지를 보장한 10.4선언은 6.15공동선언을 구체화한 실천강령으로서 21세기 우리 민족이 함께 추구하여야 할 공동번영의 길을 분명하게 제시해주었습니다.

 

10.4선언은 6.15공동선언이 가져온 획기적 변화에 기초해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남과 북의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통일과정의 큰 물줄기를 합의한 6.15공동선언은 반세기 넘게 유지되어온 분단체제에 큰 파열구를 낸 것입니다. 6.15공동선언 이후 남과 북은 대규모 교류와 협력사업을 실현시키면서 평범한 일반시민들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통일의 길을 닦아왔습니다.

 

6.15공동선언을 더욱 구체화하고 공동번영의 여러 청사진을 적시한 10.4선언은 사실 좀더 일찍 나왔어야 합니다. 참여정부 초기의 대북정책이 제자리를 잡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때를 놓치면서 제2차 정상선언이 너무 늦게 나온 점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2007년 10.4선언이 없이 새 정부를 맞았더라면 남북관계는 지금보다 훨씬 막막했을 것입니다.

 

10.4선언 1주년 기념식을 6.15공동위원회에서 민족공동행사로 치르지 못해 아쉬움이 큽니다. 민족공동행사가 무산된 것은 6.15, 10.4 선언이 이행되지 못하고 남북 당국간의 경색국면이 깊어진 작금의 정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당국간 관계가 단절된 조건 속에서도 지난 6.15 금강산대회를 통해 공동행사의 명맥을 이어놓은 점에 적지 않은 긍지를 느낍니다. 민족의 장구한 역사에 비추어볼 때 앞날을 너무 걱정만 하지 않고 낙관 속에서 현실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옳은 태도라고 봅니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은 "상대를 어떻게 무력으로 포기시킨다든지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대를 인정하면서 아주 솔직한 대화를 통해 남북이 공히 발전하자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발언이 외교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정부의 실질적인 대북정책 변화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그동안 또 한번의 난항을 겪은 6자회담의 전개과정에서도 남북 당국이 지속적 신뢰관계를 확보했더라면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로 지금과는 훨씬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정부가 하루 속히 6.15와 10.4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고 대북정책에서 획기적인 전환조치를 취함으로써 남북관계는 물론 전반적인 세계정세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을 촉구합니다. 북측 당국도 지나친 대결국면을 피하기 위해 유연하고 성의있는 태도로 남북관계 회복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민간 통일운동이 남북 당국간의 경색국면이 언제 풀릴지 그저 바라만 보는 역할에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 6.15공동선언을 실천하고자 하는 남측 민간통일운동의 최대 결집처인 우리 6.15남측위원회는 남북간 막힌 물꼬를 트고 국민대중이 동의하고 참여하는 통일운동의 활성화에 남다른 지혜와 헌신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남북 당국 모두로부터 독립된 ‘제3의 당사자’로서 자긍심과 경륜을 갖춰야 하겠습니다.

 

하늘을 보십시오. 인위적 분단선을 넘어 저 가을하늘은 남북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푸르고 드높습니다. 많은 답답함이 가시지 않은 상태로 10.4선언 기념식을 치르게 되었습니다만 오늘만큼은 10.4선언의 큰 의미를 자축하면서 넉넉한 마음으로 가을 햇살을 즐기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6.15공동선언, 10.4선언 이행 촉구 결의문

 

6.15공동선언에 기초하여 남북관계를 확대‧발전시켜 나가기로 한 10.4남북정상선언이 그 발표 첫돌을 맞이하였다. 그러나 10.4선언 1주년을 맞는 우리의 감회는, 이명박정부의 10.4선언에 대한 사실상 이행거부와 경색된 남북관계의 현실 앞에서, 그날의 감격보다 탄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먼저, 이명박 정부는 북핵과 남북관계를 연동시킴으로써 사실상 남북교류와 10.4선언이행을 거부해 왔다. 또한, 북방한계선(NLL) 해역의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적 접촉을 비롯하여 서해평화협력지대 설치 등 10.4선언의 군사‧경협의 핵심적 조치는 말할 것도 없이 인도적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 인도적 식량지원마저 중단시켰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이라도 남북사이의 대결과 반목의 시대를 걷어낸 6.15공동선언의 정신과 그 실천강령인 10.4선언의 이행을 확고히 다짐하고, 그 토대위에서 상생공영의 남북관계를 모색해야할 것이다. 최소한 인도적 측면에서 조건 없는 식량지원과 더불어 그 진상조사여부와 별개로 금강산 관광재개를 통한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하여야 한다.

최근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가 지연됨으로써 그나마 개선되어가던 북미관계, 북핵 문제가 다시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반도 비핵, 군축과 더불어 평화체제의 구축은 우리가 양보할 수 없는 평화선언이다. 미국의 부시행정부는 북핵검증방식을 유연화하고, 결자해지차원에서 북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조속히 해제함으로써 경색된 남북간, 북미간 신뢰회복과 더불어 북핵 불능화단계를 조속히 완료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6자회담과 별개로 남북관계발전이 병행되어야 한다. 남북관계의 복원과 남북의 주도권 없는 한반도 평화체제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북의 민간교류 역시 정치적 상황이나 입장의 변동에 관계없이 지속되어야 한다. 나라와 나라사이가 아닌 특수관계인 남북사이의 민간교류는 오랜 분단에 따른 상호불신과 오해를 해소하고 경색된 남북당국자 교류를 보완하면서 상호신뢰와 협력의 기초를 닦아왔다. 어떠한 이유로도 6.15 이후 확대되어온 민간교류를 막을 수는 없다.

한편, 피땀 흘려 쟁취해온 민주주의와 인권이 위기에 서있다. 이명박 정부는 촛불집회가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자 촛불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수사를 강행하고 있다. 또한, 6.15공동선언을 실천하겠다는 시민단체 활동가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함으로써 6.15 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자체를 무력화한다는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
해방 후, 수많은 피와 땀으로 이룩해온 민주주의와 인권의 역사는 일시적으로 후퇴할 수는 있을지라도 더디지만 확실하게 전진할 것을 우리는 굳게 믿는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이라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정신을 깊이 인식하고 민심의 요구를 겸허한 자세로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615공동선언 실천을 통해 화해‧협력의 시대를 본격화하고 남북이 재통합하는 것이 우리의 시대적, 역사적 사명임을 깊이 인식한다. 우리는 10.4정상선언 1돌을 맞이하여, 이 순간 분단의 상징 임진각에서, 북녘 땅 평양에서,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온 겨레의 이름으로 6.15정신에 따라 이 땅의 민주주의, 그리고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향한 흔들림 없는 결의를 다지면서, 이명박 정부가 10.4정상선언을 존중하고 남북관계 복원에 적극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한다. 

                                                                 2008년 10월 4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임진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