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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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지원의 호주제 위헌심판 제청 결정을 환영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1일 서울지법 북부지원(지원장 양승태)이 헌법재판소에 호주제 관련 민법 조항 위헌심판을 제청한 것을 크게 환영하는 바이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현행 호주제가 호주를 정점으로 강제적·일률적으로 가족구성원들의 순위를 매겨 평등한 공동체 형성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으며 남녀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위헌소지가 있음을 명백히 하였다. 북부지원의 이러한 판결은 헌법의 '혼인과 가족생활에 있어서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이념(헌법 제 11조 1항·2항)조항과 '법 앞에서 성별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 조항에 (헌법 제 36조 1항)에 근거한 선진적인 판결이었다. 북부지원의 위헌심판 제청은 현행 호주제가 위헌소지를 안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으로 향후 호주제 철폐를 앞당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이제 호주제와 같은 반헌법적, 전근대적인 법률은 이 땅에서 마땅히 사라져야 한다. 호주제는 부계혈통주의를 합법화하고, 가정내 남성중심성을 강화하여 우리사회의 가부장성을 공고히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호주제가 남아 있는 한, 우리는 21세기 평등사회를 향해 나아갈 수 없다. 이미 연구를 통해 호주제가 우리의 전통이 아니며, 일본 식민통치의 잔재임이 밝혀진 상황에서 일본도 이미 없앤 호주제를 아직도 존속시키고 있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호주제 폐지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001년을 호주제 폐지의 원년으로 삼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제 많은 여성들이 헌법재판소에서 호주제 위헌 판결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정신에 입각하여 마땅히 호주제가 위헌임을 천명해야 할 것이다. 이후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우리사회가 양성평등한 선진사회로 발돋음 하느냐 못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이다. 부디 헌법재판소가 호주제 위헌판결로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정신을 구현하기를 기대한다.

2001. 4. 2
한국여성단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