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대위 기자회견- 


사상 초유의 軍 성폭력 무죄 판결, 무너진 사법정의를 세우기 위한 대법원의 상식적인 판결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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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9일(화) 오전 11시 대법원 정문 앞에서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대위 기자회견-
<사상 초유의 군 성폭력 무죄 판결, 무너진 사법정의를 새우기 위한 대법원의 상식적인 판결을 촉구한다>를 진행했습니다. 

 

 

기자회견보도자료_190129(최종).hwp

 

 

[기자회견문]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사건, 대법원의 상식적인 판단을 촉구한다. 


지난 2018년, 보통군사법원 1심은 같은 함정에 근무한 소령과 함장 대령(당시 중령)이 직속 부하인 여군에게 가한 성폭력에 대해 각각 징역 10년형, 8년 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고등군사법원 2심은 중형을 선고받은 이들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로부터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간 후에 기소된 사건에서 “피해자의 기억에만 의지한 진술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이라고 보기 어렵다. / 피해자가 저항하지 않았으므로 폭행 또는 협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 가해자가 피해자의 의사를 오해할 여지가 있었으므로 가해자에게 강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죄에는 해당할 수도 있겠지만 강간죄로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판결의 이유를 밝혔다. 

 

고등군사법원의 이와 같은 판결은 함정 내 150명 정원 중 5~10명 미만의 여군이 배치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적은 여군의 위치와 배를 타고 장기간 항해하며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던 특수한 상황, 상명하복의 군대 조직문화에서 낮은 계급의 여군이 직속 상관, 나아가 함장에게 거부하거나 저항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다. 피해자가 군인으로서의 명예와 자존감을 지키며 스스로 군인이기를 선택했기에 바로 신고하거나 조직 내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없었던 당시 상황 또한 고려되지 않았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내놓은 ‘군대 내 성폭력 사건 근절을 위한 정책·제도 개선 권고(17직권0001600, 17진정0457800 (병합))’에 따르면, 2014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군대 내 여군 성폭력 피해 여군 중 부사관 비율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선 약 58%로 나타났다. 특히 여군 부사관 성폭력 피해자 중에서 가장 낮은 계급인 ‘하사’가 피해자인 경우가 2014년 76%, 2015년도 84%, 2016년도 86%로 매우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 당시 대응에 대한 질문에서는 ‘저항하지 못했다’라는 답변이 절반 이상(응답자 34명 중 19명, 55.8%)으로 나타났고, 피해 상황 이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라는 답변이 가장 많은 답변(응답자 42명 중 26명, 15.3%, 복수응답)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군 내 조직문화와 외부 사회로부터 일정 부분 단절된 환경 속에서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하거나 저항하거나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장기복무를 희망하는 경우, 성폭력 피해를 경험하고서도 피해를 알리거나 사건화하기를 ‘포기’하기도 한다. 이 사건의 피해 여군 또한 자신의 평정에 영향을 주는 직속 상관으로부터 피해를 겪고도 장기복무를 희망하여 피해 당시 적극적으로 피해에 대해 호소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고등군사법원은 가해자들에게 무죄판결로 면죄부를 주며, 군 복무에 영향을 받고 싶지 않아서 피해 당시, 성폭력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는 피해자에게 ‘모든 불이익을 감수하고 저항했어야 한다’고 강요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고등군사법원은 지난해 11월 이 사건의 2심을 심리하면서, 가해자들이 요청한 이 사건과 무관한 피해자의 이전 의무기록의 사실조회 신청을 받아들여 사실상 2차 피해를 조장하였다. 가해자들은 무죄판결에 관한 기사를 쓴 언론사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 보도 조정신청을 하며, 피해자의 사적 정보가 담긴 자료를 포함하였고, 더 나아가 재판 과정에서 사실조회로 확보한 이 사건과 무관한 의무기록의 상세내용까지 적시하여 추가피해를 주었다. 우리는 이러한 가해자들의 심각한 추가적인 가해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다.

 

2018년 10월, 대법원은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라는 판단 기준을 강조하였고,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알리고 문제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8.10.25. 선고 2018도7709 판결 참조). 

 

우리는 대법원의 이와 같은 판례가 고등군사법원의 오판을 바로잡는 상식적인 판결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국민의 법 상식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시대적 흐름에도 따라가지 못하는 사상 최악의 판결을 내린 고등군사법원의 판결을 바로잡고, 군대 내 성폭력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한 전향적인 판결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 

 

수십 대의 경쟁률을 뚫고 스스로 군인이 된 1만여 명의 여군들에게 부당한 인권침해에 당당히 맞서는 것은 당연하다는 상식이 통용될 수 있도록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앞으로 이 사건의 상식적인 판결을 촉구하며 집단적인 행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2019년 1월 29일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일동 

군인권센터, 녹색당,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젊은여군포럼,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7개 지부 28개 회원단체), 한국여성의전화,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노동당 성정치위원회,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구퀴어문화축제, 대전 성소수자 인권모임 ‘솔롱고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레주파, 무지개예수, 무지개인권연대, 부산 성소수자 인권모임 QIP, 부산퀴어문화축제 기획단, 30대 이상 레즈비언 친목모임 그루터기, 서울인권영화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성공회 용산나눔의집(사회적소수자 생활인권센터),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성소수자부모모임,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사)신나는센터, 언니네트워크, 이화 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전라북도 성소수자 모임 열린문,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트랜스해방전선,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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