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오늘 국회는 지난 2002년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청원하고, 조배숙의원 등 86명의 의원이 발의한 ‘성매매알선등범죄의처벌에관한법률’ 및 ‘성매매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을 한 차례의 연기 끝에 본회의의 의결을 거쳐 통과시켰다. 지난 2000년 군산 대명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참사 사건을 계기로 촉발되어 4년여에 걸쳐 지속되어온 성매매를 둘러싼 한국 사회의 논란은 이제 성매매방지법 제정을 계기로 일단락되었다.
무엇보다 위의 두 법의 제정은 성매매알선행위를 범죄로 명시하고, 성매매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그 동안 사회적으로 외면당해오던 성매매여성들의 인권보호를 국가가 책임지고 나서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윤락행위등방지법은 1961년 제정된 이후, 다양화된 성매매범죄를 규율하지 못해왔을 뿐더러, 오히려 피해자들을 윤락행위자로 처벌하는 반 인권적인 법률이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따라서 성매매를 알선, 권유, 유인, 강요하는 행위와 성매매를 목적으로 타인을 고용, 모집, 소개?알선하는 행위를 법으로 처벌함으로써, 성매매 알선 고리를 집중 처벌하고, 그 과정에서 인권침해와 인신착취를 당하는 성매매여성들의 인권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마련된 성매매방지법의 제정은 국민적 지탄 속에 마무리 되고 있는 16대 국회 여성관련 입법의 미흡하나마 최대 성과라 할 수 있다.
오늘 제정된 성매매방지법은 향후 올바른 시행단계에 접어들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성매매방지법을 집행하는 경찰과 검찰 등 수사당국 및 관련 공무원의 인식전환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그 무엇도 제대로 시행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제 수사당국은 ‘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법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아서 문제’라는 국민들의 지적과 ‘업주와의 유착비리로 인해 법 집행을 왜곡해 왔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야 한다. 따라서 향후 성매매방지법의 올바른 집행을 위해 경찰, 검찰, 및 관련 공무원의 철저한 의식 전환 그리고 이를 위한 정부 당국의 철저한 준비와 지침의 마련이 요청된다.
또한 성매매방지법의 올바른 시행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단지 정부와 수사당국만은 아니다. 지금까지 성매매는 기업, 군대, 학교 등에서 남성중심의 조직문화와 음주문화, 무엇보다도 접대문화를 통해 확대되어 왔으며, 따라서 이러한 사회 각계의 전반적인 성매매 인식의 전환과 관행의 전환이 수반되지 않는 한 성매매 알선범죄와 인권침해를 비롯한 성매매 불법행위는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성매매를 범죄이자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인식하는 국민적 의식전환을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
아쉽게도, 성매매방지법의 제정은 몇 가지 점에서 한계를 드러내었다. 우선 법 청원을 담당한 한국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하여 오랫동안 성매매 여성 구조와 지원사업을 전개해온 새움터, 한소리회, 그리고 군산 대명동 사건을 최초로 제기해 준 전북여성단체연합 등 대부분의 여성단체들은 성매매로 인해 피해를 당한 여성들에 대해서는 처벌을 하기 보다는 사회복귀를 위한 지원을 중심으로 하는 ‘성매매여성의 비범죄화’를 요구하였지만, 법안 논의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였다. 특히 그동안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 온 ‘선불금의 이용’이 성매매 피해자 범주에서 삭제됨으로써 자칫 성매매여성들이 수사과정에서 처벌을 받는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보호법의 내용 중에 ‘행정처분’조항을 추가하여 불법적인 성매매가 이루어진 업소에 대한 폐쇄를 시도하였지만, 이 조항도 역시 현행 법 체계상의 한계를 이유로 인해 삭제되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따라서 향후 지속적인 법률 개정활동을 통해 법의 미비점이 보완되어야 할 것이라 여겨진다.
성매매방지법 제정을 통해 이제 한국사회는 성매매를 방지하고 피해자에 대한 인권보호를 중심에 두는 인권중심 법률 제정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법률제정의 과정에서 애쓰신 여러 분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한 국 여 성 단 체 연 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