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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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디지털 성범죄의 책임을 여성에게 지우지 말고,

국회는 관련 법안 조속히 통과시켜라!

 

여성의 동의없이 촬영되거나 유포된 불법촬영물로 인해 여성의 삶은 파괴된다. 하지만 이러한 불법촬영물들은 인터넷에서 ‘국산’, ‘국노(‘국산 노모자이크’의 준말)’의 말머리를 단 채 끊임없이 유통되고 있다. 동의없이 촬영되거나 유포된 불법촬영물에 대해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 처벌법')에서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로 규율하고 있으나(성폭력 처벌법 제14조), 처벌대상이 협소한데다 실무에서도 가해자에 대하여 벌금형, 선고유예, 집행유예 등의 가벼운 처벌 등으로 여성들의 강력한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여성들의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처벌강화의 목소리는 얼마 전 한 유명 연예인의 전 애인이 촬영한 불법촬영물로 인해 협박을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더 커져가고 있다. 청원 개설 일주일도 안 되어 20만명을 넘긴 청와대 국민청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런 중에 지난 10일 수원지방법원에서 불법촬영물을 인터넷에 유포한 가해 남성에 대해 이례적으로 징역 3년형을 선고하였다. 이번 판결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디지털 성범죄는 여전히 한 여성의 삶을 파멸시키기 위한 협박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누군가의 유희나 금전적 이익을 위해, 혹은 누군가를 위협하기 위해 불법촬영을 하고 이를 유포하는 행위는 강력히 처벌되어야 할 범죄 행위이다. 따라서 안전한 일상을 위해서는 여전히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시각 변화와 사전 예방 및 엄중한 처벌을 위한 정부와 국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성범죄에 관한 시각 변화와 관련하여 언론과 사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많은 언론기사와 심지어는 위 수원지방법원 판결문에서도 ‘리벤지 포르노’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리벤지’는 어떤 잘못에 대한 ‘복수’의 의미를 담고 있어, 불법 촬영물을 유포시킨 남성에게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여 피해 여성에게 잘못을 덧씌워 촬영물의 비동의 유포행위가 범죄라는 본질을 흐리게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것을 '포르노'라고 하여 소비하는 것은 더욱 문제적이다. 이에 ‘불법촬영’ ‘디지털 성범죄’ 등 불법행위, 범죄행위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용어로 대체되고 있던 중 유명 연예인의 전 애인의 불법 촬영물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언론들이 앞다투어 ‘리벤지 포르노’라는 용어를 다시 사용하고 있다. 언론들의 이런 행태는 촬영물의 비동의 유포 행위가 범죄라는 본질을 흐리고, ‘안전이별’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언론과 사법부는 ‘불법촬영물’, ‘디지털 성범죄’ '디지털 성폭력' 등의 용어 사용으로 불법 촬영물에 대한 인식전환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에 따라 진화하는 디지털 성범죄 유형을 처벌하기 위해서는 현행법으로 규제되지 않는 디지털 성범죄의 행위 범위를 넓히고, 불법 촬영물에 대한 촬영하여 유포한 자 뿐 아니라 촬영자와 유포자를 분리하여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스로 찍은 촬영물이라도 동의없이 유포하는 경우 반드시 처벌되어야 하며, 불법 촬영물로 영리를 취하는 유통업자 등 산업화된 고리를 반드시 끊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성폭력 처벌법과 관련 법의 개정 발의안만 30개 이상 20대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20대 정기국회는 발의된 관련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여성들의 목소리에 응답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디지털 성범죄 관련 법안을 포함하여 #미투운동을 통해 드러난 입법과제의 이번 정기국회 통과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2018년 10월 12일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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