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연합] 414기후정의파업 참가선언
모든 존재와의 공존과 돌봄이 아닌 착취를 정당화하는 자본주의 성장체제에 저항하고자 414기후정의파업에 참여한다_한국여성단체연합
남성 중심의 경제 성장 시스템은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을 정당화해왔다. 그 과정에서 돌봄과 관계적 가치는 평가절하되었으며, 돌봄의 몫은 여성에게 전가되고, 지구 생태계에 대한 무분별한 착취가 이뤄졌다. 또한 성장-개발에 대한 집착은 모든 가치를 오로지 경제 논리와 이윤에 기반해 사고하는 인식을 재생산하여 ‘경제활동 수행 여부’를 기준으로 ‘정상의 몸’과 ‘비정상의 몸’을 나누고 시민 간 서열화를 부추겼다. 즉, ‘‘정상성’을 갖춘 인간-착취 가능한 타자’라는 이분법적 도식을 중심으로 작동하는 자본주의 성장체제는 비인간을 포함하여 어떤 존재에 대한 배제와 소외의 위치를 끝없이 생산하며, 불평등 사회를 건설해왔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러한 구조적 결과로서 발생하는 부정의에 주목한다. 여성/소수자를 향한 낙인과 차별, 폭력, 극명한 성별임금격차, 여성의 고용단절 문제 등은 성장 중심 논리에 착실히 따르며 기후 위기를 초래한 자본주의 체제의 작동 결과다. 따라서 기후정의의 실현은 필연적으로 성평등 정의의 실현과 연결된다. 기후정의는 다층적인 불평등의 원인인 자본주의 시스템에 균열을 내는 언어이자 실천이며, 지속 가능한 대안 사회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한편, 구조적 부정의의 결과로서 성차별과 기후위기의 영향은 취약한 위치에 놓인 존재들에 더 직접적이다. 국가는 이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신속히 대안을 마련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나 공공성을 망각한 한국 사회는 권리 보장과 생태계와의 공존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묵살 하며, 생존의 몫을 개인들에 떠맡기고 지구 생태계에 대한 착취를 조장했다. 예컨대 환경부의 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조건부 통과로 설치 사업 공식화‧여성가족부 폐지‧주69시간 노동시간 개편 시도‧용인 대규모 반도체 산단 조성을 위한 그린벨트 규제 적극 완화 등과 같이 퇴행적이고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상상할 수 없는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성평등정의와 기후정의는 연결되며, 연결되어야만 한다. 탈탄소 사회로의 정의로운 전환 등 기후정의가 실현된 사회는 성평등‧돌봄 민주주의가 실현된 세계와 맞닿아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414기후정의파업에는 성평등을 바라는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가 필요하고, 성평등정의와 기후정의를 바라는 다양한 주체들은 지금보다 더 깊게, 적극적으로 얽히고 만나야 한다. 이에 여성연합은 자본주의 체제가 가동되는 일상을 멈추고 414기후정의파업에 참여한다.
하나. 우리는 여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단호히 반대하며, 돌봄 사회로의 전환이 실현된 기후정의를 요구한다!
하나. 우리는 지구 생태계에 대한 착취 없이 지속 불가한 탄소 사회에서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그 과정에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기후정의를 요구한다!
하나. 우리는 남성 중심 자본주의 성장 체제가 아닌 페미니즘적인 대안적 경제체제와 사회 공공성을 온전히 보장받는 기후정의를 요구한다!
하나. 우리는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들이 젠더 관점이 충분히 고려된 기후위기 해결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기후정의를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