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은 지난 6월 15일 ‘육아지원정책방안’을 보완하고 예산지원을 구체화해야한다‘는 제목의 의견서를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회, 여성부등에 제출했다. 이 의견서는 지난 6월 11일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회가 국정과제보고회의를 통해 ‘미래인력양성 및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를 위한 육아지원정책 방안(이하 육아지원정책방안)’을 제목으로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에 대한 여성연합의 입장이다. 한편, '육아지원정책방안’은 지난 6월12일부터 보육업무를 관장하는 여성부가 앞으로 집행해 나갈 보육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에 발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여성연합은 의견서를 통해 ‘육아지원정책방안’이 보육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책임과 투자를 명확히 하면서 단계적인 추진전략 수립하고, 0세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 육아지원계획을 체계화 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하였으나, 육아지원정책의 기본방향을 ’우수한 아동육성‘보다는 ’행복한 아동육성‘으로 전환하여 전 아동에 대한 보편적인 서비스로 확대하여 추진되어야 함과 ’가정보육교사‘ 제도 시행의 문제점등을 지적하였다. 또한, 국공립 보육시설의 확충계획 필요성과 보육단가에 교사인건비를 고정비로 산정해서 국가에서 부담하는 방식 등 육아지원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첨부자료는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회 '육아지원정책방안'전문이다.

 
<의견서>
‘육아지원정책 방안’을 보완하고 예산지원을 구체화해야 한다.

지난 6월 11일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회(이하 ‘미래위’)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미래인력양성 및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를 위한 육아지원정책 방안’에 대해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은 다음과 같이 의견을 제출한다.

1. 육아지원정책의 기본방향은 전 아동에 대한 국민의 보편적 서비스 확대로 추진되어야 한다.
미래위가 마련한 육아지원정책방안은 저출산 문제를 국가적인 위기로 파악하고 아동양육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책임과 투자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미래위는 ‘미래인력 양성 및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를 비젼으로 제시했고 ‘출산력제고 및 우수한 아동육성, 육아비용 경감, 여성취업율 제고, 일자리 창출’을 정책목표로 설정하였다. 이는 미래 인적자원인 아동에 대한 국가적인 투자와 정보화시대 여성인력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라는 차원에서 수긍할 수도 있지만 아동은 성인의 환경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생존권과 보호권, 발달권이 있다고 보았을 때 ‘우수한 아동육성’이라는 정책 목표는 국가가 보호해야 할 다양한 아동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인적 자원 활용의 측면으로 비쳐진다. 따라서 ‘우수한 아동육성’ 보다는 ‘행복한 아동양육’으로 수정할 것을 제안한다.

2. 단계별로 추진전략, 지역별 계획, 보육과 유아교육의 통합적인 접근 등은 바람직하다.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이후, 정부가 추진한 보육정책은 보육시설 확대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었다. 그 결과 보육시설의 민간의존도가 심화되어 민간시장에서 이루어지는 보육서비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점검과 그에 따른 개입을 주도할 수 없었다. 따라서 보육시설은 늘었지만 보육수요자들의 불만은 해소되지 않은 채 현 상태까지 오게 된 것이다. 따라서 미래위가 지역별로 수요 및 공급을 조사해서 지역별 자녀양육지원시설 배치계획을 수립하고 연도별 추진계획을 설정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지방에서 보육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행정시스템과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이에 대한 계획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교육부, 노동부, 농림부, 여성부, 복지부 등과 보육 및 유아교육 정책을 협의하고 조정하는 틀을 마련하기로 한 점도 큰 의미가 있다. 국무총리 산하에 위원회를 구성하고 실무추진반을 구성해서 형식적인 회의체가 아니라 실질화시켜야 할 것이다.


3. 0세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 육아지원계획을 체계화한 것은 바람직하나 세부 이행계획에서 몇가지 내용을 보완해야 하며 예산 배정이 뒤따라야 한다.
2008년까지 소득수준별 차등지원 확대, 0세아를 가정에서 돌볼 수 있도록 ‘육아지원센타’를 통해 가정보육교사를 파견, 만5세아의 70%까지 소득수준별 무상지원, 초등학교 저학년에 대한 방과후 보육 및 교육 확대실시, 육아재정의 아동별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정책이 실현될 경우 보육의 질적 수준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며 중장기 계획에 따른 연도별 예산 확충계획 마련을 촉구한다. 또한 세부적인 계획 수립에 앞서 몇가지 보완할 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1) 0세아에 대한 정책방향 : 0세아에 대해 가정 또는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양육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만 양육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현실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취업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율이 매우 저조하고 남성의 육아참여가 부진한 상태에서 육아휴직급여 확대을 통해서 육아휴직이 정착되려면 육아휴직 사용으로 인한 부당노동행위가 근절되고 남성의 육아 참여가 확대되어야 한다. 또한 조부모에 의존하는 친족 양육방식도 한부모 가족의 증가, 노인세대의 자녀에 대한 기대심리 변화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미래위가 제시하고 있는 가정보육교사는 그 비용이 보육시설보다는 높을 것이므로 저소득층이 활용하기 어렵고 주로 중산층에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가정보육교사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영아보육도 병행해서 추진해야 한다. 영아보육에 대한 수요자의 만족도와 수요조사를 실시해야 하겠지만 시설에서 보육하는 것은 지양하고 가정에서 보육하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할 경우 자칫 0세아에 대한 양육환경이 제한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육아지원센터를 통해 가정보육교사를 파견, 관리한다고 하는데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 현재 존재하는 보육시설에 대한 평가와 관리도 하지 못해 도덕적 해이 현상을 예방하지 못하고 있는데 과연 개별가정에 파견되어 일하는 가정보육교사에 대한 관리가 가능하겠는가? 육아지원센터가 연수와 파견까지 할 수 있겠지만 가정보육교사가 개별 가정 공간에서 어떠한 보육서비스를 하는지에 대해서 검증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또한 가정보육교사는 개별 사업자인지, 보육노동자인지 그 위상이 모호해서 결과적으로 새로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를 양산하는 정책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2) 방과후 보육 및 교육 : 방과후 보육 및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확충해야 한다. 특기적성교육, 방과후교실 등 초등학교를 활용한 교육부 계획, 지역아동센터 확충을 제시한 복지부 계획 이외에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방과후 보육을 확충할 수 있는 있는 방안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이미 실행하고 있는 방과후 보육시설을 지원하고 확충하는 계획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아동의 입장에서 보면 학교내 방과후 교실은 집에 가는 아동과 학교에 남는 아동 간의 차별의식을 발생시킬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방과후 아동보육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지역아동센터와 방과후 보육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이를 활성화하고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4. 바람직한 국가 재정 지원방식에 대하여
1)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계획을 포함해야 한다.
지역별 수요, 공급에 따른 조사에 따라 세부 확충계획을 세우겠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6%미만에 불과한 국공립보육시설에 대한 확충계획을 분명히 명시했어야 한다. 보육이 수익성 사업이 아니라 공공적 성격을 갖는다고 보았을 때 시장을 견제하고 정책을 주도할 수 있는 일정 비율의 국공립보육시설이 있어야 한다. 또한 보육 수요는 보육료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확대될 경우 보육시설 이용아동이 늘어날 것이므로 국공립 보육시설이 전혀 없는 동 단위 부터 확충해야 할 것이다.

2) 시설별 지원과 아동별 지원방식을 병행한다는 내용에 대하여
기존의 재정지원방식도 시설별 지원과 아동별 지원을 병행하고 있었다. 이는 국공립 및 법인 보육시설에 대한 인건비 지원이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앞으로 지원 비율을 낮추고, 아동에 대한 보육료 지원방식을 위주로 하겠다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이는 정부가 일부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국공립보육시설을 설치하고 저소득층 아동에 대해서는 보육비용을 지원하던 방식에서 보육을 필요로 하는 모든 아동에 대해 소득수준별로 보육료를 차등지원하고 보육수요자가 보육시설을 선택하도록 해서 시장을 소비자가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만 아동별 지원방식이 성공하려면 몇가지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
-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보육시설이 대부분 민간시설인 조건에서 아동을 유치하는 것이 보육시설을 유지하기 위한 절대적인 조건이 되므로 보육시설 간에 보육시설과 유치원 간에 아동 유치경쟁이 과열되게 일어날 것이고 이는 시장의 경쟁논리에 의해 보육과 유아교육의 내용이 왜곡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따라서 아동별 재정 지원은 아동에 대한 지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민간보육시설 운영을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므로 민간보육시설에 대한 평가인증 또는 비영리보육법인제도 도입을 통해 보육서비스 내용을 검증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해서만 아동별 지원을 적용해야 한다.
- 아동별 지원을 받는 보육시설의 경우 보육단가에 교사인건비는 고정비로 산정해서 정부에서 직접 지불하는 방식도 연구해 보아야 한다. 왜냐면 보육시설 아동수는 계절에 따라 변동이 심한데 아동수 증감에 의해 보육료 수입이 변동될 경우 그에 따라 보육교사의 고용이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동별 지원으로 전환하는 가장 큰 이유가 보육서비스 개선이고 보육서비스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보육교사라고 볼 수 있는데 고용불안이 상존할 경우 보육서비스 질은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다.
보육은 아동의 미래를 담보로 이익을 추구하는 수익사업이 되어서는 안된다. 아동은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를 존중받고, 보육교사는 처우개선 및 고용이 안정되고, 학부모는 안심하고 맡길 수 있고, 국가는 부모와 함께 보육을 고민하여 보육환경개선에 노력한다면 모두가 만족하는 보육정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미래위가 제시한 ‘육아지원정책방안’은 이제 출발점이며 보다 폭넓은 의견 수렴을 통해 보완해 나가길 기대한다.

2004. 6. 15
한국여성단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