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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동안 우리는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해왔다.


지속가능성이란 환경, 경제, 사회의 연속성을 위해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를 보존하고 인간의 필요를 조절하는 등 불확실한 미래에도 사람과 환경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리라. 그런데 최근에는 새롭게 ‘회복가능성’이나 ‘환경정의’라는 개념이 나타나고 있는 것같다.


밀양송전탑반대 투쟁을 예로 들면 이 사건은 지역이기주의에 입각한 국책사업의 반대가 아니라 ‘환경정의’와 연관된다는 것이다.
환경정의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환경 이용의 편익은 물론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각종 부담·피해도 고르게 나눠져야 한다는 원칙이다.(한겨레신문 2013년 10월 6일)

2.


지난 10월 21일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 여성환경연대,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성폭력상담소, 작가, 인천지역 수녀님 등 여성계는 차 한 대를 빌려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싸움의 현장을 다녀왔다. 탈핵 등 에너지정책은 더 이상 우리 생활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일 뿐만 아니라 송전탑 반대싸움의 주역 중 상당수가 여성들이고 특히 여성노인들의 주체적 참여에 대한 의미를 계속 듣고 있었던 차였다.(한편, 투쟁현장을 주로 지키는 등 여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짐에도 언론 인터뷰 등은 남성들이 도맡는 부분에서 또다른 여성문제를 본다는 의견도 있었다)


현장에 도착하니 아름다운 풍광으로 둘러싸인 곳이었다. 역시나 뜨거운 뙤약볕에 할머니들을 비롯한 지역주민들께서 공사 진입로 길가를 지키고 계셨다. 대신 진입로는 전경들이 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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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저 너머가 공사가 강행되는 곳이라는데 송전탑 공사가 아니라면 이 푸르른 자연에 왜 바리케이트와 전경차가 있어야 하는지 낯설기만 했다. 새삼 추수철인데 농사도 접고 현장을 지키고 계신 분들을 보며 생활의 피해는 저 분들이 고스란히 입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생업을 접고 과거에는 시위가 무언지도 몰랐을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하염없이 자리를 지키시는 모습에서 과연 이 송전탑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실제 지역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일까? 하는 근본적인 질문이 들었다.

3.


밀양송전탑은 잘 알다시피 신고리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서울 및 수도권에 옮기기 위해 매우 큰 규모로 설계하는 것인데 정작 이 탑이 서면 농사, 축산 등은 말할 것도 없고 발암의 위험을 주민들이 고스란히 받아야 한다. 그리고 주민들이 주장하는 이같은 실제적, 심리적 피해는 간과되기 일쑤이다. 이처럼 지역주민들의 고통이 배려받지 못하는 현실은 환경정의라는 측면에서 보면 매우 불공평, 부정의하다는 각성이 필요한 것 아닐까?


혹시 주민들에게 보상금이라는 이익이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나는 도시에 살다가 사는 동네에 전기선이 들어온다고 해서 그것을 피해 여기까지 왔어요. 그런데 다시 송전탑이 건설된다니 얼마나 기가막히겠어요.” 동네 젊은 주민 한분의 이야기이다.


보상금도 중요하지만 삶의 질을 중시하는, 그래서 내 땅에서 농사짓고 살겠다는 바램이나마 지켜달라는 이 목소리도 현실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이들의 주장을 중시하는 것이 ‘환경정의’ 일 것이다.


글 :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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