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지난 5월 31일 토요일, 안산문화광장에서 [세월호 참사를 성찰하는 시민 열린토론 '천개의 바람이 되어']가 개최되었습니다.
 
안산시민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온 5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주셨습니다. 세월호 대응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실천에 대해 10인 1조를 이루어 토론하고 투표를 통해 시민들이 어떤 지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아래는 당일 토론회를 다룬 기사입니다.




세월호 사고 후 첫 대규모 원탁토론…“부패한 정부가 가장 문제”
[현장] ‘세월호 참사를 성찰하는 시민 열린토론’ 500여명 모여 진행

사용자 삽입 이미지31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구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를 성찰하는 시민 열린토론, 천개의 바람이되어'에서 시민들이 토론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사고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시민 참여 원탁토론에서 “세월호 사고 대응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부패한 정부와 국회”라는 시민들의 중론이 모아졌다.

31일 오후 6시 안산 문화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를 성찰하는 시민 열린토론’에는 5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원탁토론 방식으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날 토론회는 미국의 ‘21세기 타운미팅’을 한국식 모델로 개발한 토론 프로그램인 ‘코리안스픽스’를 원용했다. 코리안스픽스는 유권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우선순위를 스스로 결정하는 공론화 방법론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1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1천인 원탁토론회’에서 처음 도입됐다.

사회를 본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개회사에서 “희망을 갖고 있다가 결국 한명도 못 구한 데 대해 국민들이 분노했고, 슬펐고, 무력감에 가슴 아파했지만 이제는 국민들이 직접 일어서서 말하고 진실규명을 해야 한다”며 “사고의 원인부터 대책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희망을 일으켜세우기 위해 그동안 못 했던 말들을 이 자리에서 다 토해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조별로 5~6명씩 둘러앉아 ▲각자 자기주장을 펼치는 ‘입론’을 하고, ▲그 내용을 작성해서 메신저에 전달 ▲입론을 통해 나온 의견들을 모아 특정 명제를 만들어내고 ▲도출된 명제들에 대해 토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투표 ▲공론을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부패한 정부, 감시기능 못한 국회”에 가장 많은 의견 모아져

‘세월호 참사 대응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진행된 토론에서 ‘입론’과 ‘투표’를 거쳐 가장 많은 공감을 모은 의견은 ‘부패한 정부와 감시기능을 못한 국회’에 대한 것이었다. 이 부분에 대한 입론 비율은 20%였으나, 토론을 거친 투표에서는 30%가 이 의견에 동의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정부 관료가 부패한 것이 체계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 원인이다”, “국민의 대변자 역할을 해야 하는 국회가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등 의견들이 나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31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구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를 성찰하는 시민 열린토론, 천개의 바람이되어'에서 시민들이 토론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입론에서 개진된 의견은 주로 ‘무능한 구조, 무질서한 대응’(33%), ‘부패한 정부, 감시기능 못한 국회’(20%), ‘오보, 허위보도, 왜곡보도 언론’(17%), ‘저급한 시민의식’(7%), ‘대통령의 리더십, 대통령 처신’(6%), ‘진실규명과는 무관하고 납득할 수 없는 수사’(5%), ‘독선, 소통 부재’(5%), ‘유가족, 생존자, 국민 치유 무대책’(3%), ‘인성이 사라진 주입식 교육’(2%), ‘무책임하고 교육받지 못한 리더십’(1%) 순이었다.

토론을 거친 투표 결과, 위에서 언급된 ‘부패한 정부, 감시기능 못한 국회’가 30%로 가장 많은 의견을 모은 것 외에 ‘인성이 사라진 주입식 교육’이 2%에서 11%로 공감도가 급상승했고, ‘대통령의 리더십과 처신’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이들도 6%에서 11%로 늘어났다. 반면 ‘오보, 허위보도, 왜곡보도’ 등 언론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이들은 17%에서 7%로 크게 줄었다.

특히 ‘인성이 사라진 주입식 교육’의 경우 기존에 주최측에서 제시한 토론 안건과 별도로 도출된 의견이었는데, 이와 관련한 의견을 낸 홈스쿨링을 한다는 15살 여학생은 “자기 발 위에 물이 차오르는 데도 불구하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만 듣고 실제 가만히 있었던 학생들이었다”며 “이는 그동안 학교에서 ‘화장하지 말아라’, ‘수업할 때 화장실 가지 말아라’, ‘치마 줄이지 말아라’는 식의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공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진행된 2차 토론은 시간상 촉박하게 이뤄졌음에도 다양한 의견들이 도출됐다.

이와 관련해 참가자들은 ▲책임지는 사회, 어른상 구현, ▲권위주의적 리더십에서 윤리적 리더십으로 변화, ▲교육을 통한 사람 중심의 가치관 형성, ▲안전한 사회 시스템 구현, ▲정부의 혁신, ▲책임자 일벌백계, ▲규제 강화, ▲특별법 제정을 포함한 진상규명, ▲시민 실천으로 사회 및 의식 개선, ▲유가족 치유 프로그램 개발, ▲언론개혁 및 규제 등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시민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과제를 이 사회 리더들에게 던져줬다”

토론회를 직접 진행한 이병덕 코리안스픽스 대표 퍼실리테이터는 “세월호 사고 이후 시민들이 느끼는 무력감을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무력감을 쌍방으로 해결해줘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나왔고 괜찮은 테마가 모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시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한다는 과제를 이 사회 리더들에게 던져준 것이다. 각계 활동가들과 자원봉사자들, 시민들, 기관 지도자들이 이런 흐름을 받아들였다는 데 있어서 성공적”이라면서 "오늘 모인 의견들이 담긴 노란 이야기보따리를 상징적으로 삼아 전국적 운동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31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구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를 성찰하는 시민 열린토론, 천개의 바람이되어'에서 시민들이 토론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토론회에는 세월호 사고의 가장 큰 피해자인 단원고 학생들과 비슷한 또래인 10대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부모님을 따라 우연히 토론에 참여했다는 김범준(16.김포)군은 “정부를 비롯한 이 나라 책임자들이 사람들이 죽어가는 상황을 그냥 넋놓고 보고 있었다는 상황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원래 토론하러 온 것이 아닌데 뜻밖의 기회에 사람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어 뜻깊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친구라고 밝힌 김채린(18.안산)양은 “친구를 잃은 우리가 느끼는 심정은 남다르다”면서 “우리가 느끼는 여러 가지 생각과 문제점을 일반 시민들에게 알리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모인 의견들은 코리안스픽스 분석팀에서 리뷰 및 정리해 언론사에 배포하고, 정부 각 기관에 전달할 계획이다.

토론회를 마친 시민들은 저녁 7시 30분부터 같은 자리에서 진행된 ‘세월호 참사 추모 촛불 음악회 약속 그리고 동행’에 참석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31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구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를 성찰하는 시민 열린토론, 천개의 바람이되어'에서 시민들이 토론을 앞두고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31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구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를 성찰하는 시민 열린토론, 천개의 바람이되어'에서 시민들이 토론을 시작하기 전 서로 안마를 해주며 긴장을 풀고 있다.ⓒ양지웅 기자

출처

세월호 사고 후 첫 대규모 원탁토론…“부패한 정부가 가장 문제”, 강경훈 기자, 민중의소리, 2014-05-31, http://www.vop.co.kr/A0000075976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