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

<국가지속가능발전목표[K-SDGs] 수립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

2018년 3월 21일(수)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환경부와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국가지속가능발전목표[K-SDGs] 수립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가 서울중앙우체국 포스트타워 10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되었습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오경진 활동가가 제3세션 사회(people) 분야의 K-SDGs 수립 방향에 대해 패널 토론을 하였습니다. 토론문을 다음과 같이 공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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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실질적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한 국내 SDGs 이행과 모니터링을 위한 제안

- ‘국가지속가능발전목표[K-SDGs] 수립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 (2018.3.21.)

사회(People) 분야 K-SDGs 수립방향 패널 토론문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 경험 말하기, #미투 운동이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여성들은 가정, 학교, 직장 등 삶의 모든 공간에서 발생했지만 은폐되어왔던 피해 경험들을 말하며, 우리 사회의 극심한 성차별적 사회 구조와 억압을 변혁할 것을 외치고 있다. 이렇게 여성들의 외침이 폭발하는 현상은 한국 사회가 그동안 민주주의와 정의 실현을 목표로 끊임없는 역사적 진보 과정을 거쳐 왔음에도 불구하고 성평등 및 여성의 인권이 함께 진전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한국의 역대 정부가 여성 인권 보호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워 왔으나 실제로 보호하지 못한 결과를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성차별 규범과 사회 구조, 강간 문화 속에서 여성의 경험과 목소리는 삭제되고 사소하게 취급되어 왔으며, 그 결과 2018년 3월 현재, 한국 여성 인권의 현실은 국제적 기준으로 볼 때 최하위권에 속한다. 각종 통계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 예로, OECD가 2017년에 발간한 ‘The Pursuit of Gender Equality’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성별임금격차 37%로서 OECD 국가 중 최고로 높으며, 여성 국회의원 비율의 경우, 17 퍼센트로 OECD 평균인 28.7 퍼센트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Leaving no one behind) SDGs의 원칙에 따라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SDGs 5번 성평등 관련 독자 목표의 이행과 함께. 젠더 전환적 접근법(gender-transformative approach)에 따라 다른 16개 SDGs 목표에서도 젠더를 통합한 성주류화(gender-mainstreaming)된 이행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그러나 이러한 SDGs 이행을 위한 국내 정책의 수립 과정에서 성평등 실현을 전 영역의 크로스커팅 의제로서 반영하는 국가 차원의 시도는 현재까지도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지속가능발전센터는 지난 2017년 성평등 관점에서의 국가 및 지역 차원 SDGs 목표 분석 및 이행 현황 모니터링 사업을 전개하였다. 사업의 구체적 내용은 성평등 관점에서 SDGs 목표 및 세부 목표, 지표에 대한 국내 및 지역 차원의 통계 여부 및 분석, 목표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국가 및 지역 차원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새로운 목표 혹은 지표 등을 제안하는 것이다. 모니터링 주제는 1) 성평등한 고용과 ‘동일 노동에 대한 동일 임금의 원칙’ 의 실현, 2) 여성의 빈곤 종식, 3) 부불노동의 평등한 배분, 4) 대표성 확보를 통한 여성 세력화, 5) 젠더 기반 폭력의 종식, 6) 여성의 성과 재생산 건강 및 권리의 총 6가지이며, 이들은 현재 한국 여성운동의 주요 현안이자, 타 국가의 상황과 견주어 볼 때 시급한 개선이 요청되는 분야로써, 지난 2월 22일 진행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ommittee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 CEDAW)가 제8차 한국 정부 심의 이후 채택한 최종견해(concluding observations)에서 주요 권고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영역이기도 하다. 지역 차원의 모니터링 사업에는 총 8개 지역의 풀뿌리 단체들이 참여하였으며, 그 중 4개 지역 (경기, 경남, 안산, 아산)이 2017년 말 기준으로 지역 모니터링 보고서 작성을 완료하였다. 이러한 국가 및 지역 차원의 모니터링 결과는 지난 2017년 12월 14일(목) 서울시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출발, 우리의 현재 : 성평등 관점에서 본 SDGs 모니터링 결과 워크숍’에서 발표되었다. 지역 차원의 모니터링 보고서 최종 분석 및 국가 차원의 모니터링 연구는 조안창혜 여성주의 연구활동가가 담당하였다.

 

이 모니터링 사업의 연구 결과 중 국가 차원 SDGs 모니터링의 주요 결과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첫째, 국제 기준의 SDGs 목표의 정의 및 지표를 반영하는 국내 지표가 충분하지 않아 국내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어려운 점, 둘째, 지표 관련 국내 통계의 대부분이 중앙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 자료이고, 지역별로 분리·생산된 통계가 매우 부족하여 지역별 특성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 셋째, 비혼·이주·난민·LBTI·장애·북한이탈·성소수자 여성 등 한국 사회 내 취약 계층에 속하는 여성들의 특성을 고려한 통계의 부족으로 인하여, 이들에 대한 목표의 이행 현황을 파악할 수 없는 점이 제기되었다. 특히, 세 번째 지점과 관련하여, 이러한 취약 계층 여성들이 한국 사회 내 교차적 형태의 차별에 광범위하게 노출되어 있으며, 젠더 폭력 예방 및 지원, 노동, 재생산권 등 정부의 ‘여성’ 정책에서 자주 배제되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다. 이와 더불어, 연구자는 거시적이고 추상적인 수준으로 정의된 글로벌 규범인 SDGs 목표를 국내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목표에 대한 이행수단을 분석·모니터링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덧붙이자면, 한국의 성평등 관련 현행 법·제도 이행의 실효성 및 중앙·지방 정부의 법·제도·정책 전반에 걸친 성주류화 이행의 효과성 분석, 한국의 사회·문화적 특수성을 반영한 성평등 관련 인식과 사회 규범을 측정 및 분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표 마련 및 이러한 분석 자료를 정책과 효과적으로 연계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

 

한편, 지역 차원의 모니터링 사업에 참여한 활동가들은 지방 정부 및 담당 공무원의 성평등 정책에 관한 관심 및 성인지 관점 부족 등이 SDGs 모니터링 과정에서의 주요한 장애물로 작용하였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제기하였다.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지역 차원에서의 K-SDGs 수립 및 이행 과정에서도 계속될 것이기에, 지역의 활동가들이 제안한 바대로, 지방 정부 및 행정 기관의 성평등 인식 제고 및 정책 역량 강화, 젠더 전문가 컨설팅, 젠더 거버넌스 설립에 있어서 다양한 여성 시민 참여 보장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모니터링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정리하자면, 앞으로의 K-SDGs 수립 추진 과정에서 앞서 언급한 한국의 심각한 성불평등 현실을 반영한 성평등 목표의 정교한 설계와 동시에, 다른 목표의 지표 설계 과정에서도 크로스커팅 이슈로서의 성평등을 고려하고 체계적인 성별분리 통계 마련을 포함하여, 다양한 여성들의 현실을 드러내는 지표 설계를 주요 과제로 두어야 한다. 특히, 젠더 전문가 및 여성 단체들과의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하여, 한국의 현실 및 현안을 잘 반영하는 국가 지역 차원의 지표 생산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목표 5.1.1>의 ‘성평등 및 차별금지 증진, 강제, 모니터링을 위한 법률 기반의 여부’에 관하여, 헌법·법령·조례 등 전 국가적 법 규범을 통틀어 SDGs, CEDAW 등 성평등과 관련한 국제 기준에 맞추어 성평등 실현 목표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의 여부가 필수적으로 점검되어야 할 것이며, <목표 5.2>의 여성 폭력 철폐와 관련해서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으나) 최근 한국 사회에서 특히 급증하고 있는 스토킹, 사이버 성폭력, 몰래카메라 범죄, 데이트 폭력, 여성 혐오 범죄 등 다양한 형태의 젠더 기반 폭력의 실태에 관한 통계를 포함하여, 여성 폭력의 근본 원인을 다루고 효과적인 정책 대안 마련으로 연계할 수 있는 국가 및 지역 차원의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통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여성 노인 상대적 빈곤율, 재난 사고 발생에 대한 성별분리통계 등 다양한 사회 취약 계층의 성별분리 통계를 국가·지역적 차원에서 더욱 체계적으로 구축하여, 젠더 전환적 접근법에 따른 정책 마련의 자료로 사용해야 한다. 즉,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성평등 실현’을 위해서는 ‘여성’에 대한 시혜적인 정책으로 개별화되는 현재의 방식에서 벗어나, 경제·사회·문화·환경 등 모든 정책 영역에서 성주류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SDGs 국내 수립이행 체계가 구조적으로 변혁되어야 한다.

 

 참고문헌: 

1) 조안창혜 (2017), ‘성평등 주요 의제 중심의 국가 차원 SDGs 이행 모니터링’, 한국여성단체연합

2) 2018.12.14.,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출발, 우리의 현재 : 성평등 관점에서 본 SDGs 모니터링 결과 워크숍’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지속가능발전센터 공동주최) 자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