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

1.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와 새천년개발목표(MDGs)의 통합

 2013년 9월 뉴욕에서 개최된 제68차 유엔총회는 2012년 리우+20 회의 후속으로 진행된 지속가능개발목표에 관한 논의와 2010년 MDG+10 회의 후속으로 진행된 Post 2015년 개발논의를 하나로 통합시킨 회의였다. 향후 2년 간 지속될 금번 논의는 일차적으로는 2014년 9월까지 지속가능개발에 관한 공개작업반(OWG on SD)과 고위급정치포럼(HLPF on SD) 그리고 재원마련(financing for SD)을 위한 전문가회의를 통해 최종보고서(final report)의 내용을 마련할 예정이며, 다음으로는 최종보고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정부 간 협상을 통해 정리된 최종 결과가 2015년 9월 유엔총회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1)  따라서 새로운 개발 프레임(goals, targets, indicators)과 의제(agenda), 우선순위(priorities)등의 내용에 관한 본격적인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2)

 이번 유엔회의 역시 비록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 말의 성찬에 불과하다(Much rhetoric but little action)”는 비판이 제기되고는 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초월적 긍정’을 만들어내기 위한 시민사회단체의 노력이 중단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가운데 ‘성장중심 개발’의 힘에 밀려서 ‘지속가능개발’의 요구가 침묵당하고 있는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Post 2015 개발아젠다를 논의하는 현 시점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관한 질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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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염된 흐름 속으로의 주류화가 아닌 주류의 전환(transforming mainstream)


 2013년 9월 유엔총회에서 여성그룹들은 그동안 SDGs와 MDGs로 나뉘어져서 각자가 진행해 온 대응활동을 통합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그 결과 서로 다른 여성 그룹 간 연대를 바탕으로 유엔 밖에서 강력한 비판(outside strategy)활동을 전개함과 동시에 유엔 내부에서의 로비활동(inside strategy)을 활발하게 추진할 수 있었다.

 1992년 리우회의에서 결성된 9개의 주요 집단(9 Major Groups) 중 하나인 여성주요그룹(Women's Major Group; WMG)과 Post 2015 논의과정에서 결성된 Post 2015 여성연합(Post 2015 Women's Coalition; WC)은 모든 개발목표의 성 주류화(gender main-steaming)를 실현할 것을 촉구해 온 기존의 여성전략을 수정해서 여성 독자 목표(stand-alone goals)를 강조하고 나섰다.

 소위 ‘쌍둥이전략(twin track strategy)’으로 불리는 새로운 여성전략은 빈곤과 불평등 그리고 성 격차에서 벗어나도록 사회구조를 전환시키는 것에 보다 중점을 두는 것인데, 이는 MDGs 접근법의 한계와 함께 성 주류화 전략이 지닌 한계를 동시에 극복하기 위한 여성주의적인 개발관점을 다시 정립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여성들은 오염된 흐름 속으로 주류화 되기를 원치 않는다(We will not be main-streamed into a polluted stream)”는 것을 분명히 선언하고자 한 이들은 성 평등과 여성의 세력화는 경제, 정치, 성적, 재생산 영역 등 모든 영역에서의 여성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모든 형태의 폭력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지 않는 한 불가능하며, 평화와 안전, 성적 그리고 재생산 건강을 포함한 모든 의사결정과정에 여성들이 ‘의미 있게’ 참여하지 못하는 한 실현될 수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아래의 내용은 여성주요그룹(WMG)이 지난 9월 발표한 Post 2015 개발논의에서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여성들의 우선요구조항들이다.


1. 여성의 경제적 자율성과 성별 정의(gender justice) : 이는 단지 빈곤의 여성화를 막거나 빈곤퇴치 활동에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거시경제구조의 전환, 글로벌 금융구조의 재구조화, 여성이 전담하는 무급 돌봄 노동의 재분배, 남녀 간 역할모델의 변화, 평등과 사회정의의 건설과 여성의 경제적 자원에 대한 접근과 통제권의 보장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여성의 정치적 자율성과 온전한 시민권의 보장 : 이를 위해서는 단지 할당제의 도입에 국한되어서는 안 되며, 모든 수준에서의 동등한 참여와 공식적 그리고 비공식적인 의사결정제도에 대한 광범위한 여성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3. 모든 형태의 폭력으로부터의 여성의 자유 : 국가, 개인, 가족 구성원을 막론하고 여성에게 자행되는 폭력은 여성이 인권을 온전하게 향유하는 것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이다. 여성에 대한 폭력을 막기 위한 효과적인 개입과 함께 폭력철폐를 위한 노력의 강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4. 여성의 성적 자율성과 성 평등 : 여성은 폭력, 강압, 차별로부터 자유롭게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반드시 가져야 한다. 또한 보편적이고 동등한 성적, 재생산 건강교육과 정보 및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낙인과 차별 없이 사회적 지원을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


5. 성적 그리고 재생산 건강과 권리의 접근 : 자신의 몸과 생명 그리고 섹슈얼리티에 대한 통제권의 자유와 능력이 없이는 여성의 인권은 제대로 실현되어질 수 없다. 성적 그리고 재생산 건강과 권리는 Post 2015 지속가능개발 프레임에서 반드시 목표로 포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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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년 9월 이전까지 유엔은 고위급 유명인사 패널, 지속가능해결 네트워크, 글로벌 컴팩 등의 논의 팀을 구성함과 동시에 80개 국가에서 국가별 협의를 진행하였고, 11개 분야의 다자주체(multi-stakeholder)들과도 주제별 협의(thematic consultation)를 진행하였다.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들이 진행한 논의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The World We Want 2015" 사이트를 참조(www.worldwewant2015.org)

** 2) 지난 68차 유엔총회의 결정사항에 따르면, 향후 post-2015 논의는 30여개 국가의 정부대표로 구성된 지속가능개발목표에 관한 공개작업반(Open Working Group on Sustainable Development; OWG on SD)을 통해서 진행되어질 예정이다. 따라서 2014년 9월까지 OWG와 고위급정치포럼(High Level Political Forum on Sustainable Development; HLPF)에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며, 이 논의결과를 담은 보고서가 2015년 9월 유엔총회에 보고서로 제출되어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14년 9월을 목표로 지속가능개발 재원마련(financing for sustainable development)에 관한 별도의 논의도 정부 측 전문가회의를 통해 전개될 예정이다. 따라서 전 세계의 시민사회단체들은 OWG과 HLPF, 그리고 재원마련 논의 등 현재 진행되고 있는 Post-2015 논의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 (OWG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유엔 사이트 참조. http://sustainabledevelopment.un.org/index.php?menu=1549).

                                                                                     
                                                                                            조영숙(한국여성단체연합 국제연대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