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여성운동 길을 만들다 – 성평등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여성운동 방향과 전략찾기 제3차 정책포럼 후기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올 한 해, 7개 지역여성연합과 29개 회원단체와 함께 여성운동의 방향과 전략 모색을 위한 연속 정책 포럼을 진행하여 사회‧정치적 상황과 각 지역‧영역별 운동의 상황을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성운동의 방향과 전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6월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는 저출생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 아닌 단순한 인구정책 수준에서의 정책을 제안한 것에 그쳤습니다. 정부의 발표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관련 기구를 신설하는 등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출생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저출생 문제를 둘러싼 여러 동학을 젠더 관점으로 분석하는 것과 동시에 현재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성차별 해소와 여성과 소수자들에 대한 경제적/사회적 권리 강화와 차별 해소가 필요합니다.
8/21(수) 진행된 제3차 정책포럼에서는 현재의 저출생 현상을 담론적으로 분석하는 정희진 여성학자의 여는 강의를 시작으로 단체별 토론 시간을 통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단체들의 고민과 대응 전략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여성운동, 길을 만들다 - 성평등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여성운동 방향과 전략 찾기 제3차 정책포럼
- 일시 : 2024년 8월 21일(수) 오전 9시
- 장소 : 재능교육연수원
- 프로그램(※사회 :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여는 강의 : 여성주의 관점과 저출산(정희진 여성학 박사,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
•단체 발표 1 : “저출생” 뭐가 문젠데?(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단체 발표 2 : 저출생, 돌봄 사회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류형림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장)
•단체 발표 3 : 이주여성과 돌봄노동, 그리고 인권(남지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활동가)
•단체 발표 : 정부의 저출산 정책방향과 기조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여성․성평등 정책변화와 이에 따른 지역여성운동 - 광주시 저출산·고령화대책을 중심으로(김효경 광주여성민우회 활동가)
여는 강의를 통해서는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에 한국의 다양한 사회 현상과 변화를 국제적인 맥락을 고려하여 젠더 관점으로 분석하고,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살펴봤습니다. 현재의 글로벌 신자유주의 통치 체제와 신자유주의와 각자도생의 시대에 목격되는 현대 사회의 특징을 분석하고, 또한 현재의 사회 시스템 내에서 여성들에게 주어지는 성별 고정관념과 성역할, 여성들의 이중노동 현실과 이에 따른 저출산 현상을 살펴봤습니다.
이어지는 단체별 발표에서는 현재 정부의 저출산/저출생 대응 정책을 노동, 돌봄, 이주여성, 지역의 맥락에서 살펴보았습니다.
단체 발표 1에서는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이 남성보다 높은 현실, 채용 성차별 문제, 여성들이 주로 종사하고 있는 분야에서의 저임금 문제, 출산과 육아에 의한 경력 단절, 장시간 노동 문화 등의 문제를 살펴보며 노동시장의 차별을 해소하고 안전하고 일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의 과제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단체 발표 2에서는 저출생/저출산 현상을 바라볼 때 근본적인 사회 구조의 변화를 위해 돌봄을 중심으로 고민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인간은 돌봄 없이 생존할 수 없는 관계적이고 상호 의존적인 존재임을 전제에 두고 정의로운 돌봄 사회로의 전환은 어떤 방식으로 고민해볼 수 있을지에 대한 사유가 필요하다는 점이 공유되었습니다. 또한 돌봄에 대한 성별 고정관념과 성별에 따른 성 역할, 개인 기준의 복지 체계 구성, 국가 정책의 근본적인 관점의 변화가 필요한 현실을 짚으며 어떻게 사회 구조를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단체 발표 3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중심으로 짚어주었습니다. 해당 정책의 도입 과정에서 정부와 지자체, 언론에 의해 여성에 대한 차별적 담론이 생산되며, 정부의 해당 정책은 돌봄의 공공성 확충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민간기관과 개인이 돌봄 노동을 거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습니다. 또한 해당 정책이 도입되면 발생할 수 있는 이주가사노동자의 노동권과 체류권, 안전망과 관련한 문제를 살펴보고 돌봄 노동의 시장화에 대한 돌봄의 격차 확대 및 양극화 현상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단체 발표 4에서는 광주지역을 중심으로 정부의 저출산 정책방향과 기조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여성‧성평등 정책 변화를 살펴보았습니다. 광주는 인구정책담당관실이 신설되었고 해당 실에서 여성 정책 업무를 진행하게 되어 성평등 정책 업무가 축소되는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공유하고, 그렇다면 인구 정책을 어떻게 성평등 관점에서 기획하고 추진하는 전략을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도 공유했습니다. 또한 광주지역의 특성을 살펴보고 이러한 특성을 고려한 성평등 관점의 정책 개발과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지역 내에서 저출생/저출산 관련 정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 활동이나 지방자치단체의 개발 담론에 대항하며 담론을 확산하고 활동을 해나가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제3차 정책포럼을 통해 현재 한국사회에서 많이 이야기 되고 있는 저출생/저출산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살펴보고 여성운동의 방향을 고민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제1,2차 정책포럼 후기 보기 : https://women21.or.kr/policy/24837
※본 정책포럼은 노무현시민센터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