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초, 신학기가 시작됐다. 신학기가 되면, 긴 겨울방학을 보낸 아이들은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힘들지만, 일하는 부모들은 마음이 힘들다. 특히, 새롭게 초등학교에 입학하거나, 저학년인 경우 아이의 방과후 계획을 짜면서 마음이 아프다. 부모가 퇴근후 집에 돌아올 시간까지 학교 일정 후 아이가 지낼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면서 엄마들이 일을 계속할 것 인지 말 것 인지 갈등하는 이유이다.
사실 이런 갈등은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다. 임신하면 사무실에서 눈치 주거나 퇴사를 종용하니 그만둔다.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우니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둔다. 좋은 일자리여서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했더라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이 없으니 엄마들이 직장을 떠난다. 주변에 보낼만한 어린이집이 있어서 아이를 보냈더라도 초등학교 입학하면 다시 갈등한다. 게다가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엄마가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것 같아서 갈등이 깊어진다. 어떤 상황에서도 엄마가 갈등한다.
맞벌이 보편화되었다고 하고 실제 맞벌이 하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맞벌이 부부에 대한 사회적 지원은 많이 아쉽다.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싶어도, 아이를 잘 돌봐준다고 소문난 어린이집은 대기자가 많다. 국공립어린이집은 맞벌이 가구가 우선순위이지만, 우선순위 대기자가 많기에 실제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소위 ‘무상보육’이 확대되고 있지만, 무상보육이 아닌 3-4세아의 맞벌이 부부는 대부분 보육료 지원 제외대상이 된다. 초등학교 방과후 과정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이들이 제대로 된 돌봄을 받거나 안심하기에는 부족하다.
아빠들이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도 쉽지 않다. OECD 최고의 노동시간, 남자가 가장이고 가장은 어때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 열심히 일하지만 아이와는 멀어지고, 가족관계에서 박탈감을 경험할 수 밖에 없다. 가족을, 아이를 먼저 생각하는 아빠는 회사에서 능력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아이를 키우면서 일하는 부모가 맘 편히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성장할 때 까지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가 사회구조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임신하면 당연히 출산전휴가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아빠와 엄마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한 후 복귀하여 일 할 수 있고,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어린이집을 기다리지 않고 이용할 수 있고, 초등학교에 입학해도 방과후에는 아이 혼자 있지 않아도 되는 것. 아이가 성장하는 연령과 상황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일관되게 지원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요즘 서울에서 마을공동체의 추억을 되살리는 것은 쉽지 않다. 마을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시작되고 있으니, 앞으로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아이들이 무사히 성장하기를 기도한다. 
박차옥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회권국장
(*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 본 원고는 '서울타임스'에 게재한 글(3/16)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