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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페미시국광장

<‘국산야동’ 유통 사이트 처벌하라! - 초범이라 기소유예, 반성해서 기소유예, 검찰을 규탄한다>

 

지난 2019년 8월 30일 저녁 7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7차 페미시국 광장이 열렸습니다.

이번 광장의 주제는 <‘국산야동’ 유통 사이트 처벌하라! - 초범이라 기소유예, 반성해서 기소유예, 검찰을 규탄한다> 입니다.

 

 

작년 6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피해의 사슬을 끊고자 126개의 포르노 사이트 운영자들을 고발했습니다. 해외에 서버를 둔 포르노 사이트들은 피해경험자가 존재하는 피해 촬영물을 ‘국산 야동’이라는 이름으로 유통시켜 수익 구조를 만듭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 범죄의 정범으로 밝혀진 자들에게 고작 1년도 되지 않는 터무니없이 적은 형을 내렸습니다. 참담한 심정이 들게 하는 수사 결과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검거된 유포자들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그 이유를 “초범이라서”, “반성해서”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과연 검찰의 불기소 이유입니까? 아니면 가해자를 감싸는 변호인의 의견입니까?

 

 

-      피해촬영물 유통하는 불법 해외 사이트 기소하라!

-      초범이라 기소유예, 반성해서 기소유예, 검찰을 규탄한다!

-      ‘국산야동’은 없다, 피해촬영물 유통하는 해외사이트 처벌하라!

-      피의자 사정 다 봐주고 피해현장 나몰라라, 검찰이냐 가해자냐 존재이유 증명하라!

-      재유포자, 사이트 운영자, 가해자를 비호하는 남성카르텔 해체하라!

 

 

 

피해 촬영물을 단죄하기는커녕 방조에 일조한 검찰은 거대한 강간문화 카르텔의 일부입니다.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은 <7차 페미시국광장_‘국산야동’ 유통 사이트 처벌하라!>에서 검찰이 얼마나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가해자를 옹호했는지, 불기소 이유서와 판결문을 토대로 조목조목 증명하고 규탄했습니다.

 

 

 

 

 

첫번째 순서인 광장브리핑에서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박찬미 활동가가 불법 포르노사이트를 고발하게 된 경위와 현재까지의 처분 결과에 대한 분석을 발표했습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는 그간 사이버 공간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항하며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피해회복을 위한 수많은 노력을 지속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피해촬영물을 유통하는 플랫폼을 규제하고 성폭력을 상품으로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운영자들을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중략)

 

이에 한사성은 지난 2018년 6월 말일, 셀 수 없는 날을 지새우며 실제 저희가 지원하고 있는 피해자의 촬영물이 유통되는 것으로 확인된 126개의 포르노사이트를 대상으로 고발을 준비하였습니다. 포르노사이트 운영자에 대해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음란물 제작배포등, 음란물 유포의 죄목으로 고발하였습니다. 우리는 사법기관이 그간 사이버성폭력에 얼마나 관대했는지를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었으면서도 간절한 심정으로 처분결과를 기다렸습니다. 소라넷 폐지 이후, 세상이 이전보다는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도착하기 시작한 송달문서와 검찰에 요청한 불기소 이유서와 판결문을 받아본 우리는 황망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습니다. 아직 검찰로부터 불기소이유서나 사건번호를 전부 통지받지는 못하였지만 2019년 8월 28일까지 한사성이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유포자와 운영자가 합산된 총 186건 중 불기소 된 건은 85건으로 45.7%에 다다릅니다. 기소된 89건에 대하여도 ‘구약식’, 즉 약식재판이 41.6%로 절반 가까이 차지해 벌금형에 그치고 있습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 및 유포 등 사이버성폭력 단독으로 선고된 경우 모두 1년 미만의 징역 및 집행유예 2-3년이 나왔습니다. 유포자에 대한 실형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운영자의 경우, 성명불상으로 기소중지 된 3인, 각하 1인이었습니다. 검찰이 음란물 사이트를 직접 운영한 것으로 밝힌 사람은 2명뿐이었으며 이들은 각각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1년 6월에 6억4천여원의 범죄수익을 선고받았습니다. 도박공간개설 및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등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을 통해 장기간 상당한 수익을 취한 경우에도 고작 1년 6개월의 실형에 그친 것입니다.

 

그리고 급여를 받는 직원으로 밝혀진 3인에 대해는 가담정도가 낮다며 징역 8월~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습니다. 관련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광고를 게시하거나 자금 세탁을 위해 계좌를 제공했던 이해관계인은 대부분 불기소 처분되었습니다. 결국 한사성이 고발했던 126개 사이트 중 단 두 개 사이트의 운영자만 처벌을 받은 것이고 그것도 실형을 받은 사람은 징역 1년 6개월의 선고를 받은 단 한 명뿐인 것입니다.

 

“불법촬영 범죄 검거율 96%”, “불법촬영물 비동의 유포 징역 3년 구형, 이례적 엄벌”이라고 연일 기사가 쏟아지는 이 세상이 꼭 바뀐 것만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한사성은 오늘 이 자리에서 현실과 괴리된 통계 뒤에 감춰진 실상을 고발하고자 합니다. 가해행위가 분명한 사안조차 기소하지 않을 이유, 이 인격을 말살하는 행위가 징역 1년도 채 나오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것이 얼마나 사이버성폭력에 대한 안일한 판단이었는지 고발하고자 합니다. 확보된 44건의 불기소 이유서와 42건의 판결문을 분석하여 발견한 공통적인 문제점을 크게 세 가지로 전달해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검찰은 게시횟수, 또는 게시 기간을 기준으로 가해행위의 경중을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불기소 또는 양형 이유에서 “그 전시 횟수, 사진의 수에 비추어 비교적 사안이 중하지 아니하다”, “게시한 사진이 2장이고 게시 기간이 비교적 짧은 점”, “게시한 사진이 6개로 비교적 적은 편이고”, “소위 ‘파워 업로더” 또는 “헤비 업로더”는 아닌 점, “초범인 점” 등 그 전시 횟수 및 기간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가해자 중심적인 해석임은 물론, 사이버성폭력에 대한 지극히 평면적이고 안일한 분석입니다.

 

(중략)

 

둘째, 검찰은 피해자의 얼굴 등 신상을 추정 / 특정할 수 없다는 표면적인 사실관계만을 고려하여 죄질을 결정하여 현실과 괴리된 판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은 점”, “피해자의 얼굴 등이 식별되지 않은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들어 피해가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해당 피해사실은 인식하고 직접 고소한 경우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얼굴이 나온 것도 아니고, 이 몸이 네 몸인지도 모르는데 무슨 타격을 입느냐는 것입니다. 피해를 입혔다고 생각될 정도의 음란물인지를 따질 때에는 성기나 가슴 같은 특정 부위를 놓고 따지면서, 막상 내 몸이 토막나 그와 같이 ‘음란물’로 전시되고 있는데, 이게 그 정도로 피해 받을 일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 정도는 괜찮다고, 가해자에게 말해주는 것입니다.

 

(중략)

 

셋째, 검찰은 피해자의 일상과 인생을 짓밟은 가해자의 장래와 안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가해자의 “직업과 나이”를 고려하여 “피고인이 사회 내에서 성행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한 번 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반성문을 수 차례 제출하며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불기소처분을 내립니다. 검찰과 재판부의 이러한 태도 때문에, 반성은 이제 가해자들 사이에서 ‘꿀팁’으로 공유되고 있습니다.

 

(중략)

 

소라넷 폐지 이후로 무엇인가 달라질 줄 알았던 세상에 제2, 제3, 제4,…몇 개인지도 파악하기 어려운 소라넷들이 죽지도 않고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계속 죽지 않고 살아남아있습니다. 우리는 수천 개, 어쩌면 더 많을 소라넷들이 법을 피해가려고 도망치고 꼼수를 부리는 동안 공부하고 연대하고 인식을 바꾸고 법도 개정했습니다. 사이버성폭력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기관도 이제 생겨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해자들이 자위하다 화면을 꺼버리면 사라지는 모니터 속의 무력한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는 분명히 살아있으며, 우리가 종료되었다고 할 때까지 우리의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평생의 짐을 짋어지고, 일상을 잃어버릴만큼 벌을 받아야할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가해자입니다.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어린 연대와 애정의 마음을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이어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법률지원단으로 활동 중인 전가영 변호사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정말 참담하고 답답한 결과입니다. 검찰은 총 186건의 범죄사실 중 절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의 기소건 중에 또 40%이상은 약식기소를 하였습니다. 여기서 약식기소는 담당검사가 사안의 중대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사건에 대하여 징역형 없이 벌금형만을 내리기 위해 청구하는 것입니다. 결국 불기소와 약식기소를 제외하고 최종 정식재판에 회부된 건은 186건 중 고작 50건에 불과합니다. 검찰이 불법촬영과 유포에 대한 죄를 얼마나 경미한 것이라 생각하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결과입니다. 오늘 저는 검찰의 불기소 이유를 짚어보며 기계적이고 단순한 판단에서 비롯된 오늘의 부당한 결과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우선 검찰의 불기소처분 이유서를 살펴보면 가해자가 초범이라는 이유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하지만 가해자들 대부분은 비록 기존전과가 없다 하더라도 불법촬영물을 수차례 반복해서, 상습적으로 게시한 자들입니다. 잡힌 것이 이번이 처음인 것이지 범죄행위가 자체가 처음인 것은 아닌 것입니다. 게다가 초범이라 하더라도 죄책이 중하다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하는 것이 최근 사법부의 경향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죄의 경중과는 무관하게 불기소처분을 남발하는 것은 사법부의 경향에도 맞지 않는, 아주 단순하고 무책임한 판단의 결과입니다.

 

(중략)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 600여건이었던 것이 2017년에는 7천건에 육박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소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2010년 72%의 기소율에서 최근 20%후반까지 떨어졌습니다.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 도대체 어떻게 범죄율이 줄어들기는 기대하겠습니까.

 

검찰이 가해자들을 기소하지 않으면 가해자들은 범죄를 저질렀다는 아무런 기록도 남지 않은 채 다시 그들이 살던 세상으로, 정상적으로 복귀합니다. 결국 남는 것은 삶이 송두리째 파헤쳐진 채 유포의 공포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야할 피해자들뿐입니다. 검찰은 본인들이 가해자들에게 어떠한 면죄부를 주고 있는지, 피해자에게는 또 어떤 고통을 남기고 있는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할 것입니다. 그것이 선량한 국민을 대변하는 검찰의 역할입니다. 다시는 이러한 무책임하고 기계적인 처분이 내려지지 않기를 검찰에 강력히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시민들의 분노가 모여 광장은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이어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던 자유발언자 분들의 메세지를 공유합니다.

 

[이효진님 자유발언] 

우리들은 더 이상 이 문제를 마냥 기다릴 수 없습니다. 그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또 다른 누군가는, 어쩌면 우리 자신일 수 있는 그 누군가는, 고통에 몸부림 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검찰은 불법촬영물을 유통하는 사이트들을 기소하고 경찰은 성범죄자 수사를 성인지적 관점에서 착실히 진행하십시오. 더 이상 다음에, 나중에는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효린님 자유발언]

여성들은 계속 싸우고 있고 싸워나갈 것입니다.

여성이 더이상 음란한 대상으로 사용되고 거래되지 않도록, 지긋지긋한 남성권력 카르텔이 박살나도록, 여성을 착취하는 성폭력 성착취 산업에 균열을 낼 것입니다.

여성들이 세상을 바꿔 나가는 것을 검찰은 가로막지 마십시오. 경찰은 재판부는 국회는 정부는 걸리적거리지 마십시오.

 

 

대망의 퍼포먼스 시간에 검찰의 터무니 없고 답답한 불기소 이유서를 절구에 넣어 빻아버렸습니다.

 

"개떡같은 불기소 이유서를 빻아서 찰떡을 만들었습니다!"

 

 

불기소 이유 초범이라니, 개떡같다!

 

 

 

불기소 이유 단 2장 유포라니, 개떡같다!

 

 

 

불기소 이유 가해자 직업과 나이 때문이라니, 개떡같다!

 

 

 

 

 

속시원한 절구 퍼포먼스 후 우리는 싸우는 서로를 확인하고 연대하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너무나 기대했었던 에코 페미니스트 싱어송라이터 안혜경님의 공연으로 다시 한 번 모두가 기쁘게 노래하고 춤추며 마음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      피해촬영물 유통하는 불법 해외 사이트 기소하라!

-      초범이라 기소유예, 반성해서 기소유예, 검찰을 규탄한다!

-      ‘국산야동’은 없다, 피해촬영물 유통하는 해외사이트 처벌하라!

-      피의자 사정 다 봐주고 피해현장 나몰라라, 검찰이냐 가해자냐 존재이유 증명하라!

-      재유포자, 사이트 운영자, 가해자를 비호하는 남성카르텔 해체하라!

 

 

 

벅차고 뜨거운 마음으로 7차 페미시국 광장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다음은 9월 20일 오후 6시 30분, 9차 페미시국 광장에서 또 한 번 여성들의 놀라운 연대와 투쟁이 이어질 것입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8차 페미시국광장

<일상의 남성카르텔 우리가 부순다!>

 

제 8차 페미시국광장이 9월 6일 저녁 7시 동화면세점 앞 광장에서 있었습니다.

 

故 장자연, 김학의, 버닝썬, 웹하드카르텔 사건 등을 겪으며, 우리는 다시 한 번 더러운 남성카르텔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정·재계, 검·경과 연결된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 할지라도, 여성들이 마주하는 성차별·성폭력은 전쟁과 같은 일상입니다. 우리는 이 일상을 깨부수고 우리의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비 예보와 태풍 링링 상륙 소식까지 있었지만, 100장의 피켓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사회자의 분노의 구호 선창으로 시작하였습니다.

         #화장해라 살좀빼라 외모품평 웬말이냐

         #손님커피 문서복사 니손으로 직접해라

         #성희롱하려 회식하냐 여성대상화 집어쳐라

         #여자나이 계란한판 큰일하기 좋은 나이

         #가정에서 돌봄분업 당연한거 왜 안하냐

         #직장에선 일만하자 사생활 좀 그만캐라

         #여성이라 업무배제 부장님은 남자들만

         #여성이라 업무배제 능력대로 일좀하자

         #끼리끼리 권력배분 더이상은 못참겠다

         #경찰신고 하고나니 수사관이 2차가해

         #검찰고소 하고나니 혐의없음 불기소다

         #공범이냐 공권력이냐 검찰을 규탄한다

         #강간문화 남성카르텔 검경이 주범이다

         #여성혐오 여성폭력 이제는 깨부수자

 

 

이어서 부정의한 일상을 바꾸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담은 구호를 다함께 외쳤습니다.

 

          #부정의한 남성카르텔 우리가 바꾼다

          #폭력적인 강간문화 우리가 바꾼다

          #일상이 전쟁이다 우리가 바꾼다

          #정의가 무너졌다 우리가 바꾼다

          #성역할 고정관념 우리가 바꾼다

          #성차별, 성폭력 우리가 바꾼다

          #정부도 국회도 검경도 재판부도 우리가 바꾼다

          #조직도 가정도 학교도 일터도 우리가 바꾼다

          #노동시장 여성차별 우리가 바꾼다

          #끝까지 싸운다 끝내는 바꾼다 우리가 바꾼다

          #성평등이 정의다 우리가 바꾼다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은 ‘나 일하러 갔는데 (___________)겪었다. 성차별·성폭력을 끝장내기 위해 ( __________) 할 것이다’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셨고, 그 결과를 서울여성노동자회 신상아 사무국장이 발표해 주었습니다.

 

#나 일하러 갔는데 “화장 좀 해라, 부서의 꽃이다. 각선미가 죽인다, 아침엔 너무 예쁜데 오후가 될수록 좀..., 어딜 고치면 낫겠다. 살 빼라, 화장 안 하면 어디 아프냐?” 등의 말을 들었다.

#나 일하러 갔는데 “술 따라 달라”했다. 소맥과 러브샷, 노래방에서 무희처럼 춤추게 했다, 접대는 어리고 친절한 여성이 최고라며 술자리에 불려 나갔다. 첫 회식자리에서 신입여직원들에게 본부장과 남직원들 사이사이에 끼여 앉게 했다.

#나 일하러 갔는데 “벌써 나이를 그렇게 많이 먹었냐?, 그 나이까지 결혼도 안하고 뭐했냐?, 여자나이는 크리스마스라는데 너도 조만간이네, 결혼해서 애 낳고 애국이나 해라"라는 말을 들었다.

#나 일하러 갔는데 팀장급 이상은 중년 남성, 말단 직원은 전부 여성이더라,  잡일은 여자가 다하고 돈은 남자가 더 많이 받더라, 능력에 차이가 없어도 남자 동기가 먼저 승진하더라, 능력에 관계없이 남, 여로 임금도 구분되더라.

#나 일하러 가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뒤에 선 남자가 성추행했다. 나 일하러 갔는데 성추행과 성차별을 겪었다. 나 일하러 갔는데 내가 열 달 동안 생리 안하게 해줄까 라는 말을 들었다. 나 일하러 갔는데 옷차림이 왜 그 따위야? 너 남자들한테 질질 흘리고 다니는 거냐? 라며 성희롱 당했다. 나 일하러 갔는데 살쪄서 밤일 못할 것 같다고 성희롱 당했다. 나 일하러 갔는데 상사가 성폭행 했다.

 

이어서 성차별·성폭력을 끝장내기 위해 보내주신 의지를 구호로 외치면서 마무리하였습니다.

 

 

          #성차별 성폭력을 끝장내기 위해 끝까지 버텨서 살아남을 것이다.

          #성차별 성폭력을 끝장내기 위해 죽기 전까지 투쟁할 것이다.

          #성차별 성폭력을 끝장내기 위해 다시 헛소리 못하게 입을 다물게 할 것이다.

          #성차별 성폭력을 끝장내기 위해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다.

          #성차별 성폭력을 끝장내기 위해 항의하고 내 감정을 표현 할 것이다.

 

이어서 성폭력에 맞서 법정 싸움을 진행하고 저항의 경험과 승리한 경험을 나눠주기 위해 오신 분들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먼저 종교법인 이사장의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사건 피해 당사자인 소연님의 경험 나눔이 있었습니다.

 

6하 원칙에 맞춰 일지를 작성하고, 증거 확보를 위해 여러가지로 노력했습니다.

말하고, 수기로 작성하고, 자신의 불행을 되새기며 그 싫었던 그 기억과 느낌을 끄집어 내는 작업은 공포, 두려움, 성적수치심 말할 것 없이 황폐화 시키는 과정이었습니다.

<중략>

성폭력 생존자 여러분.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도움을 요청 하십시오. 보편타당한 범주 안에서 합리적으로 객관화하여 상황을 파악하고, 법 테두리 안에서 안전하게, 그리고 적절하게 조력을 받고 스스로 준비하여, 검토하고, 또 문의하고,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방어하며 대처하십시오.

저는 지금도 직장 내 어려움이 산재해 있고, 차근차근 해결해서 나갈 남은 문제가 아직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만두라고 왜 그렇게 힘들게 버티고 있냐고 하지만, 제가 잘못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당당하게 제 권리를 주장하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틀렸다고 알려주고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함께 힘내시기 바랍니다. 그래야만 세상이 바뀝니다.

 

다음으로는 한국여성노동자회 페미워커클럼에서 활동하시는 엘라별님이 저항의 경험을 나눠주셨습니다.

 

 

이 가해자, 과연 누굴까요? 이 강간범은 바로 인간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직업인 의사입니다. 이 강간범 의사는 감옥에서 나와서 의사면허에 아무런 제한 없이 다시 의사로 일할 수 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강간범이 의사로서 입는 불이익을 고려하여 재판부는 신상정보를 비공개하고, 어디서든 일할 수 있게 취업을 제한하지도 않았습니다.

매일 아파하며 저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힘들다고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피해를 막기위해 내가 싸우겠다는 일념으로 더욱 힘을 내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다른 성폭력 피해자분들 또 직장 내 성희롱 등으로 인해 고통 받는 모든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중략>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우리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 힘든 시간들 덕분에요.

여러분, 제가 이 의료법 개정을 위해 싸우겠습니다. 성범죄를 저지르고 생명을 짓밟는 의사는 의사 면허를 박탈해야 합니다.

여러분, 여성들은 일상에서, 직장에서, 매일 전쟁 같은 삶을 살아갑니다. 이런 일상의 남성 카르텔에서 저희는 당당히 맞서 싸울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함께 세상을 바꿔 나갑시다. 저와 함께 싸워 주시겠습니까?

 

다음으로는 모리바야사 플래시몹으로 이어졌습니다.

Moribayassa (모리바야사) : 서아프리카 기니 북동쪽에서 말린케 족 여성들이 추는 춤입니다. 인생에서 정말 큰 역경이 닥쳤을 때, 제발 잘 해결해달라고 빌며 모리바야사의 서약을 했다고 합니다. 일생에 딱 한 번 할 수 있는 서약이라 아주 중대한 사항일 때에만 사용을 했고, 실제로 문제가 해결되었을 경우 이를 기뻐하고 기념하며 추던 춤이 모리바야사입니다.

권이은정 아프리칸댄스 컴퍼니 따그 대표님이 우리를 모리바야사의 세계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권이은정 대표님이 동작을 구호에 맞게 미리 춤으로 구성해 오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일상의 차별의 말들이 적힌 피켓을 부수는 퍼포먼스로 제8차 페미시국광장을 힘차고 즐겁게 마무리하였습니다.

 

 

우리는 일상의 성차별·성폭력을 끝장내기 위해 말하고 떠들고 저항해서 이 부정의한 세상을 성평등한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페미시국광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9차는 9월 20일(금) 오후 6시 30분, 동화면세점 앞에서 만나요.

 

10차는 금요일이 아닌 9월 28일은 토요일입니다. 장소도 서울역사박물관 앞입니다.

9.28(토) 오후 6시, 서울역사박물관 앞 / 대규모집결집회에서 연대해요 

 

 

미투는 끝나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진실규명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9차 페미시국광장

<'성착취'카르텔 박살내자>

 

9월 20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9차 페미시국광장이 열렸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활동가들을 비롯하여 약 300여명의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성착취'카르텔 박살내자!를 외쳤습니다.

 

이후 다양한 지역 활동가들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기생관광을 국가정책으로 세계에 홍보하고 성구매자를 비즈니스맨으로 이 땅으로 불러 모으던 이들이 누구입니까?
성매매집결지를 특정구역으로 관리하며 인신매매 당하는 여성들을 포주들에게 기꺼이 상납하던 무리가 누구입니까?
낭만과 유흥이라며 클럽에서 주점에서 만수르셋트를 주문하고 현금다발을 뿌리며 물뽕과 폭력으로 성폭력 성구매를 행사하는 이들은 누구였습니까? 이들이 바로 성구매 성매매알선 카르텔의 주범이자 공범들입니다!"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비하하고 혐오하며 성구매를 자연이 부여한 ‘본능’이라는 이름의 권력으로 향유하려는 이들은
그 누구도 가리지 않습니다. 여성화된 그 어떤 존재든 그들에겐 성구매와 성착취의 대상일 뿐입니다."

-대구 여성인권지원센터 신박진영 홛동가

 

 

 

"2013년 경찰청 성매매 기소율 통계를 보면 성구매자 기소율은 17.3%, 여성들 기소율은 23.2%로 여성들의 기소율이 더 높았습니다. 대한민국은 알선자와 성구매자에게 법은 관대합니다. 알선자와 성구매자에게는 죄를 묻지 않고 유독 성매매경험여성들에게만 죄를 묻고 있습니다. 성매매의 주체는 누구 입니까? 성매매의 주체는 여성이 아니라 알선자와 성구매자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불법인 성매매를 방치하고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 예의, 인간에 대한 존엄,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인권,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 사유가 있다면 성구매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성 접대도 받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들이 인권에 대해 단 한 번도 사유하지 않는 것과 여성의 몸을 자신의 쾌락을 위해서 성을 돈을 주고 구매하는 것은 인간이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라는 것으로 알아야 합니다. 알면서도 침묵하고 방관하고 외면하고 혐오하고 옹호하고 변명하는 것은 당신들의 행위가 가해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구매자 알선자를 비호하는 경찰, 검찰 당신들을 묵인 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오늘 또 다짐 합니다. 이 사회가 올바른 정의를 보여 줄 때까지 우리의 행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수원여성의전화 정선영 활동가

 

 

"작년 서지현 검사의 미투, 최근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안희정 사건 등 수많은 성범죄에 있어 여성들은 성범죄 피해자임에도 침묵을 강요당하며 숨죽여 살아오다 이제 겨우 입을 열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하지만, 유독 성매매여성에게는 다른 이름을 부여합니다.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에서 여성은 때로은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한국경제를 활성화하는 기생 관광의 자원으로, 국가의 필요에 따라 인권이 유린되고 소비되어 왔음에도 그 피해를 말할 수 없고 피해자의 영역에서 소외되었습니다. 아직도 취약한 여성, 아동/청소년들이 '성산업착취구조'하에서 여전히 '돈벌이와 선택으로'포장된 성착취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김유순 활동가

 

 

 

"지난주는 추석 명절이었습니다. 명절에는 성매매업소 집결지로 매형·처남이나 사촌들끼리 같이 몰려온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들이 떼거리로 오기도 하고요. 이들은 집에서 엄마와 아내가 해주는 명절 음식을 먹고 놀기 위해 성매매업소를 찾은 것이겠죠. 남성들에게 놀이터는 유흥업소입니다. 남성들의 연대, 가족간의 유대로 거래되는 것은 여성들입니다.

대한민국은 안전한 사회가 아닌 안전하게 여성들의 성을 착취 할 수 있도록 구조화된 세상입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여성들의 성을 착취해서 밥벌어 먹고 살겠다는 겁니까. 도대체 언제까지 남성들은 여성착취를 통해 남성 권력간의 깊은 유착관계를 형성하고 중범죄를 저지르고도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빠져 나갈 것입니까. 이것을 언제까지 국가는 비호하고 검경찰들은 감싸고 사법부는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입니까.

남성들의 권력이 세상을 쥐고 있는 듯해도 변화는 어딘가에서 분명 일어나고 있습니다. TV에서는 가수들이 여성들은 더는 꽃이 되지 않겠노라고 나무가 되겠다는 당당히 선언한 노랫말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여성의 성을 착취하는 자들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하는 것. 오늘 우리 여성인권행동들이 여성 거래와 여성 착취 산업을 해체할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싸우는 여자가 승리합니다. 끝까지 싸워 성착취 카르텔 박살내고 꼭 승리합시다."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최장미 활동가

 

 

 

"난 업소에서 나온지 수년이 지난 지금도 밤마다 악몽을 꾼다. 꿈에 내가 성매매여성으로 '일'하며 손님을 받고 시작하면 그 손님이 갑자기 커다란 악마로 변해 나를 덮친다. 그럼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 벌떡 일어나서야 그게 꿈이었음을 알아차린다. 또, 난 아직도 버스 좌석 남자가 앉은 옆자리에 앉지 못한다. 이렇듯 난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내 나이 16살에 일자리를 구하려고 구인광고를 보고 전화 했을 때, 나를 만나러 왔던 업주가 내게 좋은 옷을 사주고 용돈을 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성매매를 하지 않았을까?
진상손님을 만났을 때 마담언니가 나 대신 그 손님을 처리 해주지 않았더라면 그 때 그만 뒀을까?
나를 다른 곳으로 팔아넘기기 위해 매너 좋을 손님으로 위장해 나를 위로해주던 그 사람이 없었더라면 난 더 일찍 그만둘 수 있었을까?
손님 빨 잘 받아야 빨리 빚 갚는다며 다이어트약 먹이고, 성형외과 데려가고,장사 안되는 이유를 물어보자며 점쟁이에게 데려가 신굿하게 하던 업주가없었더라면? 그랬다면 나는 지금 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이런 과거의 나를 지금의 내가 생각하며 꼬리의 꼬리를 물며 매일 밤을 지새운다.

아직도 성매매경험이 내 꿈에 내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내 감정이 이렇게나 요동치는데 도대체 뭘 거르고, 뭘 숨겨가며 말해야 할까? 마치 내가 겪은 것들이 거짓말인냥, 마치 감성팔인냥, 나는 내가 경험한 성매매현장에 대해, 나에 대해 계속 말하고, 소리칠 것이다.

나의 경험이 내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나를 사고 팔았던 사람들이, 나를 이용해 욕심을 채우려 했던 사람들, 성매매현장을 모른척 했던 사람들, 나의 경험을 왜곡해서 들으려 하는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으로 남길 바란다.
그리고 나와 같은 경험을 누군가는 아니 누구도 겪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성매매경험당사자자조모임 뭉치 짤 활동가(대독)

 

 

 

"활동가들이 열정적으로 활동하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사회는 이 문제에 관심이 없고 냉정합니다. 우리는 한국이 어떻게 해서 성구매 남성들을 처벌하는 성매매방지법을 제정하여 성매매 경험 당사자가 스스로 반성매매운동에 나설 수 있게 되었는지, 그 활동과 노르딕모델 등 많은 것을 배우고, 강력하게 연대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일본 활동가와 연구자들과 연대해주십시오. 잘 부탁합니다."

-일본 릿교대학교 오노자와 아카네 교수

 

발언 이후에는 성착취 카르텔을 묵과하고 옹호하고 있는 검·경찰 및 언론 건물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포주경찰 박살내자/박살내자/박살내자

스폰서검찰 박살내자/박살내자/박살내자

방관언론 박살내자/박살내자/박살내자

하라는 단속은 안하고 업소 운영하는 포주경찰! 유착, 부패, 비리 잡아내지 않고 떡값받아 나몰라라 하는 스폰서 검찰! 파라는 진실은 안 파고 접대문화 앞장서는 방관 언론! 대한민국은 거대한 룸살롱인가? 성착취 카르텔 박살내자! 

 

시원한 퍼포먼스 후, 종각에서 동화면세점까지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성매수는 성착취다 / 성매수범 처벌하라 
성매수한 검찰들아 / 너네들도 처벌받아 
여성들 상납하는 / 접대문화 박살내자 
성접대 집어쳐라 / 성착취는 강력범죄 
여성이 물건이냐 /성착취는 폭력이다 
뇌물받고 희희낙낙 / 공권력이 썩어간다 
여성처벌 그만하고 / 성착취범 처벌하라 
유착관계 파헤치고 / 성착취카르텔 끝장내자

 

행진을 모두 마치고 다시 동화면세점에서 레미제라블 '너는 듣고있는가'를 개사한 <여성의 노래>를 다함께 부르며 집회는 마무리되었습니다.

 

 

10차 페미시국광장

<강간죄 개정을 위한 총궐기: 이제는 강간죄다. 폭행협박 증명요구 폐기하라!>

 

 

2019년 9월 28일 토요일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10차 페미시국광장 <강간죄 개정을 위한 총궐기: 이제는 강간죄다. 폭행협박 증명요구 폐기하라!>가 진행되었습니다.

 

10차 페미시국광장 행진 (사진제공: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 트위터)

 

2018년 #미투운동은 2009년 고장자연배우사건, 2013년 전법무부 차관 김학의에 의한 성폭력사건 등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졌고 2018년 4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재수사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고장자연배우사건에 대해 수사과정에 문제는 있으나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내 놓았습니다. 전법무부 차관 김학의 성폭력사건에 대해서는 ‘성폭력’만 제외하고 다른 혐의들을 구속 기소하며 도리어 성폭력피해자을 무고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은 사법부에 여성폭력사건들에 대한 정의로운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5월 24일 대검찰청 점거시위를 시작으로 7월 12일부터 9월 20일 매주 금요일 저녁 거리에서 페미시국광장을 진행했습니다. 10차 페미시국광장은 과거사 진상규명이라는 지난한 싸움을 앞으로도 끈질기게 해나갈 것임을, 또한 현재의 사건들이 은폐되어 규명해야할 과거사로 또 다시 남겨지지 않기 위해 현행 강간죄의 기본요건 폭행협박 증명요구 폐기를 요구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폭행협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와 무죄판결이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사법정의를 세우기 위해 성폭력에 대한 폭행협박 증명요구 폐기를 위한 총궐기 투쟁을 선포하였습니다.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정하경주(달개비) 님 사회로 강간죄에서 규정하고 있는 “폭행과 협박”이 아니라, “동의여부”로 바뀌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대형현수막을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펼쳐들고, 목소리 높여 강간죄 개정을 외치는 퍼포먼스로 이어졌습니다.

 

형법 제32장 강간과 추행의 죄의 279조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현행 법률에서의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기본적인 증명요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폭행 또는 협박을 기본적인 증명요건으로 하는 강간죄는 직접적인 폭행 또는 협박이 있었다는 것을 피해자에게 증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여성들이 경험하고 있는 일상의 많은 성폭력사건들의 가해자들은 직장상사/ 교수/ 선생님/ 선배라는 위력, 피해자의 나이/ 장애여부/ 술이나 약물에 취하게 하는 등 피해자의 취약한 상황, 피해자의 신뢰 등을 악용해 성폭력 가해를 합니다. 여성들은 요구합니다. 현형 강간죄의 폭행협박 증명요구 폐기하라!
데이트 관계라도, 술에 취해 의사 표시를 할 수 없다면, 저항의 증거가 없어도, 이전에 성관계가 있었더라도, 가해자의 집에서 술을 마셨어도, 가해자에게 평소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더라도, 가해자가 직장 상사, 선생님, 목사 등 위계적 관계 속에 있었다면, 피해이후 피해자가 일상생활을 잘 해나갔더라도, 저항하거나 구조 요청을 하지 못해도, 도망가지 못했어도, 피해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 사실을 감췄더라도.
“동의 없이”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하라!! 
형법 297조 강간죄를 폭행협박에서 동의여부로 개정하라.

 

10차 페미시국광장 현수막 퍼포먼스 "강간죄를 개정하라" (사진제공: 혜영)

 

퍼포먼스에 이어 진행된 첫 번째 발언은 강간죄 개정을 위한 연대회의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 도경은 님이 해주셨습니다. 형법 297조 '강간죄'는 성폭력 피해자 본인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저항했는지를 스스로 입증해야만 ‘피해자’가 될 수 있는데, 성폭력 피해자가 경험하는 전혀 다른 현실을 전해주셨습니다. "성폭력이 발생하는 현실을 왜곡하고 피해를 구제받지 못하게 만드는 법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강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10차 페미시국광장 참가자 발언 중 (사진제공: 한국성폭력상담소)

 

 

두 번째 발언은 KBS 직장내 성폭력 피해생존자 부현정 님이 이어갔습니다. 직장 상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경험하던 순간, 적극적인 저항이나 거부의사를 표현하고 구조요청을 하기 어려웠던 현실에 대해 말했습니다. “폭행과 협박”이 수반되지 않아도 충분히 위력을 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가해자와의 상황을 다각도로 고려하여 피해자의 “동의와 비동의” 로 법이 개정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씀하셨습니다.

 

 

10차 페미시국광장 "이제는 강간죄다. 폭행협박 증명요구 폐기하라!" (사진제공: 혜영)

 

세 번째 발언은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해오신 천주교성폭력상담소 활동가 남성아 님이 해주셨습니다. 작년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것에 분노한 여성들이 서울역사박물관에 모여 뜨거운 횃불을 들었었습니다. 1년 8개월동안 법정에서, 거리에서, 온라인 등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함께 연대하고 싸워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10차 페미시국광장의 슬로건 "이제는 강간죄다. 폭행협박 증명요구 폐기하라"의 의미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동의여부로 개정하라는 요구에는 강간죄뿐 아니라 폭행이나 협박을 따지지 않도록 규정된 업무상 위력의 간음에서도 ‘위력의 행사’라는 또 다른 구성요건을 요구하며 처벌의 공백을 더욱 넓히고 있는 사법현실에 대한 변화의 요구도 담겨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세 분의 발언 다음으로는 래퍼 최삼 님의 연대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성폭력 피해여성을 꽃뱀에 비유하는 전형적인 피해자 비난 문화에 일침을 가하는 곡 <꽃뱀>과 여성 혹은 약자들에게 언제나 친절할 것을 강요하는 자들에게 정면으로 응수하는 곡 <할만큼했다> 두 곡을 불러주셨습니다. 여성혐오 문화에 저항하면서 하고싶었던 말들을 최삼 님의 마이크를 통해 들으며 같이 소리지를 수 있었습니다. 

 

 

10차 페미시국광장 참가자 발언 중 (사진제공: 혜영)

 

최삼님의 공연에 이어, 성차별, 성폭력을 용인하는 일상의 강간문화와 싸우고 있는 페미니스트 로리 님이 발언해주셨습니다. 성폭력피해 상담 사례 분석 내용을 전해주시면서, 성폭력 사건에서의 폭행협박 외에 피해자를 제압하는 다양한 방식(회유와 강요, 폭언, 속이기 등)을 짚어주셨습니다. 그리고 많은 질문을 던졌주셨습니다. " 명확하고 적극적인 동의를 얻으면 되지 않습니까? 가해자에게 유리한 법을 언제까지 국가가 비호할 것입니까? 강간범에게 유리한 최대한의 범위를 인정해주는 법이 명문으로 존재하는 이 상황이 어째서 강간문화가 아닙니까?"

 

10차 페미시국광장 참가자 발언 중 (사진제공: 혜영)

그 다음은 성폭력피해생존자 민지 님이 용기 있는 발언으로 이어졌습니다. 7세 때, 초등학교 5학년 때, 중학교 2학년 때, 22세 때 등 생애 전반에 끊이지 않았던 성폭력 사건들에 대해 말하면서, 그 어떤 가해자도 증명가능한 폭행과 협박을 동반하지 않았던 경험들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회유와 기습, 술 등을 악용한 성폭력과 그에 대한 주변 사람들로부터 2차 피해까지. 담담하지만 다부진 목소리로 "내가 저항하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싫다’고 하지 않았다고 해서 당신의 행위를 난 동의한 게 아닙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성폭력 피해생존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까지 힘있게 읽어내려간 민지 님에게 참가자들은 연대의 박수로 응원해주었습니다.

 

그 다음 순서는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하는 <송판격파 퍼포먼스>가 진행되었습니다.

 

아프다며 밀어냈어도 폭행·협박으로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적극적으로 반항한 흔적과 구조요청을 찾아볼 수 없다.

피해자의 저항을 곤란할 정도의 폭행·협박으로 볼 수 없다.

6개월간 피해가 지속됐지만, 적극 저항 증거가 없다.

상대방의 몸을 누르거나 팔을 잡는 행위는 폭행으로 볼 수 없다.

 

실제 재판 과정에서 성폭력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판례들 중, 우리를 분노하게 했던 문구들이 적힌 송판을 참가자들과 함께 격파하였습니다. 큰 기합소리와 함께 300장의 송판을 격파하는 소리가 더 많은 이들에게 가 닿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들의 분노를 담아, 우리가 부수어나가야 할 무수한 통념들을 더 많이 부수고 깨트려야겠습니다.

 

송판 격파 퍼포먼스를 위해 준비된 송판문구"피해자의 저항을 고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협박으로 볼수 없다." (사진: 한국성폭력상담소)
무대 위에서 송판 격파 시범을 보여주는 (자원) 활동가들 (사진 제공: 한국성폭력상담소)
직접 송판을 격파하는 참가자들 (사진제공: 혜영)

 

본집회를 마치기 전, 행진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정현씨의 <바꿔>라는 노래에 강간죄 개정의 목소리를 더 높일 수 있도록 가사를 바꾸어 <강간죄 바꿔!> 노래를 다같이 불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앎 님이 진행해주었습니다.

 

7시 20분부터 본격적인 행진이 시작되었습니다.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시작된 행진은 세종로와 종각을 거쳐 조계사 앞을 지나 광화문 광장을 가로지르며 이어졌고, 대오는 다시 서울역사박물관 앞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마다 다른 목적으로 토요일 저녁의 도심을 찾은 시민들에게 우리가 왜 이 광장을 걷고 있는지, 왜 강간죄가 개정되어야 하는지, 국회와 사법부, 정부에게 외치는 우리의 목소리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연대를 요청하였습니다. 목이 터지게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꽉 채웠고, 연대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겼습니다.

<10차 페미시국광장 구호>

이제는 강간죄다 / 강간죄를 개정하라
폭행협박 묻지말고 / 동의여부로 개정하라
강간은 강간이다 / 강간죄를 개정하라
피해자다움 강요마라 / 강간죄를 개정하라

동의 없는 성폭력 71.4% / 강간이다! 강간이다!
동의 없음 강간이다 / 가해자를 처벌하라
꽃뱀무고 의심말고 / 동의 없음 처벌하라
저항여부 묻지말고 / 동의여부 확인해라

국회는 형법 개정으로 미투에 응답하라
(강간죄를 개정하라 강간죄를 개정하라)
폭행 협박 없어도 강간은 강간이다
(강간죄를 개정하라 강간죄를 개정하라)
국제사회는 이미 동의 여부가 기준이다
(폭행협박 증명요구 이제는 폐기해라)
동의없는 성관계 강간으로 인정하라
(폭행협박 증명요구 이제는 폐기해라)

폭행협박 없어도 / 강간은 강간이다
피해자에게 묻지말고 / 가해자가 입증해라
피해자 먼저 의심하는 / 검찰경찰 각성하라
꽃뱀무고 협박마라 / 어디서 역고소냐
일상폭언 권력관계 / 위력이고 협박이다
피해자를 의심마라 / 가해자부터 의심하라
가해자부터 믿지 말고 / 피해자에게 공감해라

진짜미투 가짜미투 / 니가 뭔데 판단하냐
피해자다움 강요말라 / 가해자나 처벌하라
더 이상은 못참는다 / 강간문화 박살내자
죄지은놈 벌받아야 / 사법정의 실현된다
여성혐오 여성폭력 / 이제는 깨부수자
무너진 사법정의 / 우리가 다시 쓴다
끝까지 싸운다 끝내는 바꾼다 성평등이 정의다 (함성)
"강간죄를 개정하라" 피켓 퍼포먼스 (사진제공: 혜영)"강간죄를 개정하라" 피켓 퍼포먼스 (사진제공: 혜영)
10차 페미시국광장 거리 행진 "강간죄를 개정하라" (사진제공: 혜영)
이제는 강간죄다. 폭행협박 증명요구 폐기하라 (사진제공: 혜영)

 

집회를 마무리하며, 현장에서 신청하신 발언을 더 들을 수 있었습니다.

 

친족성폭력 피해생존자인 푸른나비님은 친족성폭력 사건의 공소시효를 폐지하자는 국민청원을 시작하면서 연대해 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생존자의 목소리로 강간죄 개정의 의미를 더욱 강하게 전해주셨습니다. "생존자란 성폭력 피해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에서 벗어나, 이 사회에 당당히 맞서 적극적으로 존엄한 삶을 살아가는 존재에 대한 이름입니다. 이전에 겪은 고통보다도 더 큰 존재입니다 !! 여기 살아있으며 그 누구보다도 잘 살고 싶습니다! "라고 힘있게 말해주었습니다. 행진을 마친 후라 참가자들 모두 힘든 시간이었지만, 온 마음과 온몸으로 생존자로서의 경험을 나누어주신 푸른나비 님에게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연대의 마음과 지지의 응원을 보내주었습니다.

 

김선아 님은 함께 모인 이 현장에서 희망을 찾았다고 말하며, 살면서 겪었던 수많은 성차별과 성폭력을 떠올렸다 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임을 알기에, 우리 손으로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 말했습니다. 더이상 어떤 죽음도, 폭력도, 차별도 허용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직접 정치에 뛰어드실 거라는 말에 모두 환호하기도 했습니다. 정치를 통해 더 나은 여성의 삶이 실현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자유발언자 님은 학생회장으로 출마한 선배의 강간을 공론화한 경험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 가해자는 결국 선거에서 떨어졌고 많은 사람들이 절 지지한다 했지만 그로부터 고통이 시작됐습니다. 가해자가 절 고소했고 저도 결국 늦게 고소했습니다."라고 말하며, "피해자가 증명의 무게를 다 지지 않게 하기 위해, 절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 제 이야기를 합니다. 강간죄 개정의 그날까지 함께하겠습니다."라는 연대의 다짐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지구 님은 가해자 앞에서는 도저히 읽을 수 없었던 탄원서를 직접 읽어주기도 했습니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누구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오직 할 수 있는 건 네가 조심했어야지 가지 말았어야지 하며 제 자신을 탓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싫다고 했습니다. 저를 만지는 선생님의 손을 치우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하지만 금방 무시당했고 저는 점점 작아졌습니다." "이 상처와 용감하게 싸우고 있는 저를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아직 저는 살아있습니다." 마음을 울리는 생존자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참가자들의 마음에 새겨지고, 그 자리에 함께 한 모두가 앞으로 지치지 않고 함께 싸우겠다 다짐하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현장에 모인 참가자들이 성폭력피해생존자와의 연대를 통해 강간죄의 개정을 외치는 10차 페미시국광장에서 이어진 생존자들의 생생한 말하기는 이 투쟁에 더 큰 연대의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피해 이후의 삶을 모두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무대에서 힘주어 읽어내려간 한 마디 한 마디가 우리 가슴 속에 쟁쟁한 메시지가 되어 앞으로 이어질 싸움의 의미를 더욱 확고히 해주었습니다.

 

모든 발언을 마친 후 마지막 무대는 디제잉 크루 <바주카포>의 DJ 키세와 님이 채워주셨습니다. 다시 싸움을 시작하면서, 지지않는 마음으로 더 신나게 싸워나갈 것을 다짐하듯이 심장을 울리는 비트와 흥겨운 리듬으로 참가자들을 들썩이게 해주었습니다. 

 

연대공연 디제잉 크루  <바주카포>의  DJ  키세와 (사진제공: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 트위터) 

 

10차 페미시국광장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거리에서, 광장에서, 일상에서 함께 싸워나갑시다!

강간죄를 개정하라!

 

페미시국광장 후기는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metooaction2018.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