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권

민주당이 ‘성희롱 논란’의 한 가운데 선 우근민 前제주지사에 대해 ‘경선 참여 배제’라는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이 17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최종 의결됐다고 인터넷 제주신문인 <제주의 소리>가 보도했다.

 

민주당은 17일 오전 9시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제198차 최고위원회를 갖고,

전날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한 우근민 前제주지사에 대해

‘경선 참여 배제’ 결정을 보고받았다. ⓒ제주의소리

 

앞서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16일 밤 3시간 넘는 마라톤 회의를 통해 성희롱 문제와 연루된 우 前지사가 공직후보에 부적격하다는 판정을 전원일치로 의결한 바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미경 사무총장은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심도 깊게 검토한 결과 성희롱 문제가 공직자 자격에서 매우 심대한 도덕적 하자가 된다는 점을 판단해 (후보 부적격) 결정을 내렸다”면서 “누구든지 잘못은 할 수 있지만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진정어린 반성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전날 공심위 결정의 이유를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또 “민주당이 우근민 후보의 복당을 허용한 것은 본인이 진정으로 사과하고 반성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기 때문인데 이미 이것은 일주일 만에 뒤집는 발언을 했다”면서 “우 후보가 진정한 반성이 부족했다는 점도 이런 결정하는데 중대한 이유가 됐다”고 덧붙였다. ⓒ 제주의소리

 

 16일 민주당 공심위에 앞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성명을 발표해 우근민 전 지사의 공천을 반대했다.

 

 

<연대회의 성명서 전문>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우근민 전 제주지사를 공천해서는 안됩니다!

 

 

 지난 14일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우근민 전 제주지사의 공천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회의를 마감했다고 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우근민 전 제주지사는 2002년 현직 지사 시절 여성직능단체장을 ‘성희롱’하여, 최근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로의 영입과 복당과정에서부터 여성․시민사회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있는 인물이다.

 

 우 전 지사는 지난 7일 민주당 복당을 위해 ‘성희롱 인정과 사과’를 담은 소명자료를 제출했으나, 다시 말을 바꿔 13일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는 “검찰이 성희롱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억울하다, 결백하다”라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여성․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대에 대해서는 ‘마녀사냥’, ‘정치적 음해와 테러’라면서 적반하장격 공세를 퍼부었다.

14일 민주당 공심위가 우 전 지사의 공천자격에 대해 결론을 유보하자, 오늘 다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예비 후보자들에 대한 경선참여 자격을 전 당원 전수 여론조사 50%와 대의원 여론조사 50%를 반영하여 결정‘할 것을 요구하면서, 중앙당에서 자신의 경선 자격을 배제할 경우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의도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나섰다.

 

 우 전 지사의 이러한 요구는 앞뒤가 맞지 않는 억지논리에 불과하다. 공심위의 역할은 각 정당의 예비후보들이 주민 앞에 설 자격이 되는지를 거르는 최소한의 거름장치일 뿐이다. 과일 하나에도 농사지은 농부의 실명을 기재하여 상품의 질을 책임지는 세상이다. 하물며 광역자치단체를 4년동안 이끌어갈 후보의 출마자격에 대해 중앙당의 책임있는 고위당직자와 사회적 신망을 받는 공심위원들이 결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예비후보 경선자격을 당원들이 정해야 한다는 발상은 이러한 기본 원칙을 회피하려는 야비한 술책일 뿐이다.

 

 현직 지사라는 신분을 이용하여 여성인권을 무시하고, 수년동안 이에 대한 진정성있는 사과와 반성이 없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말 뒤집기를 손바닥 뒤집듯 쉽게 하는 정치인에게 제주도를 맡길 수는 없다. 특히 민주개혁세력이라 자처하는 민주당이 여성인권과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무시하는 인물에게 경선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민주당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일일 것이다.

 

 최근 더욱 극심해지고 있는 여성과 아동에 대한 성폭력 사건들로 인해 여성들은 물론이고 어린 자녀를 가진 부모들은 한시도 마음 편한 날이 없다. 성희롱 전력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도지사 후보로 출마할 수 있는 사회에서 여성인권이 보장될 리 만무하다. 아무리 전자발찌를 채우고 가해자 신상을 공개해도 이러한 사회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한 여성들의 불안은 가실 리가 없다.

 

 민주당은 ‘이 정도 사안쯤이야 넘어갈 수 있겠지’라는 인식이 얼마나 안이한 것인지 빨리 깨닫기 바라며, 오늘 저녁 예정된 공심위에서 이 논란의 종지부를 확실히 찍어 주길 바란다. 더 이상 성희롱 등 여성폭력 전력이 있는 인물들이 공직후보로 나서는 일이 없도록 하여 그동안 천명해온 공천개혁의 기치를 현실로 보여주길 바란다. 그것만이 유권자들로부터 신망을 얻고 지지를 얻는 길이다.

 

 

2010년 3월 16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