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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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미투는 여성에 대한 보호가 아닌 권리를 원한다
여성의 온전한 노동권과 시민권을 보장하라

 


지난 4월 4일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국민은행 전 인력지원부장에게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 지난달 21일에는 인사담당자가 구속되어 성차별 채용 관련 첫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금융감독원이 4월 2일 발표한 2013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검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013년 채용에서 사전에 여성 채용 비율을 낮게 할당하여 커트라인을 다르게 적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최종면접에서도 순위조작을 하여 합격권 여성지원자를 탈락시키고 불합격권 남성을 채용하였다. 

“은행 내 여성비율이 높아서 남성을 배려하여 성적을 조정한 것”이라는 국민은행의 변명은 구차하다. 2015년과 2016년 5대 은행의 대리·행원 직급 신규 채용 인원 중 여성 비율은 30%가 채 되지 않은 반면, 무기계약직, 분리직군, 하위직군 등은 90%가 여성으로 채워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시중은행의 여성임원 비율 역시 씨티은행을 제외하면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또한 은행권의 성별임금격차 역시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은 이처럼 성차별적인 노동 시장에 진입하는 것조차 요원하다. 하나은행은 채용계획 수립 시부터 여성과 남성 채용 비율을 1:4로 정하였으며, 이로 인해 여성 커트라인은 남성보다 월등히 높게 설정되었다. 성별은 남성에게는 가점 요인이, 여성에게는 감점 요인이 되었고, 이로써 채용 비리가 없었다면 합격했을 619명의 여성 지원자는 탈락했으며, 최종 여성과 남성의 채용비율은 1:5.5가 되었다. 국민은행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특별한 사유없이 남성 지원자 100여명에게만 가산점을 주어 여성 지원자들을 서류전형에서부터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채용비리를 저질렀다.

현행 헌법 제11조 1항은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않을 것을 명시하고 있으며, 여성은 정치·경제적으로 온전하게 시민권을 누려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 발의된 대통령 개헌안도 여성들을 여전히 수동적인 보호대상으로 타자화하고 있다. 여성의 노동을 불완전하거나 보호가 필요한 노동으로 상정하고 있어 차별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여성들은 특별한 보호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여성들에게 일부러 낮은 점수를 준 국민은행 채용상의 성차별 사건과 한샘에서의 성희롱 사건 등과 같은 고용, 노동에서의 차별의 시정, 임신·출산·양육에 대한 우리 사회와 구성원들 모두의 돌봄민주주의 실천을 요구하는 것이다. 

#미투운동은 여성들의 일상과 노동시장에 만연한 성차별, 성폭력을 제거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근본적으로는 젠더권력관계 변혁을 요구한다. #미투는 여성에 대한 보호가 아닌 권리를 원한다. 성차별 시정과 여성의 대표성 확대로 여성들이 온전한 노동권과 시민권을 누리기 원한다. 

 

 

2018년 4월 6일

 

한국여성단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