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는 건강가정기본법 전면개정안을 지체없이 통과시켜야 한다.
- 건강가정기본법 전면개정에 찬성하는 전국 497개 여성·시민사회·사회복지계 입장 -
지난 9월 21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건강가정기본법(이하 ‘건가법’) 전면개정안으로 ‘가족정책기본법’을 통과시켰다. 건강가정기본법은 법 제정 당시 특정집단의 요구로 무리하게 제정되었으며, 여성·사회복지계는 제정 이전부터 법 제정을 반대하였고 시행된 이후에는 개정 내지 폐지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러한 반대여론을 수렴하여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와 여성가족부도 법 개정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건강가정기본법 제정 및 개정과 관련한 배경과 과정을 무시한 채 11월 24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일부 노인단체의 개정 반대를 근거로 법안소위에서 검토하도록 결정하였다.
이에 그동안 건가법 전면 개정을 요구해 온 여성, 시민, 사회복지 단체는 아래와 같이 의견을 밝힌다.
1. 법제사법위원회는 여성가족위위원회가 충분한 검토를 통해 마련한 가족정책기본법을 지체없이 통과시켜야 한다.
건가법 전면개정은 정책사안으로 해당 상임위원회가 공청회 등을 통해 충분히 검토하고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한 것이다. 따라서 법제사법위원회는 법률적인 문제가 없으면 통과시키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11월 24일 법사위 대체토론에서 ‘가족의 정의’를 둘러싼 토론이 이루어졌고,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 장관이 ‘가족의 정의’에 대한 설명과 함께 법 개정 지연으로 인해 가족정책을 추진하는데 많은 차질이 있다면서 법안 통과를 간절히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사위는 법안소위에서 재검토 할 것을 결정했다.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여당인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불성실한 태도이다. 대체토론을 시작했을 당시 자리를 지킨 열린우리당 의원은 한명도 없었으며, 그나마 뒤늦게 참여한 일부 의원은 개정 취지를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한 발언으로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이제 건가법 전면개정안이 법안소위로 넘어간 만큼 소위에서는 여성가족위원회에서 통과시킨 정책 취지를 받아들여 개정안을 수정없이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2. 법사위는 가족에 대한 낡고 진부한 사고에서 벗어나 열린 사고로 가족의 정의와 범위를 수용해야 한다.
법사위 대체토론시 ‘가족과 가정의 정의’에 관한 집중적인 토론이 이루어졌다. 건가법에 비해 전면개정안으로 제출된 가족정책기본법은 가족의 유형을 다양하게 수용하고 있다. 가족은 개인의 자율적인 공동체이지만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대상을 구체적으로 열거해야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존재하는 가족유형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 ‘사실혼에 기초한 공동체’가 가족의 범주에 포함되어 있는 것에 대해 일부 법사위원들이 사실혼을 인정하면 불륜관계도 가족으로 인정하므로 가족해체를 조장한다는 반론을 제기하였다. 이는 건가법 개정을 반대하기 위한 말도 안되는 억지주장이다.
우리 사회에서 상식적, 법률적으로 ‘사실혼’은 혼인신고가 없어서 법률적으로 인정되지 않지만 사회관습상 인정되는 부부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이미 임대차보호법 등 개별법을 통해 보호되고 있다. 그러나, 약혼관계, 첩 관계, 사실상 파탄가정이라도 중혼관계는 사실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개정안에 ‘사실혼에 근거한 공동체’를 가족유형에 넣으려고 한 것이 선진국처럼 법률혼을 기피하는 부부가 늘어나고 있는 젊은세대의 변화된 혼인문화를 반영하고자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법사위 일부 위원들은 낡고 진부한 사고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가정의 정의’에 1인 단독가구를 포함시킨 것은 1인 단독가구가 전체 가구 유형에 약 10%를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기에 정책대상으로 포괄하기 위한 것이다. 1인 단독가구를 가족의 정의에 넣지 않은 것은 ‘가족’이 2인 이상 구성된 공동체라는 사회통념을 반영한 것이며, 실제로 혼자 생활하는 가구원을 지원, 보호하기 위해 ‘가정의 정의’에 1인 단독가구를 포함시킨 것이다.
3. 평등하고 다양한 가족정책 수립을 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건강가정기본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
건가법은 전통적인 가족유형을 건강한 가족으로 규정하면서 그 외 다양한 가족형태를 ‘비건강 가족’ 또는 ‘문제있는 가족’으로 낙인찍는다는 점, 이에 따라 건강가정 지원사업 위주의 시책을 추진하면서도 직장과 가정의 양립지원, 가족구성원에 대한 부양 지원, 가족친화적 사회환경 조성, 위기가족 지원 등 실제적인 가족지원정책을 추진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건가법은 제정 당시 주무부처가 보건복지부였으나 가족업무가 여성가족부로 이관된지 16개월이나 경과했다. 그동안 법률이 정비되지 못해 가족정책기본계획 수립이 지연됨에 따라 가족정책 추진이 늦어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양극화 문제 해결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어 있고 많은 문제가 가족정책과 연관되어 있는 만큼 ‘가족정책기본법 통과’는 매우 시급하다. 또한, 2007년 가족기능사업 예산으로 책정된 약 430억의 예산을 집행하는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법사위는 평등하고 다양한 가족정책의 기본틀을 만든다는 차원에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개정 법률안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2006. 11. 27
건강가정기본법 전면개정을 찬성하는 전국 497개 여성·시민사회, 사회복지계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사회복지관협회(전국 396개 복지관),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가족사회복지학회, 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 한국노총 여성위원회, 경기여성단체연합(2개 회원단체),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3개 회원단체),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1개 회원단체), 부산여성단체연합(5개 회원단체), 전북여성단체연합(7개지회), 기독여민회, 대구여성회, 대전여민회, 부산성폭력상담소, 수원여성회, 여성사회교육원, 울산여성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충북여성민우회,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포항여성회, 한국여성노동자회(전국 9개지부),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연합(전국 25개지부 1개지회), 한국여성장애인연합(전국 7개지부 2개 회원단체),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함께하는주부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