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 평]
경사노위는 연금개혁의 걸림돌이 되려 하는가
8월 2일 기존 위원들의 요구로 드디어 다시 재개된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 특별위원회’(이하 연금특위)에서는 3개월만의 논의라는 상황에 걸맞게 각 위원들의 의견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정부의 국가지급보장 명문화 방안에 대한 논의와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범정부 협의체 설치에 관한 내용도 보고되었으며 일부 위원들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및 보험료율의 단계적 조정에 대한 의견도 제출되었다. 6개월간의 논의가 허무하게 중단된 이후 다시 불씨를 살린만큼 위원들 간의 의견교환도 신중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지난 7월 연금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이처럼 어렵게 궤도에 오른만큼 이를 관장하고 있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사노위 사무처는 사회적 대화기구로서 최대한 사회적 논의가 잘 흘러가게끔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방향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회의 이틀전 갑자기 연금특위 위원들에게 노사정을 제외한 단체들의 대참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통보하였다. 대참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특위 참여주체가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특위위원 개인자격으로 참여를 한정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로 인해 참석하는 위원의 수가 적다고 하여 8월 2일 회의를 취소할 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행보를 보이기도 하였다.
이는 사전에 위원들과 협의된 내용을 모두 무시하는 비민주적 행태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7월 18일(목) 복지부 주관으로 열린 연금특위 위원 간담회에서 공식과 비공식을 구분하지 않고 중단된 논의를 재개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결의가 있었고, 이때 이미 각 단체에서 원활하게 참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위원이 지정하는 단체 내 대참자를 허용하자고 한 복지부의 제안이 받아들여졌다. 당시 연금특위 위원뿐만 아니라 경사노위 사무처에서도 이 제안에 대해 동의했다.
사무처의 이러한 비상식적 행동은 경사노위 사무처를 총괄하는 상임위원의 독단적 결정에 기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당연직인 노사정을 제외한 모든 위원들은 단체가 아닌 개인자격이기에 대참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결정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결정이 기존 경사노위 운영관례와 완전히 어긋난다는 것이다. 연금특위뿐만 아니라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 등 기존의 다른 의제별·업종별 위원회에서도 당연직이 아닌 단체에서 참여하는 위원의 대참을 이미 허용하고 있었다. 경사노위 스스로 자신들의 원칙과 관행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바꾸려는 행동은 스스로 사회적 대화의 의미를 오염시키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노동계를 비롯한 비사업장가입자 위원 등은 경사노위가 8월 2일 회의를 연기한다는 것에 대해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였고, 연금특위 위원장의 수용으로 가까스로 지난 주 제2기 연금특위 제1차 전체회의가 열렸다. 사회적 논의의 장이 열린 것은 다행이나, 참여자격을 단체에서 개인자격으로 한정하는 것은 향후 논의결과가 “연금행동”이라는 단체로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위원” 개인자격으로 정리된다는 것으로, 이를 납득하기 어렵다. 이는 경사노위 스스로 사회적 논의의 수준을 저해하는 행위이다. 비민주적 결정에 기반한 경사노위 사무처의 안이한 행보는 연금개혁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상향을 비롯한 공적연금강화 관련 여러 조치들은 이번 연금특위를 통해 합의되고 이행되어야 한다. 연금행동과 함께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 모두가 이러한 오래된 숙제들이 이번 기회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만큼, 경사노위 사무처와 상임위원의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행보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 합의를 통한 국민연금의 강화, 그리고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임을 스스로 깨닫고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길 바란다.
2019년 8월 6일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