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 결과에 대한 논평]
남성·양당 중심 권력 독점의 시대를 넘어
포용과 다양성 가치가 실현된 성평등 지역 정치가 필요하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50.9%의 낮은 투표율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6.1 지방선거는 혐오 선동으로 얼룩졌던 제20대 대선 이후 치러진 선거로, 남성 중심 정치구조가 갖는 부정의에 대한 사회적인 자각과 구조 변혁을 위한 각 정당 차원의 구체적인 대안 실천이 요구됐다.
그러나 후보 공천 결과 비례대표 의석수를 제외한 전체 후보자 대비 여성 후보 비율은 19.9%에 그쳤고, 정치권 내 성평등 의식 부족과 저조한 여성 공천 비율은 결국 성평등한 정치 대표성 확보의 한계로 이어졌다. 선거 결과 여성 광역자치단체장 당선인은 총 17명 중 0명이며 이와 같은 남성 광역자치단체장 독점의 역사는 27년간 지속됐다. 기초단체장 여성 당선인 비율은 전체 226명 중 7명인 3.1%로, 광역의원 지역구 여성 당선인은 전체 779명 중 115명으로 14.8%, 기초의원 지역구 여성 당선인은 전체 2,601명 중 650명으로 25%에 머물렀다. 이러한 결과는 성평등 민주주의 가치 실현 차원에서 참담한 수준이다. 2018년 #미투 운동 이후 한국 사회는 여성들의 성평등 정치 실현에 대한 열망을 확인한 바 있고, 이 가운데 정치는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의 주권이 존중되는 민주주의 사회로의 열망에 적극적으로 응답했어야 한다. 또 남성 중심 정치구조가 공고했던 만큼, 여성과 소수자의 대표성 확보를 위한 정치 개혁을 즉각 시행하고 거대양당 구도를 해체하여 다양한 정치적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했다.
또한 이번 선거는 500여 명에 달하는 무투표 당선인의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무투표 당선에는 거대양당에서 공천한 후보가 나란히 표를 가져가는 1-2인 선거구제와 시범 도입된 중·대선거구제에서 거대양당의 복수 공천이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무투표 당선은 유권자가 후보들의 역량 검증을 할 수 없고 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되기에 민주주의 원칙을 위협한다. 특히 지역의 생활 정치와 맞닿아있는 지방선거에서 지역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다양한 정치적 의제들에 대한 검토와 입장을 살펴볼 수 없다는 점은 지방자치제도 목적을 흐린다. 양당은 민주주의 원칙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온 것에 책임을 지고 양당의 독식 체제 해소와 소수정당과의 공존 대안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것이다.
여성과 소수자를 포함하여 다양한 위치에 놓인 사회구성원의 목소리를 배제하고 차별하는 정치로는 결코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어나갈 수 없다. 남성 중심 정치의 독식이 지속된다면 구조에서 파생되는 소수자 차별과 배제의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부정의가 은폐된다. 그렇기에 모든 시민의 권리 보장을 위해 존재하는 민주주의 사회는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 없이 성립할 수 없으며 이에 성평등 정치 실현은 중요한 시대적 과제다. 성평등 정치 실현을 위해 남성 중심 정치구조 해체와 여성 대표성 확보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며 각 당과 의회는 제도로서 이를 보장할 수 있도록 여성할당제의 확대와 엄격한 적용, 비례대표 의석수 확대, 선거구 개편 등을 통한 정치제도의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더불어, 새롭게 구성된 지방정부 및 의회는 성별 갈라치기와 혐오 선동정치에 동의하지 않았던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지역 내 다양한 목소리를 포용하여 성평등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역동적인 공간이 되어야 한다.
(※통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참고)
2022년 6월 8일
한국여성단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