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자신의 일터에서 책임을 다하던 여성의 죽음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보내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여성에 대한 폭력 해소와 안전한 노동환경 마련을 위한 행정·사법·입법부의 책임 있는 자세와 성찰을 요구한다-

 

14일 저녁, 서울교통공사 역무원으로 재직하던 한 여성이 근무 중에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와 일상을 누릴 당연한 권리가 또 다시 범죄로 인해 침해된 것이다.

이 여성은 같은 직장에 근무하던 가해자로부터 불법촬영 및 협박, 스토킹 피해를 겪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법원은 직장 동료에 의한 여성폭력의 위험성에 대한 검토 없이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성인지 감수성 없는 판단으로 구속영장을 기각시켰고, 서울교통공사의 안이한 대응으로 가해자는 여성의 근무 스케줄표에 접근해 근무 정보를 파악했다. 법원은 위협을 느낀 여성이 처한 상황과 목소리를 제대로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일터였던 서울교통공사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노동환경을 마련하지 못했다.

 

여성폭력과 이를 용인하는 구조적 요인을 총체적으로 시정하지 않을 때 여성의 삶과 안전은 온전히 보장받을 수 없다. 여성의 삶에 선명히 교차하는 억압과 폭력을 외면하는 사회가 외치는 ‘재발방지대책’은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여성의 위치를 안전에 취약하게 만들고, 여성에 대한 구조적 폭력이 용인되는 한국 사회에 질문한다. 언제까지 여성 시민의 삶과 일상이 폭력에 위협받도록 둘 것인가?

 

전사회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성을 향한 구조적 폭력은 외면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국가는 불법촬영·스토킹 등을 비롯한 여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 노동자들의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 책무에 힘써야 한다. 서울교통공사 또한 본 사건의 책임을 엄중히 통감하고 성평등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대책을 조속히 수립, 이행해야 한다. 더불어, 한국 사회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 여성에 대한 폭력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국가와 사회의 역할을 요구했던 여성의 행동을 기억해야 하며, 수많은 여성들의 목소리와 삶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사회문화 환경과 법제도 마련에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2022년 9월 16일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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